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는 삼성, 디자인은 한국기업 젠틀몬스터 담당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시제품 공개...메타와 본격 경쟁 예고
구글이 삼성전자는 물론 한국 아이웨어(안경·선글라스) 디자인 전문기업 젠틀몬스터 등과 함께 스마트안경 시장에 도전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20일(현지시간) 구글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자사 연례 최대 행사 개발자콘퍼런스를 열고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협력해 스마트안경을 개발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그동안 구글과 삼성전자가 스마트 안경을 개발중이라는 추측이 IT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는데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3사 간 협력은 삼성전자가 스마트안경의 하드웨어를 제조하고 젠틀몬스터는 안경 디자인을 맡는다. 해당 스마트안경에는 구글이 지난해 말 공개한 확장현실(XR) 전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XR’이 탑재된다.
구글은 또 삼성전자와 함께 ‘프로젝트 무한’이라는 이름으로 개발 중인 헤드셋도 연말 출시한다. 여러 하드웨어 폼팩터를 통해 안드로이드 XR 생태계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샤람 이자디 구글 안드로이드 XR 부사장은 무대에 올라 "AI를 위한 자연스러운 형태인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의 힘을 당신이 있는 곳으로 가져온다"며 "안경을 쓰면 초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사람이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AI가 마치 앞을 보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영상을 인식해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구글은 이날 실시간으로 스마트 안경 기능을 시연했는데, 이용자의 스마트폰과 연결된 스마트 안경은 내장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화면을 표시했다.
또 눈앞에 구글 지도를 표시해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않고도 길을 찾을 수 있게 하고 외국인과 대화할 때는 말풍선에 실시간 번역 문구가 표시되는 기능도 선보였다.
이밖에 안경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AI가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녹화 중 지나친 사물을 기억해 이용자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구글이 10년 만에 스마트안경 시장에 다시 참전함에 따라 이 시장에 먼저 진출한 메타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구글은 앞서 2013년 자사 첫 스마트안경 ‘구글 글래스’를 출시했지만 저조한 판매에 2015년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그 사이 메타는 2023년 미국 아이웨어 브랜드 레이밴과 손잡고 스마트안경 ‘메타 레이밴’을 출시해 스마트안경 시장을 선점했다. 메타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스마트안경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이 안드로이드 XR을 기반으로 한 호환성을 앞세워 신제품을 내놓게되면 스마트안경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 구글은 자사 대표 AI 모델 제미나이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제미나이 제품군 중 가장 고도화된 모델 ‘제미나이 2.5 프로’와 그 경량화 모델인 ‘제미나이 2.5 플래시’를 출시했다. 특히 제미나이 2.5 프로에는 복잡한 수학 문제 풀이와 코딩에 특화된 ‘딥 씽크(Deep Think)’라는 기능이 장착된다.
구글은 해당 모델이 수 시간 분량의 동영상이나 수만 줄의 코드, 방대한 문서를 한 번에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AI 플랫폼 전환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수십년 간의 연구가 이제 전 세계의 이용자, 기업, 커뮤니티를 위한 현실이 되고 있다"
-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