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으로 산다·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 [MBN이 본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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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튼튼한 빈티지로 만들어가는 것. 그건 나라는 사람을 사용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고, 내 몸을 대하는 태도가 될 수도 있겠죠.
'칼럼계의 아이돌'이자 특유의 유머러스하고도 날카로운 문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가 『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로 소설가로서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인생의 쓴맛을 끝까지 응시한 자만이 다다를 수 있는 비감과 미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껴안는 삶의 단맛이 펼쳐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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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잘 썼어. 덕분에 색이 참 곱네."
치밀한 구성과 특유의 서스펜스로 한국문학의 호러·스릴러 열풍을 이끌어온 작가 강화길이 첫 산문집 『낭만적으로 산다』를 출간했습니다. 늘 예리하고 날카로운 서사 뒤에 숨어 자신을 드러내기를 아껴왔던 그가 이번에는 소설 밖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내면과 일상을 솔직하게 꺼내놓습니다.
작가는 오랫동안 '질병의 왕국'의 시민으로서 고통과 불안, 그리고 몸과 마음의 통증을 홀로 감당해 왔다고 고백합니다. '잘하지 못하면 존재 의미가 없다'며 자신을 몰아붙이던 데뷔 초의 분투부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가 된 후에도 여전했던 글쓰기의 고통과 환희, 그리고 불쑥 삶을 침범해 오던 신체적 통증과의 사투까지 그는 모두 외면하지 않고 기록합니다. 나아가 그 계절을 버티게 해준 문학과 영화, 드라마에 대한 애정 어린 이야기들도 함께 풀어냅니다.
'질병 탐정'처럼 병원을 전전해야 했던 일상 속에서도 작가는 "아팠으나 쓰고 싶은 글을 계속 쓰며 살았다"고 말합니다. '통증과 회복'이라는 하나의 실타래로 꿰어진 책은 약점을 잡힐지언정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강화길의 내밀한 편지이자 자신만의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낭만적인 위로입니다.
강화길 ㅣ 문학동네 ㅣ 204p

"이제 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단다. 지금부터 인생의 숙제가 회전초밥처럼 밀려올 거란다. 때를 놓치지 않고 꾸역꾸역 입에 넣어야 한단다. 식성이 까다로우면 고생한단다."
'칼럼계의 아이돌'이자 특유의 유머러스하고도 날카로운 문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가 『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로 소설가로서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추석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등을 통해 보여준 격조 높은 칼럼의 세계를 넘어, 이번에는 허구의 서사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생생히 그려냅니다.
책에 수록된 열두 편의 단편은 무언가에 홀린 듯 거침없이 질주합니다. 희대의 아부 전문가와 독재자의 기묘한 대결, 만국 내향인의 단결을 도모하는 매니페스토, 사라진 혁명가를 찾는 전단, 노벨문학상에 국운을 걸어버린 K국 등 저마다의 다채로운 목소리가 저돌적으로 내달립니다. 그 기묘한 행진을 웃으며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한국 사회의 정상성 신화가 깨지는 지점에 선 채 어느덧 그 행렬의 일부가 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서사를 이끄는 동력은 김영민 특유의 대체 불가능한 문체입니다. 마음 한구석을 애틋하게 만들되 감상에 젖지 않고, 냉소적이면서도 다정한 유머가 페이지마다 반갑게 튀어 오릅니다. 그간 '~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던져온 저자는 마침내 소설의 언어를 통해 "무엇을 위해 살다 죽을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다다릅니다. 인생의 쓴맛을 끝까지 응시한 자만이 다다를 수 있는 비감과 미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껴안는 삶의 단맛이 펼쳐지는 책입니다.
김영민 ㅣ 김영사 ㅣ 235p

동세대 청춘의 사랑과 고민을 가장 감각적으로 그려온 박상영 작가가 등단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장편 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로 돌아왔습니다. 『1차원이 되고 싶어』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에서 작가는 특유의 퀴어·일상 서사를 넘어, 한국 현대 경제사를 묵직하게 관통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도전합니다.
남성 주인공을 내세웠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의 중심에는 여성 주인공이 서 있습니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일본 요코하마, 자이니치 여성 '하나'는 도시락 가게를 운영하던 어머니를 갑작스러운 화재로 잃게 되고, 그의 유언에 따라 한국의 대기업 총수 윤동주를 찾아옵니다. 하나는 어머니가 과거 세일백화점 미인대회 우승자였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며 세일그룹 일가에 감춰진 비밀과 방화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의 눈부신 성장 뒤에 숨은 담합과 부패, 그를 관통하던 여성의 삶, 복수와 사랑이 밀도 높은 미스터리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전쟁 후 미국의 원조에 기대어 자본을 축적하고 신분 상승을 꾀한 산업가들,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확장하며 경제를 집어삼킨 집단, 수익과 효율에 가려져 죽고 다친 이들의 기록되지 못한 숫자까지. 그 어두운 길을 한 발 한 발 통과해 얻어냈던 '대기업 총수'의 왕관이 실은 초라한 ‘지푸라기'라는 진실은 모든 욕망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대변합니다. 씁쓸한 과거를 조명하는 역사소설인 동시에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사랑'을 그려낸 긴 서사시로 기억될 책입니다.
박상영 ㅣ 래빗홀 ㅣ 352p
[MBN 문화부 심가현 기자 gohyu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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