[토크ON] ① 논 갈아엎는 농민들···쌀값 폭락 심각성은?

김은혜 2024. 10. 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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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농민의 바람은 '쌀값 보장' 밥 한 공기 300원 수준···정부는 쌀 과잉 생산 주장하지만 '수입쌀'이 핵심적인 원인"···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2022년 쌀값 대란 재연되는 모습···쌀은 완전경쟁 시장에 가까운 형태, 농가 수확량 줄여도 가격 영향 줄 수 없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쌀값 대책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정부가 쌀값 20만 원 유지를 약속했지만, 쌀값은 지난 7월부터 17만 원대로 내려앉으며 연이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역대급 폭염으로 벼멸구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토크ON에서는 쌀값 폭락과 농업이 직면한 위기 상황을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함께하실 패널 소개하겠습니다.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안녕하십니까.

[김상호 사회자]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안녕하십니까.


[김상호 사회자]
쌀값이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전국에서 쌀값을 적절한 가격에 수매해 달라고 농민 결의대회가 열리기도 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수확을 포기하고 아예 논을 갈아엎기도 한다는 일들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금시면 처장께 먼저 여쭤보겠습니다. 쌀값 하락,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까?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진행자분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경북에서도 지난 9월 4일 상주에서 600평 논을 갈아엎었습니다. 수확을 20여 일 앞둔 상태였는데요. 농민들이 수확을 20여 일 앞두고 논을 갈아엎었던 이유는 이대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쌀을 수확해서 남는 게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부 통계에서도 나오다시피 쌀값이 전년도에 비해서 금액상으로는 거의 2만 9,000원 정도가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농민들이 쌀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크고, 더불어서 현재의 쌀값 폭락 문제는 앞으로 있을 농협의 수매가와 정부의 공공 비축 및 가격 결정을 하락시키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농민들이 더 불안한 상태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우리 김승규 교수님 보시기에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교과서적인 대답이긴 하지만, 시장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생산자의 수입과 이윤이 그에 따라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쌀은 경제학 기초 교과서에서 말하는 완전경쟁 시장에 가장 가까운 현실의 예로 사용됩니다. 완전경쟁 시장이 의미하는 바는 개별 농가가 수확량을 줄인다거나 심지어 논을, 안타깝지만, 갈아엎는다고 해서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수확량을 줄이게 되면 개별 농가의 조수입만 감소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상식적인 얘기지만, 벼 재배는 생산 기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가격에 반응해서 생산량을 조절하는 식의 경영 의사결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특정 가격 수준을 기대하고 벼를 파종한 농업인 입장에서는 가격이 하락할 경우 기대한 이윤의 감소, 곧 소득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혹은 농업인들께서 토로하시는 대로 자가 노동을 포함한 투입 비용의 회수도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쌀값 하락은 벼 재배 농업인들에게 매우 심각한 상황임은 분명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어떻게 탄력적으로 농민들이 상황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말씀인데,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 문제를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7일 국정감사가 있었는데 수확기 쌀값 20만 원 보장 얘기가 있었습니다. 송미령 장관이 "우리는 쌀값을 약속한 적이 없고, 20만 원 선이 무너졌다고 아직 무너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해서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야당 의원의 질타를 받기도 했고, 그 얘기를 들었던 농민들 많이 화가 나셨을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먼저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송미령 장관님의 발언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쌀값 20만 원을 보장하겠다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거부권 1호로 행사했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부하면서 했던 약속이었습니다. 정부 후속 대책으로 발표가 되었는데요. 그런데 여기에서 지금 송미령 장관은 수확기 쌀값으로만 국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부하면서 했던 약속이기 때문에 쌀값 보장이라는 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수확기 쌀값이 10월 5일에서 12월 25일까지 산지 쌀값의 평균값으로 나오는데요. 송미령 장관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수확기 쌀값이 20만 원이 무너지지 않은 건 맞습니다. 그러나 작년에 10월 5일 산지 쌀값 이후로는 쌀값이 계속 하락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송미령 장관이 쌀값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정부가 쌀에 대한 목표 가격이나 기준 가격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즉, 이것은 쌀값에 대한 정부의 무책임함을 그대로 대변해 주는 표현이 아니냐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김 교수님, 2022년 쌀값이 이 얘기로는 45년 만에 최대 폭락이라고 그때 얘기가 많이 나오고, 이제 어떡할 거냐 이런 얘기도 하고, 그때 이 문제 때문에 아마 금시면 차장과 얘기 나눴던 기억도 있습니다. 현재 전국 산지, 평균 산지 쌀값이 지금 어느 정도 하락세라고 보고 계십니까?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2020년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2022년의 쌀값 하락은 가격의 낙폭이 상당히 컸기 때문에 언론에 기사화도 많이 되었습니다. 2021년 가을 수확기의 20kg당 정곡의 가격이 5만 5,000원가량이었습니다만, 2022년 초부터 가격이 5만 원 이하로 형성되다 2022년 9월 말에는 4만 원 선이 무너졌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안타깝게도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추수기에 5만 원 정도였던 정곡의 가격이 올해 초부터 꾸준히 감소하여 9월에는 4만 3,000원대가 되었고, 다행히 가장 최근 통계에 의하면 10월 5일 현재 4만 7,000원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통계청의 산지 쌀값 조사는 열흘 주기로 갱신되기 때문에 그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통계가 아닌 현장 분위기도 저도 연구자로서 개인적으로 궁금하기 때문에 지인들을 통해 현지 가격 수준을 물어보게 되면, 지역 농협이 매수하는 조곡을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10% 정도 하락을 예상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정부 대책이 없는 한 쌀값 유지가 상당히 어려워 보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생산비를 고려할 때 농민들께서 보시는 쌀의 공정 가격,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고 지금 쌀값 정도면 농민들 손해는 어느 정도 커진다고 봐야 합니까?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지금 방금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10월 5일 산지 쌀값이 반등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80kg 정곡으로 18만 8,000원 정도가 되는데요. 역대 통계상으로 보면 쌀값이 가장 높은 때가 10월 5일입니다. 그러니까 아마 10월 5일 18만 원이 이번 쌀 가격의 정점을 찍고 앞으로는 하락하지 않겠느냐는 현장의 우려가 있고요.

농민들이 생각하는 이 쌀의 공정 가격, 즉 생산비도 보존되고 농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이 될 수 있는 그 가격을 저희는 24만 원으로 생각합니다. 그 근거가 되는 것은 어느 정당에서 현장 농민들에게 쌀의 적정 가격이 얼마냐고 조사해 봤더니 23만 4,000원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밥 한 공기 300원, 그래서 쌀 80kg 24만 원은 적어도 기본 보장이 돼야지만 농민이 쌀 농사를 걱정 없이 계속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쌀 가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즉, 그 말은 농협 수매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년도 대비로 1만 원 정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6만 원, 6만 2,000원이었던 수매 가격이 지금 5만 2,000원, 5만 원에 책정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백마지기, 그러니까 2만 평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가만히 앉아서 1,000만 원이 날아가는 경우입니다. 

즉, 저는 지금 한 3,000평 정도 농사를 짓고 있는데요. 그러면 제 벼농사, 쌀농사를 통해서 저는 150만 원 정도가 그냥 가만히 사라지는 경우가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농민들이 지금 이 쌀의 가격으로는 도저히 쌀농사를 계속 지을 수 없고, 쌀로 먹고 살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농민 쪽에서 볼 때, 농민 입장에서 볼 때 쌀값 하락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구조적인 원인, 안 먹으면 그게 제일 근본적인 원인이겠습니다만, 그 이외에 어떤 게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을까요?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정부에서는 쌀값 하락의 원인이 농민들이 쌀을 많이 생산해서 그렇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쌀값이 이렇게 떨어지는 이유는 매년 낮은 관세로 수입되고 있는 40만 8,700톤. 이 수입 쌀이 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수입산이 1번 원인이다.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네.

[김상호 사회자]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여러 가지 구체적인 원인을 들 수는 있습니다만, 가격 하락은 시장에서의 초과 공급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은 맞습니다. 쌀 수요 및 소비는 아시겠지만 근래에 들어 수십 년 동안 매우 빠르게 하락했지만, 국내 생산 및 공급은 이에 대응하여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무처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국제무역협정으로 인해 TRQ라고 불리는 저율 관세 할당 물량까지 들어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없다면 쌀값 하락의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금 우리 정부가 싫다고 해서 거부한다고 해서 쌀을 수입을 안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재협상은 가능할 것 같고요. 그리고 저희가 계속 요구하는 것은 TRQ, 그러니까 저율 할당 관세로 수입되는 이 40만 8,700톤이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정부가 관련된 5개국, 미국, 중국, 태국, 베트남, 호주 이 국가들과 재협상을 한다거나 아니면 40만 8,700톤에 대해서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민간 협의를 하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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