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번의 희망의 등불, 울산을 바꾸다]울산 문화의 품격 높여온 일등공신

문예회관·박물관 건립 주창
문화인프라 확충에 앞장 서
암각화 보존문제 지속 관심
바둑·골프·마라톤 대회 등
지역 생활체육 활성화 선도
울산 유일의 신춘문예 공모
미술제 등 지역문화에 활기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울산만 없었던 시립미술관이 2022년 1월 중구 옛 울산초등학교 부지에 준공돼 문을 열면서 울산도 드디어 시립미술관을 보유한 도시가 됐다. 사진은 울산시립미술관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본보는 경남 지방문화재로 방치된 반구대 암각화 훼손 문제를 지속 제기해 국보 승격을 이끌어 냈고, ‘반구천의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마지막 수순을 밟고 있다.

 산업도시 울산은 광역시 승격 이후 도시 인프라를 비롯한 사회·경제·정치·문화·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눈부시게 성장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문화 분야는 과거 오랜 기간 들었던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고 광역지자체 최초로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되는 등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본보는 1989년 창간 이후 35년간 울산 문화 발전을 위한 동반자이자 한 축을 담당했다.

 본보가 창간한 1989년 울산에는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변변한 공연장이나 전시시설이 사실상 전무했다.

 문화시설이라고 해봐야 중구 성남동에 모여 있던 천도극장, 태화극장, 시민극장, 울산극장 등 영화극장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시 울산에서는 문화 활동으로 영화를 보러가는 게 큰 낙이자 주요한 활동이었다. 연극이나 뮤지컬, 가수 콘서트 등은 생각하지도 못했다.1988년 준공된 KBS울산방송국 신사옥의 공개홀이 그나마 대규모 공연 등을 개최할 장소였다. 전시공간도 영(박영희), 앙띠끄(앙띠끄현대미술회), 공간(정기홍), 동산(이기수), 윤화랑(윤명희), 목호(김종수), 김민제(김민제), 공간21(허영일) 등 개인화랑 위주였고 이 또한 운영이 오래가지 못했다. 이에 지역에서는 주로 성남동 일대 성업했던 다방에서 시화전이 많이 열렸다.

 도서관도 중부도서관(1984년 8월 개관)과 남부도서관(1989년 3월 개관) 두 곳뿐이었고, 울산공업축제가 1988년까지 열린 뒤 1991년 처용문화제로 명칭을 바꿔 열리기 전까지 변변한 축제도 없었다.

 그러다가 울산은 1995년 7월 울산문화예술회관(당시 종합문화예술회관)이 개관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된다.

 본보는 1989년 5월15일 창간호부터 울산문화예술회관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그 이후로도 조속한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주창했다. 이에 6년 만에 결실을 거둔 것이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은 몇 차례의 증·개축을 거쳐 현재의 이르며 지역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을 필두로 현대예술관(1998년 6월), 울산북구문화예술회관(2003년 7월), 울주문화예술회관(2009년 11월), 중구문화의전당(2014년 11월), 장생포문화창고(2021년 6월) 등이 차례로 개관하면서 이제 구·군별로 문화예술 거점 공간을 다 갖추게 됐다.

 올해 현재 실내공연장 26곳, 야외공연장 10곳에 달하며, 생활문화센터도 7곳(3곳 건립 중)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전시장(갤러리)은 민간과 공공 합쳐서 54곳으로 늘었다. 이제 성남동 문화의거리뿐 아니라 울산 곳곳에서 시민 누구나 공연과 전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도서관은 2018년 문을 연 울산도서관과 최근 개관한 종갓집도서관을 포함해 공공도서관만 21곳, 작은도서관은 무려 216곳이 운영되고 있다. 35년 전 두 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울산은 2011년 6월 울산박물관이 개관하면서 박물관 시대도 열었다. 울산암각화박물관, 울산대곡박물관, 장생포 고래박물관 등 4곳의 공공 박물관이 운영 중이다.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울산만 없었던 시립미술관도 2022년 1월에 옛 울산초등학교 부지에 준공돼 문을 열면서 드디어 시립미술관을 보유한 도시가 됐다.

 본보는 울산지역 문화의 품격을 높이는 데도 각별한 정성을 쏟아왔다.

 바둑·축구·야구·골프·마라톤 등의 대회를 개최해 생활체육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여기에 울산 유일의 신춘문예를 비롯해 국제설치미술제·아트페스타·울산현대미술제·선암호수불꽃쇼·울산공업축제 폐막식을 장식한 불꽃축제·비즈니스컬처스쿨 등 문화예술 행사도 지속해서 개발하며 척박했던 지역 문화를 선도해 왔다.

 본보는 지역 사회와 함께 지역 문제를 고민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역할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경상남도 지방문화재로 방치된 반구대 암각화 훼손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 국보 승격의 쾌거를 이끌어 냈고, ‘반구천의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마지막 수순을 밟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절정이었던 2021년에는 ‘울산문화백신프로젝트-100인의 인터뷰’라는 기획 시리즈를 통해 그해 2월부터 8월까지 장장 6개월간 100명의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기사를 연재했다. 공연무대나 전시장에서 만나기 어려운 문화예술인을 지면으로 만나 그들의 고충과 애환을 듣는 등 소통과 치유의 창구가 됐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