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신부 “아버지에 관한 모든 게 싫었다, 숙제이자 재능” 고백 (금쪽)

유경상 2023. 10. 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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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캡처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캡처

하성용 신부가 부친과의 갈등을 고백했다.

10월 3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하성용 신부, 성진 스님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하성용 신부는 부친에 대해 “이북에서 내려와 5살 때부터 소년가장처럼 살아 원래 완고한 분이 더 완고해졌다. 살아가기 위해 강해져야 하는 면이 있어 자식들에게도 약하면 도태되는 거라고 하셨다. 웃는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하셨다. 웃으면 약한 거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하성용 신부는 “한 번도 아버지와 둘이 밥을 먹거나 술을 먹거나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 미션을 빨리 수행해 아버지보다 나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남동생 여동생은 정반대 성격이다. 둘은 아버지가 마음에 안 들어 스트레스를 주는 쪽으로 갔고, 저는 아버지를 이기고 싶어 낫다고 보여주려고 한 게 이렇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동생들은 아버지가 기대하지 않도록 해서 받는 영향을 줄인 거다. 포기시키는 거다. 신부님은 반대로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 잘해내서 아버지의 힘이 내게 덜 미치도록 하려고 했다. 그 영향을 반복해서 받고 싶지 않으니까. 철옹성 같은 아버지를 딛고 가겠다는 거다. 날 쥐락펴락 못하게. 신부님은 방어기제 중에서 승화라는 방어기제를 쓴 거”라고 봤다.

또 오은영 박사는 “힘들었던 부분들을 사회에 바람직하고 도움이 되는 부분으로 해결하고 사는 걸 승화라고 한다. 아버지에게 힘들고 마음 아팠던 부분이 있었지만. 그걸로 힘들어하면서 엇나가는 사람도 있고 생명에 해가 되는 걸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더 유능한 사람이 돼 이겨내려 한 거다. 어떻게 보면 신부님이 된 데에는 깊은 종교적인 부분이 있지만 아버지보다 더 크게 독립하는 좋은 방법이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성용 신부는 “17살 때부터 집에서 떠나 살았다. 독립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너무 부딪치고 안 맞으니까. 내가 나가야 겠다”고 인정하며 “아버지라는 이름이 어려워 하느님이란 이름도 어려웠다. 나의 경험을 말해주는 게 다른 사람이 공감하는 건데 청소년들이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하면 제 이야기를 해준다. 아버지에 대한 연민은 저희 아버지가 준 숙제이기도 하지만 재능이라고도 생각한다”고 상담을 하고 공감하는 데도 부친과의 갈등 경험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하성용 신부의 부친에 대해 “그때 시대상이라는 게 있어 나쁘다 옳다 할 수 없다. 신부님의 아버지도 가엽다. 삶의 중요한 기준은 나는 강해야 해, 이거 하나였다. 울어도 약해지는 거야, 따뜻한 말을 해줘도 약해지는 거야. 그렇지 않았는데 이걸 놓으면 삶이 다 무너질 것 같았던 거다”고 헤아렸다.

하성용 신부는 “한 번은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는데 아버지만 계셨다. 아버지가 안경을 끼고 신문을 보다가 안경을 감추셨다. 내가 약해보이면 안 되는 게 강박인 거다. 휴가 복귀하고 우리 아버지도 늙는구나. 늙으면 병들겠지, 힘들고 어렵게 돌아가실 수도 있겠지. 어떻게 대면해야 하나 저에게 숙제였다”며 “아버지에 관련된 모든 게 다 싫었다.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한 번이라도 진솔한 대화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진지하게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매일 바뀌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제작진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하성용 신부는 “잘 지내세요? 오늘 뭐하셨어요? 누구 만나셨어요? 기쁜 일이 뭐예요? 어머니와 잘 하는데 아버지와 한 적이 없다. 아버지 입으로 듣고 싶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장례 미사 강론도 생각해둔 게 있다. 첫 마디는 이날이 올 줄 알았다. 아버지에게 살아계실 때 못한 말들을 늦었지만 하고 싶은 게 지금 내 생각이다”고 답했다.

오은영 박사가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제안하자 하성용 신부는 “말을 걸 때마다 핀잔이 돌아온다. 누구 만나셨냐. 왜? 네가 알아서 뭐해. 제가 전화하면 안 받으신다.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아버지가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그럼 도움이 필요하니 병원 데려다 줘, 집에 뭐 필요하니 갖다 줘. 그런 생각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거절당할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을 것 같다. 어린 나이 자녀는 거절로 받아들이고 상처”라며 “그게 아버님의 진심이 아니고 방식이다. 독특한 방식을 염두에 두고 또 그러지 않을까? 연연할 필요 없다. 방식은 안 바뀔 거다. 그건 전혀 볼 필요가 없다. 진심만 보면 된다”고 조언했다. 하성용 신부는 “아버지가 대답을 해주시면 대성통곡할 것 같다. 올해 안에 시도를 해보겠다”고 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캡처)

[뉴스엔 유경상 기자]뉴스엔 유경상 y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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