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亞 최대 원유 생산량" 서울우유 양주공장 "집유부터 출하까지 자동화"
'스마트 공장' 도입…원유 투입부터 제품 완성까지 자동화
서울우유 미래 먹거리 'A2+우유' 생산기지…"2030년 전면 전환"
[양주=뉴시스]김민성 기자 = # 지난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차를 타고 1시간 20여분 정도를 달려 경기 양주시 은현면에 들어서자 단풍이 서서히 물들어가는 용암산 자락에 익숙한 '서울우유' 글씨가 보였다.
아시아 최대 원유(原乳) 생산량을 자랑하는 서울우유 양주공장의 전경이다.
공사 기간만 7년, 총 3000억원이 투입된 양주공장은 기존 용인공장과 양주공장을 통합해 만든 원유 생산 공장이다.
부지면적만 25만5498㎡(약 7만7000평)에 달한다. 이는 축구장 약 36개 크기다.
서울우유에 따르면 양주공장의 하루 최대 원유 처리량은 약 1700톤이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목장에서 하루 생산되는 원유의 약 30%에 해당하는 양으로, 원유 처리량 기준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양주공장의 일일 제품 생산량은 200㎖ 기준 346만개로, 이는 서울우유 하루 전체 생산량(830만개)의 40% 수준이다.
이날 진행된 투어를 통해 목장에서 집유한 원유가 공장에 도착해 제품으로 생산되는 전체 과정을 순서에 따라 지켜볼 수 있었다.
원유 투입부터 제품 완성까지 기계가 알아서 '척척'
생산동에 다다르자 목장에서 가져온 원유의 품질을 검사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직원이 직접 안전장치를 착용하고 탱크로리 형태의 원유운반차량에 올라가 검사에 사용할 원유 한 컵을 채취한 후 기계에 투입해 품질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를 통과한 원유는 저유창고로 이동한다. 원유 검사장을 나오자 공장 중앙지역엔 은색 원기둥 모양의 거대한 저유창고가 자리잡고 있었다.
양주공장은 최대 150톤을 저장할 수 있는 저유창고 8개를 보유하고 있다. 한번에 1200톤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셈이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질켜보기 위해 우유생산동 내부로 이동했다.
원유를 본격적인 생산에 투입하기 앞서 우선 원유 속 이물질을 원심분리기로 분리하는 청정공정을 거친다.
이후 균질공정을 통해 원유 속 유지방을 잘게 부수고 130도 고온으로 원유를 2초간 살균하는 살균공정을 통해 원유 속 세균을 없앤 후에야 제품 생산 공정에 투입될 상태의 원유가 된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니 세 대의 기계 쉴 새 없이 팩 우유를 생산하고 있었다.
기계에 카톤(Carton)을 투입하면 우선 기계가 팩 모양으로 접은 후 빠르게 우유를 주입한다.
이후 빠르게 팩을 밀봉한 뒤 제조일자와 소비기한을 외부에 찍고 금속검출기를 통과하면 제품이 완성된다.
기계 내부에서 진행되는 각각의 공정은 평균적으로 1초씩이 걸렸다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팩을 투입하고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약 10초 안팎이 소요되는 셈이다.
플라스틱 병 우유와 비요뜨도 팩 우유와 생산 과정은 비슷하다.
팩을 접는 공정 대신 병을 세척하고, 플라스틱 수지를 제품 모양에 맞게 변형하는 공정으로 바뀔 뿐이다.
플라스틱 병 우유 제품의 경우 팩을 접는 대신 병을 거꾸로 매달아 물로 세척하며, 비요뜨는 돌돌 말린 플라스틱 수지를 기계에 투입하면 요거트와 토핑이 들어갈 수 있도록 열을 가해 변형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된 제품은 RTV(Robotic Transfer Vehicle)에 실려 냉장 창고로 이동한다.
냉장창고에 들어서니 우유가 담긴 아파트 6층 높이의 거대한 랙에 출고를 기다리는 제품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서울우유에 따르면 양주공장의 메인 냉장창고는 약 7300여개의 파레트를 한번에 보관할 수 있다.
이는 최대 200㎖ 기준 우유 650만개를 보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냉동창고 내부엔 총 90개 셀로 구성된 20개의 거대한 랙이 나란히 늘어서 있었다.
랙 사이엔 '스태커 크레인'이라 불리는 자동화 크레인이 움직이며 바쁘게 제품이 실린 파레트를 운반했다.
랙 2대당 1개의 스태커 크레인이 움직이며 각 셀에서 필요한 제품의 파레트를 빼내 지게차로 옮긴다.
이후 지게차가 각 지역으로 우유를 배송할 냉장 차량에 제품을 싣는다.
양주공장은 '스마트 공장'을 적용해 공정 대부분을 자동화했다.
원유 투입부터 완성된 제품을 냉장창고로 이동하는 일까지 자동화한 것이다.
실제 이날 공정을 돌아보는 동안에도 생산 기계 작동 현황을 체크하는 1~2명의 직원 외엔 다른 직원들의 모습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단 완성된 제품을 냉장창고에서 냉장탑차로 옮기는 과정은 지게차를 활용해야하는 탓에 다수 직원이 필요했다.
서울우유의 미래 'A2+ 우유'
현재 양주공장에서는 지난 4월 출시한 'A2+우유'를 비롯해 '나100%' 우유'·'비요뜨' 발효유를 포함해 분유·버터·연유·유음료 등 60여개 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양주공장은 서울우유 미래 먹거리인 'A2+ 우유'를 생산하는 유일한 공장이라는 점에서 서울우유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A2우유란 오직 A2 베타카제인만을 함유한 우유를 말한다. 베타카제인이란 원유의 성분을 말하는데, A1과 A2 베타카제인은 소의 유전 형질에 따라 결정된다.
A2 우유는 '배가 안아픈 우유'로도 잘 알려져 있다. A2베타카제인은 복부 불편감을 유발하는 '베타카소모르핀-7(BCM-7)'을 적게 함유하고 있어서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4년 전부터 기존 A1 베타카제인 보유 젖소를 A2 베타카제인 형질을 가진 젖소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현재 100% A2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전용 목장'을 36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서울우유 협동조합 전체 1400여개 농장 중 2.5%에 해당한다.
서울우유는 100% A2 베타카제인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목장에서만 A2 원유를 집유한다. 0.1%라도 A1 베타카제인이 검출될 경우 A2+ 제품에 사용하지 않는다.
전용 목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없었던 이유도 '느리더라도 확실히 하겠다'는 서울우유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서울우유는 오는 2030년 모든 제품을 A2우유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029년까지 전체 농장의 90% 이상을 A2 원유 전용 목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함창돈 서울우유 양주공장 공장장은 "2029년까지 전체 목장의 90% 이상을 A2목장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올해까지 조사한바에 따르면 현재 전체 목장의 55%정도가 전용 목장까진 아니어도 A2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A2 우유 보급에 있어 또 다른 걸림돌은 바로 일반 우유 대비 비싼 가격이다.
다만 서울우유 측은 향후 A2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목장이 늘어난다면 생산량이 늘어나 가격도 점차 일반 우유 수준까지 저렴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혜미 서울우유협동조합 우유마케팅팀 차장은 "A2+우유는 일반 우유 대비 적게는 1.3배 많게는 2배 비싸다"며 "A2+ 우유는 전용 목장에서만 집유하기 때문에 원가적으로 고가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사업 초기라 여러가지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가격이 높지만, 향후 전용목장이 늘어난다면 일반 우유 수준까지 가격이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m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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