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 새판짜기]① 캐피탈·저축銀 묶어 1조…'최대어' 매각 흥행할까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이미지 제작=박진화 기자

스웨덴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EQT파트너스가 추진하는 애큐온캐피탈 매각이 흥행할지 주목된다. 대형 금융사들이 잇따라 인수전에 참여한 데다 애큐온캐피탈의 기대 몸값도 1조원대로 뛰면서다. 특히 애큐온저축은행까지 포함한 '패키지 딜'이 형성되면서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애큐온캐피탈의 리밸런싱 성과로 사업구조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데 집중한다. 특히 인수와 동시에 재무적으로 이익기여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매물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단기 체질개선의 성과를 증명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여부다.

조 단위 몸값 '껑충'…리밸런싱 성과는

20일 <블로터> 취재 결과 EQT파트너스는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를 매각하기 위해 적격 후보군(쇼트리스트)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번 거래에서는 애큐온캐피탈이 지분 100%를 보유한 애큐온저축은행도 패키지로 묶인다. 2025년 말 기준 자산은 애큐온캐피탈이 4조2102억원, 애큐온저축은행이 5조178억원으로 총 9조228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애큐온캐피탈의 매각가를 1조원대 초반으로 추정한다. 통상 캐피털사의 기업가치는 자본 규모와 비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애큐온캐피탈의 2025년 말 연결기준 총자본은 1조2090억원으로 이를 고려할 때 최종 거래액이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거나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애큐온캐피탈의 사업구조다. EQT파트너스 체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을 줄이고 수익원을 분산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는 영업자산 중 부동산 PF 비중을 15% 수준까지 낮췄다. 이는 다수의 캐피털사가 건설 경기 둔화의 여파로 고전할 때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대신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금융과 신기술금융·대체투자 등 투자금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최근 주요 캐피털사들이 추진하는 전략과 유사한 경로로, 애큐온캐피탈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뚜렷하다. 2025년 말 영업자산 3조4914억원 중 기업금융과 투자금융(2조2956억원)의 비중은 65.7%로 집계됐다.

금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큐온캐피탈은 전통적으로 리테일(소매금융)보다 기업금융을 주력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대응한 자산운용 측면에서 노하우가 발휘됐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캐피털 업계도 당국의 생산적 금융에 동참하며 건전한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 만큼 기업금융 강화의 명분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선제적으로 부동산 PF 자산을 걷어내는 데 집중했다. 브리지론의 비중을 낮추고 본PF 위주의 안정적인 수익원을 구축해 리스크를 분산한 것이 대표적이다. 개인대출 역시 잠재부실이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정리가 이뤄졌다. 대출채권 감소로 단기실적에 부담이 생기더라도 중장기 기초체력을 쌓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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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기여도 '인정'…성장성 입증할까

최근의 경영실적 지표 개선도 매물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애큐온캐피탈의 2025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456억원으로 2024년(390억원) 대비 16.9% 증가했다. 2023년 부동산 시장 경색으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뒤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2025년 애큐온저축은행 등 자회사의 실적을 더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656억원으로 집계됐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이번 M&A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익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은 시장에서 중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익성도 비교적 견조하다. 또 기업금융·투자금융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확실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매각 작업에 힘을 더한다.

애큐온캐피탈도 점진적인 외형 성장 흐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올해 총자산 목표를 2025년 대비 18.8% 증가한 5조원(별도기준)으로 설정했다. 애큐온 측은 "최근 실적은 외형 확대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수익창출력이 뒷받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이번 매각 작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애큐온캐피탈이 선제적인 디지털전환 작업에 나선 것도 몸값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금융 서비스 전반에 로봇업무자동화(RPA)와 프로세스혁신(PI) 등을 녹여내며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초기 비용 부담을 완화한 채 시스템 연계 작업만 거쳐 기존 금융 네트워크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로써 시장의 최종 관심은 애큐온캐피탈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1조원대의 몸값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모인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동안의 실적 및 체질개선 성과뿐 아니라 미래 성장성을 데이터로 증명하는 것이다. 특히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묶어 매각하는 만큼 영업과 조달 측면의 시너지가 지속 가능할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은 호황일 때 급격히 외형을 키웠기 때문에 단기실적보다는 기초체력을 중요하게 평가할 것"이라며 "자산 구성이 어디에 집중돼 있고 위기가 닥쳤을 때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가 집중적으로 검증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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