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용량 무제한 백업 서비스 '임시 클라우드' 출시한다

출처 : Samsung

스마트폰 수리를 맡길 때, 혹시 수리 기사가 기기에 저장된 문자 메시지나 갤러리 속 사진을 보진 않을까 걱정될 때가 있다. 홈 화면에 띄운 일정 위젯, 네트워크에 연결했을 때 날아오는 각종 알림처럼 수리 기사의 의도와 무관하게 눈에 들어올 만한 정보도 있을 테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이처럼 수리 도중 사용자 정보가 유출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수리 모드'라는 기능이 탑재됐다. 수리 모드를 활성화하면 임시 계정이 생성되며, 이 상태에서는 기존에 사용자가 설치한 앱이나 기기에 저장된 각종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 수리 모드 상태에서 생성된 데이터나 연결한 계정, 설치한 앱은 수리 모드를 종료할 때 자동으로 삭제된다. 따라서 수리 기사가 스마트폰이 제대로 고쳐졌는지 다방면으로 부담 없이 테스트하기 용이하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는 "수리 기사가 저장 장치에 물리적으로 접근해 데이터를 취득하는 게 가능하다"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저장 장치를 외부 기기에 연결하면 데이터를 빼돌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기 데이터, 용량 걱정 없이 '임시 클라우드'에 백업

수리 모드와 초기화 메뉴를 통해 임시 클라우드 백업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걱정을 하는 소비자도 안심하게끔 삼성전자가 '임시 클라우드'라는 기능을 출시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백업하는 기능이다.

​기존에도 삼성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백업하는 기능은 있었다. 다른 점이라면 임시 클라우드는 용량 제한이 없다. 개별 파일 크기가 100GB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은 있지만 스마트폰에 100GB보다 큰 파일을 저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삼성 '스마트 스위치' 기능으로 스마트폰 데이터를 PC나 USB 메모리에 백업하는 것도 오래전부터 가능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려면 PC나 USB 메모리의 저장 공간이 스마트폰 데이터를 모두 백업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지 확인해야 했다. 저장 공간이 부족하면 필요 없는 파일을 삭제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임시 클라우드는 용량 제한이 없으므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전부 백업할 수 있다.

​복원 시기는 사용자가 정할 수 있다. 새 기기나 공장 초기화된 기기를 처음 실행할 때 나타나는 초기 설정 화면에서 데이터를 복원하거나, 이 단계를 건너뛴 다음 환경설정의 '수리 모드'나 '재설정' 항목에서 언제든지 복원하는 게 가능하다. 단, 임시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관하는 기간은 백업일로부터 최대 30일까지다. 보관 기간이 만료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기 수리·교체할 때 데이터 임시 보관하기 좋아

기기를 수리하기 전에 데이터를 백업한 다음 초기화하면 정보 유출을 예방할 수 있다. 수리한 다음 삼성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데이터를 복원하면 기기에 저장된 정보와 파일이 초기화하기 전으로 되돌아간다.

스마트 스위치 (출처 : Samsung)

임시 클라우드 기능은 스마트폰을 새로 살 때도 활용할 만하다. 기존에는 '스마트 스위치'라는 기능으로 데이터를 옮겼다. 사용하던 기기와 새로 구매한 기기를 케이블이나 와이파이로 연결한 다음 데이터를 이전하는 기능이다. 하지만 기존 기기를 중고로 판매한 다음 새 기기를 구매하는 경우 데이터를 직접 이전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때 임시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기존 기기를 백업한 다음 초기화해 판매하고, 보관 기간이 끝나기 전에 새 기기를 구매해 데이터를 복원할 수 있다.

​10월 26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임시 클라우드 기능은 올가을부터 갤럭시 S와 Z 시리즈를 시작으로 원 UI 6가 탑재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순차 제공될 예정이다. 국가나 기종에 따라 이미 임시 클라우드 기능이 지원되는 경우도 있다. [설정] > [일반] > [초기화] 또는 [설정] > [디바이스 케어] > [수리 모드]에 '임시 클라우드 백업' 항목이 추가됐는지 확인해 보자.

애플도 비슷한 기능 지원...차이점은?

한편 애플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새 기기로 교체할 때 기존 기기에 저장된 데이터를 아이클라우드(iCloud)에 백업하고 새 기기에서 복원할 수 있다.

아이폰의 데이터 전송 기능 (출처 : Apple)

[설정] > [일반] > [전송 또는 초기화]에서 '새 아이폰(또는 아이패드) 준비'를 누르면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를 이전한다. 이때 아이클라우드 잔여 용량이 데이터를 백업할 만큼 충분하지 않은 경우 '임시 아이클라우드 저장 공간'이 제공된다. 용량 제한은 없지만 보관 기간이 백업일로부터 21일로 삼성보다 짧다. 새 기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 복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보관 기간을 21일 연장해 최대 42일까지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다.

​애플 임시 저장 공간 서비스는 복원 여부에 따라 보관 기간이 바뀔 수 있다. 삼성 임시 클라우드는 백업일로부터 30일 동안 언제든 복원이 가능하지만, 애플 임시 저장 공간에 백업한 데이터는 최초 복원 후 7일 뒤 자동으로 삭제된다.

​삼성 임시 클라우드는 기기를 수리할 때 데이터를 잠깐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애플 임시 아이클라우드 저장 공간은 새 기기로 교체할 때 잔여 용량이 부족한 경우에만 제공되므로 활용도는 떨어진다. 아이클라우드에 잔여 용량이 충분한 경우 임시 공간이 제공되지 않고 잔여 용량을 그대로 차지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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