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오랫동안 팬들의 기대를 모아온 신형 랜드크루저 FJ를 마침내 태국 시장에 공식 출시했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공개 이후 약 5개월 만의 일입니다. 이 차량이 실제로 생산되는 나라인 태국에서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상징적입니다. 토요타는 단순히 새 차 한 대를 내놓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4가지 커스텀 콘셉트카와 공식 액세서리 패키지까지 동시에 선보이며, 이 작은 오프로더가 품고 있는 가능성을 가감 없이 펼쳐 보였습니다.

이번 론칭 행사에서 공개된 콘셉트카는 각각 메리디안(Meridian), 네이처 익스플로러(Nature Explorer), 레전더리(Legendary), 스트리트 크루저(Street Cruiser)라는 이름을 달고 등장했습니다. 하나의 차체에서 이렇게 전혀 다른 네 가지 정체성이 뻗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은, 랜드크루저 FJ가 단순한 '작은 랜드크루저'가 아님을 웅변합니다. ARB, 올드맨 에뮤, 렌소, 브렘보, 요코하마 같은 세계적인 튜닝·부품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이 콘셉트들은, 구매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얼마든지 재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합니다.

그 중 메리디안은 오프로드에 가장 진심인 모델입니다. 시멘트 그레이 도장에 검정 지형도 문양을 더한 외관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ARB 차체 보호대, 스노클, 루프랙, LED 라이트바로 중무장한 이 차는 올드맨 에뮤 스프링과 나이트로차저 쇼크를 활용한 20mm 리프트킷으로 지상고까지 높였습니다. 17인치 렌소 알로이 휠에 험로용 타이어를 조합한 모습은, 거친 길을 전제로 설계된 차량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 같습니다.

네이처 익스플로러는 캠핑과 장거리 여행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답안입니다. 스모키 블루 차체 위에 흰색 루프를 얹고, 루프탑 텐트와 사이드 어닝을 장착해 그 자체로 하나의 이동식 베이스캠프가 됩니다. ARB 스팟라이트와 나초 LED를 더해 야간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했습니다. 이 콘셉트를 보고 있자면, 주말마다 자연 속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이 절로 생깁니다.

레전더리는 랜드크루저의 역사를 아는 이라면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콘셉트입니다. 샌드스톤 옐로의 도장과 복고풍 원형 LED 그래픽, 크롬 스틸 휠을 연상시키는 렌소 알로이 휠, 펜더의 전통적인 랜드크루저 엠블럼까지, FJ40의 향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오래된 것을 그리워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원하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장 인간적인 욕망을 이 차 한 대가 충족시켜 줍니다.

스트리트 크루저는 전혀 다른 결의 콘셉트입니다. 낮춘 서스펜션에 20인치 대형 휠, 매트 랩핑과 레이싱 그래픽, 브렘보 레드 캘리퍼와 광택 블랙 루프를 조합한 이 차는, 흙길보다 도심 거리가 더 어울립니다. 스페어 타이어 자리에 자전거나 오토바이 캐리어를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라이프스타일 차량으로서의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냅니다. 요즘처럼 개성이 중요한 시대에, 이런 접근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먹힐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콘셉트카 외에도 토요타는 실제 구매자를 위한 공식 액세서리 패키지 세 종류를 함께 선보였습니다. 스노클과 차체 보호대, 머드가드로 구성된 언바운드 익스플로러 패키지가 3만 2,450바트, 그릴 가니시·스페어휠 커버·전후방 블랙박스 등을 묶은 어반 유니크 패키지가 3만 2,700바트, ARB 루프 플랫폼이 추가된 프리덤 저니 패키지가 3만 6,400바트입니다. 각 품목을 개별 구매할 수도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지가 넓습니다.

파워트레인은 2.7리터 4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단일 구성입니다. 최고출력 164마력, 최대토크 245Nm를 발휘하며, 6단 자동변속기와 파트타임 4WD 시스템, 후륜 차동 잠금 장치를 갖췄습니다. 전장 4,610mm, 휠베이스 2,580mm의 비교적 아담한 체구임에도 최저지상고 245mm, 도강 깊이 700mm를 확보해 실질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뒷받침합니다. 하이브리드나 터보 엔진 없이 자연흡기로만 구성된 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내구성과 정비 편의성을 중시하는 랜드크루저 특유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읽힙니다.

태국 현지 출시가는 126만 9,000바트, 미화로 약 3만 8,100달러입니다. 현지에서 판매 중인 코롤라 크로스 GR 스포트 최상위 트림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며, 포르투너 기본형보다는 비쌉니다. 단일 고급 트림으로만 판매되는 만큼, 18인치 알로이 휠,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7인치 디지털 계기판, 듀얼존 공조, ADAS 등이 모두 기본으로 포함됩니다. 기자의 시각으로는, 랜드크루저라는 이름값과 라더 프레임 기반의 정통 오프로더로서의 희소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가격대입니다.

랜드크루저 FJ는 이제 태국에서 첫발을 뗐습니다. 일본 시장 출시 이후에는 더 다양한 액세서리와 파생 트림이 추가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응도 더욱 뚜렷해질 것입니다. 작지만 진지하고, 단단하면서도 다재다능한 이 차가 랜드크루저 계보 안에서 어떤 위치를 만들어 나갈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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