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피 맛만 보고 ‘털썩’…이제 진짜 팔아야 하나요 [선데이 머니카페]

김남균 기자 2026. 5. 1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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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급등에 대규모 차익 실현
하락 추세 전환 판단은 섣불러
외국인 보유 비중 아직도 39%
증권가 “밸류에이션 매력 여전”
코스피가 장 초반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한 뒤 급락 전환해 7500선을 내준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8000선 돌파기념 세리머니 흔적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락장이 시작되니 이제는 팔아야 하나, 혹은 건강한 조정이니 월요일에 추가 매수를 해야 하나.

주말 사이 많은 투자자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인들이 연일 수조 원어치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는 뉴스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오늘 서울경제신문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금요일 코스피 폭락의 원인을 짚어보고 전문가들이 진단한 향후 코스피 전망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25분 만에 깨진 8000피
개인은 또 7조 원 순매수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7951.75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직후 최고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코스피 8000선 돌파는 이달 6일 7000선을 처음으로 넘긴 뒤 7거래일 만이었습니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팔천피’ 시대가 지속된 시간은 단 25분이었습니다. 오전 9시 12분 8000을 처음으로 돌파했고 최고점인 8046.78까지 걸린 시간은 16분. 이후 거짓말처럼 하락 반전하여 9시 37분 8000선을 내줬고 오후 1시 28분에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습니다. 장중에는 7400선까지 깨지며 7371.68까지 떨어졌죠. 결국 코스피는 최종 6.12% 떨어진 7493.18에 마감했습니다.

지수 하락의 원인은 꽤 명확합니다. 바로 외국인 순매도입니다. 코스피가 8000을 넘자 외국인들은 매도를 확대했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 이에 미국 증시 시간외 선물이 하락 전환하자 한국 증시도 하락을 확대했죠. 외국인은 15일에만 정규장 기준 5조 612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사실 코스피가 7000을 넘긴 이후 국내 증시 상승은 오롯이 개인투자자 매수에 힘입은 결과였습니다. 이달 7~14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26조 4179억 원어치를 순매도할 동안 개인은 23조 248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15일에는 무려 7조 182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국내 증시 사상 최대 순매수였습니다.

즉, 개인의 ‘나 홀로 매수’로 수급적 측면에서 취약성이 커진 상황이었는데 전쟁·금리·환율 등 복합 리스크가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압력이 누적된 데다 가격 부담도 컸다”며 “외국인들이 지난주부터 이익 실현과 리밸런싱 목적의 매도를 이어가는 동안 개인이 수급을 받아줬는데 오늘은 그 흡수력이 약해지면서 낙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의 의도는?…“포지션 축소 아닌 리밸런싱”

그렇다면 외국인은 왜 이렇게 팔기만 하는 걸까요? 외국인 순매도 수치에 담긴 의미를 정교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반드시 함께 봐야 합니다.

15일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9.31%로 집계됐습니다. 40%를 넘어섰던 2006년 이후 약 20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92조 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코스피 지분율은 같은 기간 31%에서 39%로 늘었습니다.

이는 외국인이 대형 반도체 종목을 위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이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일 기준 46.9%입니다. 그렇다면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일까요? 무려 60.2%입니다.

즉, 보유 자산의 무게 중심이 대형 반도체에 쏠려 있고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만큼 외국인이 과거보다 적은 물량을 팔아도 절대 금액으로는 큰 순매도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이 줄어들지 않고 있기에 최근 이들의 대규모 순매도가 적극적 포지션 축소가 아닌 차익실현·리밸런싱 수요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외국인 순매도는 5월 이후 반도체, 자동차 등 시가총액 최상위 대장주들의 단기 폭등에 따른 단순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며 “‘외국인 순매도 역대급 강화→증시 하락 추세 전환→외국인 순매도 추가 가속화→증시 전반에 걸친 자금 이탈’과 같은 시나리오의 현실성은 낮게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8000대 돌파와 안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여전히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은 유효하다”며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 이하라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하락 추세로 반전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1차 지지선을 12개월 선행 PER 7.12배(2026년 저점)와 5월 초 갭상승 구간이 위치한 6900~7100선 전후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당분간 증시 변동성은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70선 위에서 움직이면서 일간 수익률 진폭이 4% 이상을 보여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사팔사팔’보다는 ‘포지션 유지’가 소중한 시드머니를 지킬 수 있는 방법임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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