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Interview] TVING 민병헌 해설위원

조회수 2024. 5. 1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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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 쓰러져도 후회는 없을 거라고

후회하지 말자. 간결한 말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각오는 무겁다.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면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선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선 매 순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해야 하고 말이다. 그렇기에 후회하지 말자는 말은 곧 지금의 나를 더욱 채찍질하게 만드는 주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에, 바로 그 주문을 수없이 되뇌던 이가 있다. 혹자들은 갑작스레 은퇴를 고해야 했던 그의 마지막을 떠올리며 안쓰러워하는 데 그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그 스스로는, 자신에게 주어졌던 수많은 현재에 미련 한 톨 없을 만큼 온 힘을 다했다. 손에 바통을 쥔 동안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도 언제나 전력 질주였던 그. 그런 그라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다름 아닌 지쳐 쓰러진 자신의 모습이라 답할 수 있는 것이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Yoonjeong Jeon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오랜만에 전하는 인사

팬분들께 오랜만에 자기소개 해 볼까요? (4월 6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전 프로야구 선수이자 현 TVING(이하 티빙) 해설위원인 민병헌입니다.

은퇴 후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팬이 많아요.
몸 상태가 계속 좋지 않았기 때문에 1년 반에서 2년 정도는 그동안 쭉 해온 야구를 쉬어야 했어요.

연습벌레로 유명했던 만큼 긴 휴식이 낯설었을 듯해요.
선수 시절에는 몸 상태가 괜찮았기 때문에 연습을 악착같이 했어요. 하지만 몸이 힘들어지니까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근데 제가 해야 할 일을 못 하고 있다는 것에 조급함이 좀 있긴 했죠.

몸만큼 마음도 힘들었겠어요
언론상으로는 제가 은퇴를 급하게 결정한 것처럼 보이잖아요. 근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 결정한 건 아니었고, 최소 1년 정도는 힘든 시기를 거쳤어요. 그 뒤로 더는 체력이나 몸 상태가 받쳐주지 않겠다는 느낌이 와서 그때쯤 결정을 내렸어요.

최근 유튜브 채널 ‘야신야덕’을 통해 전해진 간만의 소식에 팬들이 무척 반가워했어요.
제가 워낙 인터넷과 친하지 않고 매체를 잘 다룰 줄 몰라요. 그래서 영상이 올라간 건 알았지만 댓글 반응까지 확인하지는 못했어요. 실은 그전까진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으려고 했는데 우연찮은 기회로 소식도 전할 겸 촬영하게 됐던 거였습니다.

2022년엔 서귀포에서 유소년 야구 클럽(SBC)을 창단했어요. 제주로 향한 계기가 있나요?
처음엔 건강에 초점을 뒀어요. 조용히 쉬고 싶었거든요. 근데 어쩌다 보니까 야구단 창단 얘기가 나와서 진행하게 된 거죠.

리틀 선수들이 민병헌의 현역 시절도 잘 알고 있나요?
저희 팀에 중학생 친구들까지 있는데, 그 친구들은 거의 다 알고요. 아직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오히려 부모님들이 더 잘 아는 눈치예요.

다른 선수들이 일일 지도차 방문하기도 했죠? 학생들이 좋아했겠어요
제가 연 캠프인데도 불구하고… (끙) 지금 현역으로 뛰는 선수들이 아무래도 인기가 좀 더 있다 보니까 제가 약간 밀리는 부분이 없잖아 있는데. 뭐, 그것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죠?

#이젠 목소리로 만나요

올 시즌 주 1회 티빙 슈퍼매치 해설을 맡게 됐어요. 어떻게 결정한 건가요?
처음 제의가 왔을 당시, 주 4~5회 방송에 참여하기에는 제 컨디션 상 아직 무리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몇 번 거절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티빙 중계처럼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만하겠다 싶어 결정했어요. 우연히 온 기회를 타이밍 좋게 잡은 거죠.

‘선수’ 호칭에서 벗어나 ‘민병헌 해설위원’, ‘민병헌 위원’으로 불리고 있는데 어색하진 않나요?
동료들이 “민 위원, 민 위원” 하곤 하는데 아직은 어색하게 느껴져요. 중계가 일주일에 한 번 있다 보니까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해설 아르바이트 뛰는 거라고 농담하기도 하고요.

해설 제의를 받고 현장에 투입되기 전 개인적으로 공부한 부분도 있나요?
아뇨. 저는 오히려 그냥 제가 아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설명해 드리는 게 더 좋겠다 싶었어요. 성적이나 기록만 소개하기보다는, 생중계인 만큼 팬분들께 더 와닿을 법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거든요.

원래부터 말하는 데 자신이 있는 편이었나요?
말하는 걸 어려워하지 않아요. 성격부터가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편이라 크게 힘든 부분은 없었어요. (MBTI가 뭐예요?) 저, 하…. 외웠는데. ESFP인가… (음, ‘외웠는데’라…) 아, 아니. 여기에도 스토리가 있는 게요. 요즘 다 MBTI 얘기하잖아요. 저는 거기에도 관심이 별로 없었어요. 근데 어딜 가나 MBTI가 뭔지 묻길래 검사 결과를 캡처해서 저장해 놨어요. 외우려고 하면 오락가락하거든요. 뭐가 뭔지도 정확히 모르는데 영어로 얘기는 해야겠고.

리틀 야구단 지도와 해설을 병행하면서 주말마다 상경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힘들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주말에 친구들을 만날 기회기도 하니까요. 또 최근에는 슈퍼매치가 금요일에 편성되기 시작해서 주말에 시간이 날 것 같아요. (원래는 주말 경기에만 잡히는 줄 알았어요.) 슈퍼매치가 처음 개시하는 콘텐츠인 만큼 어떤 요일에 진행하면 좋을지 가닥을 잡는 단계로 보여요. 주말에는 야외 활동을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오히려 시청률이 낮을 수도 있겠다는 분석으로 금요일 방송도 시도해 보는 중인 거죠. 이런 식으로 몇 번 해 보면서 방송 요일을 정할 듯해요.

생방송에서 마이크를 잡는 일이 낯설 텐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긴장이 되거나 하진 않아요. 근데 TV로 야구를 시청할 땐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말하면 되겠다’하고 상상하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막상 직접 말하려고 하면 알맞은 단어나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때때로 있어요. 문장이 쭉 연결돼야 하는데 그럴 때 곤란하죠. 예를 들면 전에 중계할 때 ‘팬분들이 많이 오셔서 프로야구가 흥행한다’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근데 ‘흥행’이라는 단어가 안 떠오르는 거예요. 그래서 “흥!” 했다가 다시 ‘인기가 많아졌다’라는 식으로 슬쩍 고쳤어요. 이런 인터뷰에서는 문장들이 쑥쑥 나오는데, 중계 때는 엄청나게 많은 분이 듣고 계시다 보니까 실수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죠.

중계석은 단절된 공간인데도 시청자에 대한 의식이 꽤 되나 봐요.
그렇죠. 앞에 있는 모니터를 보면서 중계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확인을 하는데, 캐스터랑 해설위원이 말하는 게 다 들리거든요. 그게 고스란히 다 나간다는 게 느껴져요.

그라운드에서만 지내다 야구장 전경이 훤히 보이는 자리에 앉으니 어때요?
아직 생소해요. 제가 위쪽 자리에서 야구를 볼 기회가 아예 없었잖아요. 근데 거기서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저도 야구를 다시 하고 싶을 때가 한 번씩 있어요. 그리고 모두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들고요.

두산 대 롯데 시범경기 중계는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나요?
두 소속팀 간 맞대결이니 워낙 친한 사람들만 있을 거 아녜요. 두산에 12년, 롯데에 4년 있었으니까요. 근데 주어진 시간 자체가 너무 짧아서 얘기를 나누기에도 바빴어요. 조금씩이라도 다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렇게까지 시간이 허락되진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몸 상태 얘기가 주였을까요?
몸 괜찮냐는 질문을 제일 자주 들었어요. 그럼 제 몸 상태에 관해 설명해야 하잖아요. 그 설명만 한 80번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해는 합니다. 다들 절 오랜만에 봤을 거니까. 관심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이에요.

경기 중계뿐 아니라 프리뷰쇼, 퇴근길 라이브 등 특별 콘텐츠까지 진행해야 하니 부담이 있겠는데요.
진짜 힘들어요. 특히 퇴근길 라이브는 우리가 여태껏 현장에서 접할 수 없던 부분들을 다루거든요. 말 그대로 애드리브가 필요한 상황이에요. 예를 들면 퇴장하는 팬분들, 텅 빈 야구장, 그라운드 정비하고 청소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는데 거기에 설명을 붙이려니 어렵죠. 시간 자체도 짧지 않고요.

프리뷰쇼는 미리 준비하고 라이브에 들어가나요?
프리뷰쇼는 대본이 어느 정도 있어요. 맞붙는 팀에 관한 재밌는 에피소드들을 준비하거나 그 팀 출신 레전드 패널들을 모시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요. 평소 팬분들이 궁금해하셨을 만한 이야기를 해주니까 준비는 힘들어도 괜찮은 코너라고 생각해요.

최근 두산 경기 프리뷰쇼에 출연한 더스틴 니퍼트가 한국말을 했던 것도 대본에 있는 거였나요?
그건 애드리브였어요. 아니, 옆에 통역이 있는데 자꾸 한국말로 하려고 욕심을 부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막판에는 답답해서 그냥 영어로 하라고 했어요. 영어로 해야 같이 나온 통역분도 일할 수 있는 건데. 근데 그런 얘길 하면 더스틴은 “내가 형이야~” 해요. 워낙 한국에 오래 있으면서 문화를 다 알다 보니까 한국에서 형, 동생 하는 개념도 다 익힌 거죠.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연습하는 두산 선수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어요. 당사자의 감회가 궁금한데요?
두산에 있던 대부분의 선수가 외부로 나갔잖아요. 그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어요. 계속 함께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론 그렇게 될 수 없으니까요. 워낙 잘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프로에서는 비즈니스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거든요. 그렇게 흩어진 건 아쉽긴 하지만, 이적해서도 잘하고 있는 동료들을 보면 자랑스럽고 같이 야구 했던 기억들도 나곤 해요.

은퇴하고 찾아간 잠실야구장은 어땠어요?
더스틴도 얘기한 거지만 똑같아요. 그냥 집 같죠. 너무 오래 있었으니까. 사실 잠실야구장 자체는 제법 바뀌었어요. 신인 때를 떠올려 보면, 그땐 테이블석도 없었어요. 좌석이 하나로 통일돼 있었거든요. 더그아웃도 원래 그라운드 쪽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없었는데 지금은 무척 넓어졌죠. 펜스도 얇았는데 두꺼워졌고. 외야석 의자도 지금처럼 분리돼 있지 않고 등받이가 없는 일체형 의자였어요. 예전엔 좌석 전체가 비지정석이어서 빨리 와야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어요. 엄청 오래된 얘기죠?

방송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중계를 다시 들어보며 모니터링을 하기도 하나요?
아뇨. 전혀 안 해요. (단호) 실수가 있거나 잘못된 게 있으면 누군가는 분명히 얘기해 주지 않을까요. 그래서 따로 모니터링할 필요는 못 느끼고 있어요. 중계에 자신이 있어서 그런 거라기보단, 특별히 큰 실수나 듣기 거북한 표현들을 주의하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방송사에서는 어떤 피드백을 주던가요?
티빙이랑 1년 계약이 돼 있는데 어제 방송 때 “이거 3년 계약을 해야 했나?” 하시더라고요. (뿌듯) 그래서 뭐, 그 정도면 별문제는 없겠다고 스스로 느끼는 중입니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캐스터들과의 호흡은 어떤가요?
일단 절 많이 도와줘요. 특히 한명재 캐스터님은 저한테 “형이라고 해도 좋다”라고 할 정도로 편하게 대해주세요. 실수해도 괜찮으니까 하고 싶은 말 계속 이어가라고도 해주시고요.

방송할 때 심수창 위원과도 자주 만나니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심수창의 캐릭터는 스스로 설정한 건가요, 방송에서 만들어주는 건가요?
수창이 형 캐릭터 자체가 계속 그래 온 측면이 있죠. 그리고 어떻게 보면 팬분들이 늘 이기기보다는 자꾸 져서 불쌍한 이미지에 관심을 주고 재미있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수창이 형도 재미있게 얘기를 풀려고 하다 보니까 계속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요. 애초에 수창이 형이 해설하는 중에도 스스로 그래요. 어떤 타자가 나오면 “현역 때 저 선수한테 참 많이 맞았던 것 같다”, “저 선수 때문에 자주 울었다”, “맨날 펜스 쪽만 바라봐야 했다” 이런 식으로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바쁜 한 주를 보내며 쌓인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어떤 걸 해야 재밌을까 하는 고민을 해 보긴 했지만, 결국 하는 건 운동하고 사우나 가고 하는 정도예요. 제가 담배나 술을 아예 안 해서 딱히 할 만한 게 없거든요. 술을 하면 저녁 시간대에 할 게 생길 텐데. 그래서 운동 말고는 집 앞에 나가서 바람을 쐰다든지 집에서 TV를 본다든지 하고 있어요. 그래도 최대한 활동적인 걸 해 보려고 노력하는데, 몸이 안 따라줄 때 힘들어요.

지금까지 봐 온 ESFP 중 가장 안 나가는 것 같은데요. 평소 성격은 어때요?
얘기하는 거 좋아하고, 장난도 잘 쳐요. 성격이 밝은 편이에요. 우울감은 크게 있는 것 같지 않고요. 그래도 아플 땐 살짝 우울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 성격 덕분인지 선수 시절 재밌는 짤을 여럿 남겼어요.
웃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보여준 건 아닌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요. 근데 그 누구도 의도를 가지고 그런 장면을 남기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아마 기자분들이 맘먹고 사진을 찍으면 어떤 짤이라도 다 나올 거예요. 시합에 나갈수록 그런 것들이 자주 생성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전 SNS 쪽과 워낙 멀다 보니 그런 이미지들을 직접 접하게 되진 않네요. 심지어 사진 올리는 방법도 잘 모르거든요.

SNS를 시작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요즘엔 워낙 다 하니까요.
그 시간에 제가 하고 싶은 거, 예를 들면 운동 같은 걸 하는 게 낫다고 봐서요. 왜냐면 SNS 같은 건 한번 보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막 넘겨보게 되잖아요. 차라리 안 보는 게 낫죠. 그래서 게임이나 드라마도 아예 첫 시작을 안 해요. 그나마 최근에 ‘고려 거란 전쟁’ 그거 하나 봤어요. 오히려 배구나 농구 같이 스포츠를 보는 편이에요. 이젠 야구 시즌이니까 야구를 봐야겠고요.

인생이 스포츠로 가득 차 있네요!
완전. 그냥 재밌어요. 선수들이 어떻게 머리를 써서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보다 보면요. 그리고 타 종목은 제가 해 왔던 거랑 다르니까 새롭게 보이는 것도 있고요. 직접 해 보면 ‘아, 이거 진짜 어렵구나’ 해요. 전 야구만 했던 사람이니까.

‘야신야덕’에서 캐치볼이랑 배팅 콘텐츠도 했잖아요. 늘 하던 야구인데 어땠어요?
진짜 오랜만에 한 거였어요. 그다음 날 몸이 정말 아팠죠. 그래도 제가 최소한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건 보여드린 것 같아서 만족스러워요. (막판에 비공식 100홈런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죠?) 아, 보통 제주도 말고 다른 야구장은 크기도 작고 바람도 안 불어서 잘 넘어가거든요? 근데 그 야구장은 잠실만큼 크고 바람도 반대로 불어서 진짜 힘들었어요.

본인을 포함한 87라인이 야구계 황금세대로 불렸죠! 해설위원으로서 현재 KBO리그에서는 어떤 선수들을 차세대 주축으로 눈여겨보고 있나요?
잘하는 어린 친구들이 많지만,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한 팀이나 한 연도에 몰려 있진 않은 듯해요. 예전 두산을 예로 들면 (허)경민이나 (정)수빈이, (박)건우처럼요. 물론 앞으로 해가 지나면 잘한다고 평가받는 세대가 나오겠지만요. 그리고 87년 또래 친구들이 다들 워낙 잘하는 것도 있고요. 지금은 은퇴했지만, 차우찬이라든지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았고 현역 선수들도 각 팀의 주축들이잖아요.

87라인이랑 항상 비교되는 게 82라인이에요.
82년생 형들도 뛰어나죠. 같은 나이라고 가정해 보면 82년 형들이 좀 더 셀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요. 음, 근데 경기를 직접 해 보면 비슷할 것도 같아요. 82라인이 (추)신수 형, (이)대호 형, (정)근우 형, (김)태균이 형 등등 멤버가 굉장히 좋잖아요. 근데 저희도 만만치 않거든요. 일단 류현진 있고, (김)현수, (양)의지, (황)재균이, (강)정호… 전력이 무척 좋아요. 같은 나이로 맞춰서 대결해 볼 수만 있다면 진짜 재밌지 않을까요? 물론 현진이가 컨디션 좋을 때 시합하면 그냥 끝나지 않을까 생각도 해 보고요~

코치로서 현장에 복귀하길 기대하는 팬들도 있어요.
일단 제 몸이 제일 중요해요. 지금은 치료를 받으면서 약을 먹고 있는 상태고요. 물론 컨디션이 괜찮아진다면 고려해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아직은 일주일에 한 번 중계하는 것도 벅찰 때가 있어서 그쪽까진 생각해 보지 못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나중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힘들 것 같아요.

워낙 야구에 진심이기로 유명했는데, 야구 외의 다른 진로도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아직 없어요. 제가 평생 해 왔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야구라고 생각해요. 만약 야구 관련된 일을 안 하게 된다면 그땐 그냥 일을 관두는 시기가 아닐까 해요.

요샌 유튜브 크리에이터 쪽으로도 가곤 하잖아요.
유튜브도 저희한테 흔히 뜨는 채널만 잘 되는 채널이잖아요. 100명의 유튜버가 있다면 한 두세 명만 잘 되고 나머지는 결국 묻히는 거로 알거든요. 이건 프로 선수도 마찬가지겠지만요. 그래 저는 어떤 일이든 쉽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유튜브든 뭐든 만약 하게 된다면 완벽한 준비를 마치고 도전해야지, 그냥 야구 관두고 유튜브나 하면 잘 되겠지 하고 시작하면 무조건 잘 안 될 거라고 보거든요.

뭘 하나 해도 완벽히 하는 스타일인가 봐요?
야구로 따지면, 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연습해요. 가능한 최고의 연습을 하고 경기장에 나가려고 했던 기억이 나요. 제 좌우명이 ‘후회하지 말자’거든요. 다 지나가고 나서 미련을 갖는 건 의미가 없는 일이라 정말 싫어해요.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아쉬움이나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편이에요.

민병헌의 선수 인생을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만든다면 어떤 장면들을 넣고 싶어요?
그냥 지쳐 쓰러져 있는 거요. (기억에 남는 경기를 물은 거였는데, 예상치 못한 답이네요.) 솔직히 현역 시절에 김성근 감독님이랑 한번 해 보고 싶었어요. 훈련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 알고 싶었거든요.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보통 혼자 하면 포기가 빨라요. 근데 누군가 옆에서 지켜보고 도와주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다시 힘을 내서 한 번 더 도전하게 돼요. 김성근 감독님이 그렇게 해주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고요. 물론 힘들고 고통스럽겠죠. 하지만 경기할 때 불안하고 자신감이 없어서 떨리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실전은 아니지만, 김성근 감독을 만날 방법이 남아 있긴 하잖아요?
‘최강야구’랑은 차이가 크다고 봐요. 100% 진지하게 임해야 하는 스포츠와 어느 정도 예능이 섞인 방송은 다르니까요.

선수 땐 매해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면,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근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다시 현장을 다니기 시작했잖아요. 그래서 제 목표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는 거예요. 방송하면서 더 재밌게 얘기를 하고 시청자분들께도 좋은 평가를 듣는 거죠. 사실 개인적인 목표는 늘 없었어요. 올해 야구 인기가 엄청난데, 저보다는 지금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동료들이 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실은 얼마 전에도 서건창 선수가 나오는 걸 보고 감정이 실린 적이 있어요. 너무 힘든 순간들을 견뎌냈던 걸 알기 때문에요. 선수들이 모두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도 팬서비스도 잘해서 KBO리그가 더 흥행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민병헌을 그리워하던 팬분들께 하고 싶은 말 전하면서 마치겠습니다.
올해부터 해설위원으로서 팬 여러분과 만나게 됐는데요. 재미있고 소통도 잘하는 해설로서 팬분들께 사랑받으며 방송하는 사람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4년 157호 (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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