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들이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은 이를 단순한 시장 사이클이 아닌 구조적 전환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중심의 수익 구조 다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래대금 흐름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실적 개선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 확대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유입 확대와 증시 활황이 맞물리면서 수수료 수익이 빠르게 증가했고 이는 증권사 전반의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현재 증권업 실적이 거래대금과 높은 연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NH증권은 다소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증권업 호황을 단기적인 시장 환경 변화가 아닌 구조적 전환의 결과로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 저변 확대와 자본시장 중심의 자금 이동이 맞물리며 금융산업의 중심축이 변화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단순히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호황이 아니라 수익 기반 자체가 확대되는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NH증권은 이러한 구조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IB와 WM을 중심으로 한 자금 선순환 구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통해 유입된 고객 자금을 기업금융 투자로 연결하고 그 성과를 다시 고객에게 환원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고객 자산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고, 브로커리지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현재 수익 구조를 보면 브로커리지의 영향력이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이다. NH증권의 위탁매매 부문은 순영업수익 기준 약 20%대 중반 수준을 차지하며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이는 거래대금 증가 국면에서는 수수료 수익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시장 거래가 둔화될 경우 실적 변동성 역시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증권업 특성상 시장 변동성에 따른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다는 점도 구조 전환의 한계로 지적된다. IB와 WM 중심 사업 역시 자금 유입과 투자 성과에 영향을 받는 만큼 시장 환경 변화와 일정 부분 연동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브로커리지 비중이 낮아지더라도 시장 의존 구조 자체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NH증권의 실적 포트폴리오에 이중적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구조 전환을 가장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거래대금 흐름과 실적이 연결된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시장 활황기에는 브로커리지와 자금 기반 사업이 동시에 성장하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만 반대로 시장이 위축될 경우 두 축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NH증권은 현재 증권업을 둘러싼 논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업황을 구조적 변화로 해석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거래대금이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증권업 호황의 이면에 존재하는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는 지점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증권은 IB와 WM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바꾸려는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거래대금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구조 전환이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실적은 여전히 시장 흐름과 함께 움직이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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