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아동 치유 도운 로아 인플루언서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와 예술치유연구소 앨리스와 토끼가 18일 학대 아동 집필 창작 동화 전시회 '마법의 힘, 어둠을 물리치다'를 개최했다.
전시회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판교역 인근 '고고스 카페'에서 진행된다. 판매하는 동화책 및 굿즈 수익은 전액 꼬마작가의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로마러, 박서림, 이다, 정소림, 죠니니 등 로아와가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희망 스피커'로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들은 전시회 일일 도슨트로서 꼬마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프로젝트의 취지를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판교에는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기자는 오전 11시 30분 정도에 고고스 카페에 도착했다. 평일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전 예약 없이도 여유롭게 착석할 수 있었다.
고소한 커피향이 나는 카페 내부 곳곳에서 오늘의 주인공 꼬마작가에 대한 소개와 그들이 직접 그리고 쓴 그림과 글을 찾아볼 수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관람객이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꼬마작가 앨리스: 마법의 힘, 어둠을 물리치다'가 한 권씩 비치됐다.
최민순 앨리스와 토끼 대표는 "꼬마작가들이 12주 동안 상담과 미술 치료를 받으며 스스로 완성한 작품"이라며 "동화의 전개와 결말, 사용하는 마법까지 전부 꼬마작가들이 구상했고 어른들은 이야기 구상을 도왔을 뿐"이라 설명했다.
'꼬마작가 앨리스'에 수록된 동화들에는 다양한 마법이 등장한다. 꼬마작가들을 반영하는 주인공은 마법 도구를 우연히 얻거나, 신기한 체험을 통해 마법의 힘을 손에 넣는다. 주인공은 마법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기보다는 나보다 더 어려운 타인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팬케잌반죽' 작가가 쓴 '마법 고양이 김캣'에서 주인공 김캣은 열심히 모은 포인트로 자신의 소원을 이루려 한다. 그러나 옥상에서 떨어지는 치즈 고양이를 보자 김캣은 치즈 고양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포인트를 전부 사용한다.
최 대표는 "꼬마작가들이 스스로의 무의식, 내면의 상처와 아픔을 해소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놀라웠다"며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어른이 곁에 있으면 아이들은 눈 깜짝할 새 변한다. 정말 멋지고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 지금은 어둡지만 더 밝은 내일을 위해서
동화 속 주인공들은 제각기 아픔과 고통을 갖고 있다. 싫기만 한 동생, 남들과 다른 모습, 학업 강박, 무기력과 외로움 등은 현실의 꼬마작가들이 그린 스스로의 자화상이다. 그들은 '마법'이라는 계기를 통해 가장 소중한 것을 깨닫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다른 이들을 돕는 길을 스스로 선택한다.
희망 스피커들의 계기는 2023년 지스타 '플레이 펀&굿' 연사로 나섰던 로아와 운영자 최진일과 인플루언서 박서림이었다. 로스트아크 인플루언서 공격대 '망령회' 소속 로마러, 이다, 죠니니는 각자 스케줄로 바쁜 와중에도 제의를 받고 흔쾌히 참여했다.
박서림은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큰 프로젝트가 될 줄 몰랐다. 먼 거리에서 오는 친구도 있는데, 일말의 고민 없이 바로 승낙해 준 망령회 멤버에 감사한다. 정말 착한 친구들이다"라며 "저는 한낱 방구석 겜돌이인데 이런 좋은 영향을 많은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죠니니는 밝고 명랑한 웃음을 잃지 않고 전시회의 일일 도슨트로 맹활약했다. 그녀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꼬마작가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직접 지켜봤다. 매우 즐겁고 보람찼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치유받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평소 책과 그다지 친하지 않다고 고백한 로마러는 "이번 기회에 책도 읽고, 팬 분들과도 만나고, 기부도 진행했다. 어둡게 시작했던 이야기가 밝게 끝나는 것을 보며 저희가 참여한 프로젝트가 꼬마작가들에게 제대로 닿았구나 싶어 기뻤다"며 진솔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 어둠을 물리칠 마법을 전하는 방법
평소 기부나 사회 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는 이다는 "제가 그렇게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의 뿌리인 아이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서림이가 좋은 제안을 해 줘서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착한 일을 처음 할 때는 좀 어색하고 부끄럽지만 한 두 번만 반복해도 곧 익숙해진다"며 "이번 전시회가 계기가 되어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고, 꼬마작가들도 더 행복한 내일을 맞이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의 말은 현재 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희망 스피커들이 계기가 되어 방문한 많은 팬들은 각자 한 권씩 '꼬마작가 앨리스'를 손에 들고 일일 도슨트의 설명에 열심히 귀기울였다. 책갈피 제작, 전시회 굿즈 구매 등 현장 이벤트에 참여하며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다의 팬으로 방송을 보고 전시회에 방문했다는 한 관람객은 "책을 읽으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어린 시절에 겪었을 법한 사건, 감정들이 공감되더라"며 "'힘들었겠어' 위로가 담긴 문구가 마음에 들어서 책갈피로 만들었다"며 기자에게 직접 만든 책갈피를 보여줬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가족 관람객도 있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꼬마 숙녀 지유 양은 동화책 속 그림에 흥미가 있는 듯 연신 엄마에게 "이거 뭐냐"며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아빠가 좋아하는 이다 삼촌과 밝게 웃으며 추억을 남겼다.
어둠을 물리칠 마법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선행들을 이어나가는 데서 시작된다. 오늘의 주인공 꼬마작가들이 행복해지길, 세상이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따뜻해지길 바라며 전시회장을 나섰다.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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