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주가 안 오른다”…저PBR 대명사된 태광산업, 주주불만 속출

2대 주주 트러스톤 공개 비판에 일반주주 반발까지 확산…주가 부진 장기화 주주환원 도마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에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에 대한 구조 개선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꼽혀온 태광산업을 둘러싼 주주 불만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저PBR 기업 리스트를 공개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태광산업이 여전히 변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일반 주주들 사이에서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정책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절반가량이 PBR 1배 미만에 머물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0.5배 이하의 극단적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다. 태광산업 역시 PBR 0.18배 수준에 머무는 대표적 저평가 종목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청산 가치에도 못 미치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태광산업은 전체 발행주식의 24% 이상에 달하는 자사주를 20년 넘게 보유하고 있음에도 구체적인 소각 계획이나 활용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히지만 태광산업은 이에 대해 명확한 로드맵을 내놓지 않으며 저평가 구조를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태광그룹은 최근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며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경산업과 동성제약 인수에 약 5500억원을 투입하며 화장품·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규모 투자와 주주환원 정책 부재가 공존하는 모순적 상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동성제약의 경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가격에 인수를 결정하면서 투자 타당성보다 전략적 의지가 앞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이호진 전 태광산업 회장 등 총수일가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까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주주들 사이에서 나온다. 사진은 이호진 전 태광산업 회장.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총수일가를 둘러싼 규제 리스크까지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국세청이 태광 계열사와 총수 일가 친인척 관련 기업까지 포함해 동시다발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거래와 탈세 의혹이 다시 부각되고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예고한 상황이다.

일반 주주들의 불만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의결권 위임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주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자 태광산업 측에서도 위임장 확보를 위해 방문요청을 하는 등 이례적인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태광산업 한 주주는 “태광산업 논란의 핵심은 저평가의 이유가 명확함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며 “정부가 저PBR 기업에 대한 공개 압박과 제도 개선을 병행하며 시장 변화를 유도하고 있지만 기업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주가가 상승할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 측에선 자사주 20% 가량을 6~7월에 할 예정이라곤 하는데 이 말마저도 믿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시장에서는 태광산업이 더 이상 ‘저평가 기업’이 아닌 ‘저평가가 지속되는 기업’으로 인식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호진 회장의 사법 리스크부터 지배구조 개편, 자사주 소각, 이사회 독립성 확보 등 핵심 과제에 대한 구체적 실행 없이는 현재의 할인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글=임현범 르데스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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