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거부권' 국회법·증언감정법 개정안, 재표결 끝 '폐기'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을 당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에서 재표결이 이뤄진 국회법·국회증언감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모두 폐기됐다.
여야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이들 법안에 대한 재표결을 실시했다. △국회법 개정안은 재석 300인에 찬성 186표, 반대 113표, 무효 1표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은 재석 300인에 찬성 183표, 반대 115표 무효 2표 등으로 각각 부결됐다.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의 예산 심사 법정 기한이 경과해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이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되지 않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나 안건심사 회의에 개인정보나 영업비밀 보호 등을 이유로 서류 제출, 출석 등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불출석하는 증인에 대해 '동행명령'을 내릴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 법안은 지난해 11월 28일 여당과 관계부처의 반대 속에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언으로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된 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 지난달 19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이들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재표결에 앞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는 국회 내 여야의 극한 대립과 예산안 처리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여야가 소위 국회 선진화법을 합의 입법하며 도입한 제도"라며 "자동부의 제도가 시행되면서 예산안 합의 처리와 처리 기간 단축의 긍정적 효과가 컸다"고 했다.
이어 "이런 선진적 제도가 충분한 논의와 국회 내 합의 없이 폐지되면 국회 의결이 늦어지고 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동시에 예산안 처리 기한을 정한 헌법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재표결에 앞서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에 대해 한 표결 전 "동행명령 제도를 확대한 측면에서 상당히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국회법에 따르면 동행명령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이 건에 대해 보다 명확해야 한다는 게 정부 측 판단"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 부분 중 민감정보도 있고 고유 식별정보도 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정당이나 사회단체에 가입돼 있는지, 병원 기록이 포함된다"며 "이 개정안이 실시되면 각종 민감정보를 포함한 여러 개인정보가 여과 없이 제출되고 아무 제한 없이 공개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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