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계약을 하고 1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면? 그것도 소형 전기차 한 대를 사기 위해서라면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현대차의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그런 상황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일부 트림과 옵션을 선택하면 출고까지 무려 22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이 차,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특별한 걸까?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 나가는 ‘K-전기차’

출시 초기부터 주목받았던 캐스퍼 일렉트릭은 이제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수출량은 1만1836대로, 국내 판매량(2432대)의 약 5배에 달한다.
특히 유럽에만 4518대가 판매되며 전체 수출의 약 38%를 차지했을 정도다.

이 차는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 ‘인스터(INSTER)’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며, 좁은 골목과 복잡한 도시 도로가 많은 지역에서 소형 전기 SUV라는 이점이 돋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에서도 지난 3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전기차 캐즘’이라는 일시적 수요 침체 현상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높은 성능과 합리적 가격, 세계 무대에서 통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단순히 ‘작고 귀여운 차’에 그치지 않는다.
49kWh 용량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하고, 유럽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37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동급 소형 전기차와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성능이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장치를 적용하며 안전성에서도 진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덕분에 캐스퍼 일렉트릭은 세계 3대 자동차상 중 하나인 ‘2025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전기차’에 선정되며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최장 22개월 대기,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캐스퍼 일렉트릭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는 바로 출고 대기 기간이다.
인스퍼레이션과 프리미엄 트림은 약 14개월, 크로스 트림은 12개월, 여기에 투톤푸르나 매트컬러 등의 특정 옵션을 더하면 출고까지 최대 2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처럼 긴 대기 기간은 단순한 수요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전량 생산되는 캐스퍼 일렉트릭은, 50여 개국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해외 물량 우선 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소비자로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세계로 뻗어가는 K-전기차’라는 상징성과 함께라면 납득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단지 ‘작은 전기차’가 아니다.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 있는 성능, 안전을 고려한 첨단 기능까지 갖춘 이 차는 전 세계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짚어냈다.
이제는 수출량이 내수보다 많을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출고 대기 22개월이라는 ‘기다림’마저도 이 차의 가치를 증명하는 수치로 여겨지고 있다.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진정한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캐스퍼 일렉트릭.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소비자들은 이 차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