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30년 집권 길 열리나...튀르키예 대선 결선투표 시작

류재민 기자 2023. 5. 2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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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대선 결선투표를 나흘 앞둔 24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28일(현지 시각) 튀르키예에서 대선 결선 투표의 막이 올랐다. 프랑스24 등 외신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9) 대통령이 강력한 튀르키예 민족주의를 앞세워 재집권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8시 튀르키예 전역에서 시작된 결선투표는 같은 날 오후 5시(한국 시간 오후 11시) 마감된다. 결과는 오후 9시(한국 시간 29일 오전 3시)쯤 나올 전망이다. 이날 투표는 지난 14일 1차 투표에서 1위 에르도안 대통령(49.5%)과 2위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44.8%)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두 사람의 표차는 전체 6400만 유권자 가운데 약 250만 표에 불과했다.

선거 8일 후인 지난 22일 5%대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한 시난 오안 후보가 에르도안 지지를 선언하면서, 현재 선거 판은 에르도안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에르도안이 강성 민족주의 성향의 시난 오안과 손을 잡으며, 튀르키예 민족과 애국심에 호소하는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대선 1차 투표와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승리한 만큼, 의회도 여당이 장악한 상황”이라며 에르도안의 우위를 예상했다.

지난 14일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속한 정의개발당(AKP) 연합이 전체 600석 중 323석으로 과반을 차지한 것 역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유리한 요인이다. 외신들은 정국 안정을 위해 여소야대를 방지하려는 유권자 심리가 결선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개헌안에 따라 최대 2033년까지 총 30년 장기 집권의 길을 열게 된다. 2003년 총리로 권력을 잡은 후 이미 20년간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앞으로 10년 더 통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역시 에르도안 대통령의 표를 뺏어오기 위해 민족주의적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추격에 나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결선투표 직전 유세에서도 “당신(에르도안)이 1000만명 이상의 난민을 데려왔다. 내가 집권하는 즉시 모든 난민을 돌려보내겠다”고 연설했다. 이처럼 그가 결선을 준비하며 강경한 난민 반대 입장으로 선회하자 역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위미트 외즈다으 승리당(ZP) 대표가 클르츠다로을루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ZP는 이번 총선에서 2.2%를 득표했다.

금융시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진 후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결선 투표를 앞두고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20리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튀르키예의 향후 5년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신용파생상품 신용파산스와프(CDS) 비용은 지난 14일 이후 급등해 최근 6개월 만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그만큼 튀르키예의 신용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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