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장갑·튜브 등 사재기 움직임…약국선 포장지 공급 제한에 발동동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2026. 4. 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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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원유 공급 제한의 여파가 의료 현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회용 주사기와 수술용 장갑, 수액 용기 등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를 원료로 한 합성수지 기반 의료 소모품과 의료기기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사재기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일회용 주사기와 바늘이 폴리프로필렌(PP) 등 나프타를 중합해 만든 합성수지 제품인 만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가격 인상과 공급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체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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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현장 덮친 ‘나프타 대란’
한국백신, 주사기·바늘값 20%↑
병원마다 소모품 확보 발등의 불
복지부, 불법 유통행위 집중 단속
클립아트코리아

중동발 원유 공급 제한의 여파가 의료 현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회용 주사기와 수술용 장갑, 수액 용기 등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를 원료로 한 합성수지 기반 의료 소모품과 의료기기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사재기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백신은 최근 의료기관에 공문을 보내 일회용 주사기와 주삿바늘 전 품목의 가격을 이달부터 2개월간 15~20%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한국백신은 신창메디칼·벡톤디킨슨코리아와 함께 주사기 등 국내 의료 소모품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는 3대 업체로 꼽힌다. 일회용 주사기와 바늘이 폴리프로필렌(PP) 등 나프타를 중합해 만든 합성수지 제품인 만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가격 인상과 공급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체의 입장이다.

현행 건강보험 제도에서 주사기, 수액 세트 같은 의료 소모품은 의사 행위별 수가에 포함된다. ‘별도 산정 불가’ 품목으로 지정돼 있어 가격이 오르면 개별 의료기관이 부담을 짊어지는 구조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가격 인상을 통보받은 병의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비단 주사제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액백부터 각종 튜브, 일회용 장갑에 이르기까지 수술실과 응급실·병동 등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의료 소모품은 대부분 나프타 기반의 합성수지 제품들이다. 몇몇 병원들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개원의는 “의료 소모품 가격이 10% 이상 인상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그마저도 구매 수량이 제한돼 어려워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선 약국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자동 조제기 전용 포장지의 주원료인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투약병 주원료인 폴리에틸렌(PE)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약사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약국 관리료, 조제료 등이 고정된 상황에서 포장재 등 소모품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장기 처방이 많은 약국일수록 포장재 소모량이 많아 비용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몇몇 약국 사이에서 사재기가 번지자 제이브이엠(JVM) 등 약국 조제 자동화 업체들은 공급량 제한에 나섰다. 약 포장재 판매가가 한 달 새 2배가량 치솟고 주문 취소 사례가 속출하면서 기기 대신 손으로 조제하는 약국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자 보건복지부는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사재기 등 유통 과정의 불법행위를 단속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JW중외제약 등 기초 수액제 공급사들의 요청에 따라 산업통상부에 나프타를 보건 의료 분야 핵심 물품에 우선 배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약 포장재 등의 원료 변경 절차도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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