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한화에서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던 안치홍이 키움 유니폼을 입고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6경기 타율 0.172, OPS 0.475라는 충격적인 수치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그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한 후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1, 2홈런, 10타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재기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LG전에서 폭발한 존재감

24일 잠실에서 열린 LG전에서 안치홍은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LG 선발 손주영을 상대로 터뜨린 선제 투런홈런은 타구속도 163.1km, 비거리 114.8m를 기록하며 방망이를 떠나는 순간부터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완벽한 타구였다.

4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도 안치홍은 흔들리지 않았다. 백승현을 상대로 우익수 방향 적시타를 뽑아내며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전날 경기에서도 3안타 4타점을 올렸던 그는 시범경기 막판 연이틀 폭발적인 타격을 선보이며 완전한 부활을 예고했다.
스프링캠프 MVP에서 시범경기까지

안치홍의 변화는 단순한 일시적 컨디션 상승이 아니다.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MVP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시범경기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라이크 존 관리가 안정되었고, 변화구 대응 능력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무엇보다 타구에 힘이 실리며 장타 생산력이 회복된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송성문의 이적으로 생긴 3루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3루 글러브까지 준비할 정도로 절실함을 보여준 안치홍은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수비에서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격에서 살아나는 부분을 가장 기대하실 것"이라며 "프로 선수에게 결과는 본인 몫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에서의 악몽을 딛고

2023시즌 후 2차 FA 자격으로 한화와 4+2년 72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던 안치홍은 첫 시즌 128경기 타율 0.300, OPS 0.797로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시즌 초반부터 컨디션 난조를 겪으며 66경기 30안타 2홈런이라는 참담한 성적에 그쳤고, 결국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수모를 당했다.

경기 후 안치홍은 "시범경기 중간에 컨디션이 안 좋은 시점도 있었는데, 휴식을 주신 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다"며 "베테랑으로서 팀원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부분도 있었고, 책임감을 갖고 노력한 부분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하는 스윙도 많이 나왔고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 시즌 중에도 이런 모습이 이어진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라며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키움은 안치홍의 활약에 힘입어 시범경기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정규시즌을 맞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한화는 정말로 두고두고 후회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