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관전 포인트는?
‘농민 대통령’을 뽑는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질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최성환(부산 부경원예농협조합장) 후보의 사퇴로 7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게 됐는데요.
기호 1번부터 △황성보 경남 동창원농협 조합장, △강호동 경남합천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조합장,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입니다.
재도전 프리미엄 통할까?
역대 회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첫 출마보다는 오랜 기간 인지도를 높여온 재수, 삼수 후보들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김병원 전 회장은 앞선 21대, 22대 회장 선거에서 최원병 전 회장에게 밀려 낙선했지만, 23대 선거에서 당선되며 회장직에 올랐습니다. 이성희 회장 역시 23대 선거에서 김 전 회장에게 패배한 경험이 있으나, 24대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24대 회장 선거에서 이성희 후보와 함께 결선 투표까지 진출했던 유남영 후보는 당시 전북 정읍 조합장으로서 6선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23대 선거에서 김병원 전 회장, 이성희 회장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한 최덕규 후보 또한 경남 합천가야 조합장으로서 7선을 지낸 인물입니다.
강호동 조합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는 이유입니다. 5선인 강호동 후보는 농촌농협 출신으로 제24대 농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3위로 낙선했지만 일선 농•축협 조합장들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반면 경제사업 규모 200억 원, 자산규모 2천억 원대의 소규모 농협 경영 이력으로 거대 조직인 농협중앙회를 이끌기에는 역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재임기간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취급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3개월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이력도 리스크입니다.
다수의 후보가 출사표를 낸 영남지역 인물이라는 점도 복병입니다. 30.6%에 달하는 영남권 표심이 지역 출신 후보에 분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2일 사퇴한 최성환 후보 외에도 영남권에서는 총 3명의 조합장이 경합 중으로 이들 모두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황성보 조합장(창원 동창원농협)은 현 농협중앙회 이사로 농협중앙회 대의원 및 창원시조합운영협의회 의장을 역임했고, 농협중앙회 상생협력 위원회 위원 및 NH생명보험 발전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1998년 최연소 조합장으로 당선됐으며 5선 조합장으로서 합리적인 업무처리로 세평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산 금정농협 6선인 송영조 조합장은 현재 농협중앙회 이사와 농협경제지주 이사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송 후보는 농산물 시장 개방 등 농업 통상 분야 대응에 대해 자문 받는 농정통상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했습니다. 5년 연속 도농상생 지표인 ‘도시농축협 역할지수’ 1위 타이틀을 지키고 있으며 상호금융대상, 자산건전성, 종합업적평가 등에서도 수년째 최고 경영실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 이사로서 전국적 지명도가 높고 좋은 평판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또 다른 인물은 충청권 조덕현 후보입니다. 충청도 유권자 분포가 19.8%로 전체 5분의 1 수준이지만 충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에 선임되면서 30년 만에 충청권 회장 선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청권 조합장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조 후보는 한돈협회 천안지부장을 역임한 한돈 농가의 3선 조합장입니다.
“캐스팅보트는 호남권 표심?”
선거는 과반 득표로 결정됩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바로 당일 1, 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로 진행됩니다. 2차 투표로 넘어갈 경우, 어떤 변수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23대 농협회장 선거에서 김병원 당시 후보는 1차 투표에서 2위로 결선에 올랐지만 2차 투표에서 1위로 오른 이성희 후보를 37표차로 앞질러 승패를 뒤집었습니다. 21대 선거에서도 1차 투표에서 2위로 올라온 최원병 후보가 2차 투표에서 1위로 오른 김병원 후보보다 더 높은 표를 얻어 역전승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더욱이 당선을 위한 과반 이상 획득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전망입니다. 지역별 지지를 지반으로 7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는 데다가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11명 전원이 투표에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합원이 3,000명 이상인 대규모 조합의 조합장이 2표를 행사하는 부가의결권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유효표 수가 1,252표에 달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일각에서는 지역 후보자가 없는 호남권 표심이 결과를 가르는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호남지역 유력 후보였던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은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유권자 분포는 경북(14.4%), 경기(14%), 전남(13%), 충남(12.7%), 경남(12%), 전북(8.6%), 강원(6.6%), 충북(6%), 제주(2.8%), 서울(1.6%), 대구(1.6%), 울산(1.4%), 인천(1.5%), 부산(1.2%), 광주(1.2%), 대전(1.1%) 순입니다. 경상도가 30.6%로 가장 많고 이어 전라도 22.8%, 충청도 19.8%로 뒤를 잇습니다.
투•개표는 1월 25일 농협중앙회 대강당(서울 중구 소재)에서 실시됩니다.
결선투표가 끝나는 대로 개표가 진행될 예정으로, 25일 저녁 무렵에나 당선자가 확정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