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美 차세대 전투기 F-47 사업자로 선정…트럼프 "가장 강력할 것"

보잉이 미국 공군의 차세대 최첨단 전투기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사진=보잉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6세대 전투기인 F-47 개발 사업자로 보잉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F-47은 5세대 전투기인 F-22를 잇게 됐다. 명칭은 트럼프가 미국 제47대 대통령인 점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F-47이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중 가장 발전되고 가장 강력하고 가장 치명적”일 것이며 역사상 가장 비싼 전투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동맹국들도 끊임없이 연락해 오고 있다”며 “그들도 구매를 원한다”고 말해서 해외 판매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전투기는 2030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며 반자율 드론과 함께 운용될 예정이다. 미국 공군은 이 전투기가 향후 수십년 간 중국 군사력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미 국방부는 사업 비용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연구개발(R&D) 및 구매 비용 등으로 500억달러가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F-47의 디자인 개발도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되지만 스텔스 기능, 첨단 센서, 최첨단 엔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올빈 미국 공군참모총장은 “F-47이 F-22보다 비용이 낮고 미래 위협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F-47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F-47의 작전 반경이 훨씬 길고 스텔스 성능이 향상됐으며 유지 및 보수도 더 용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차세대 전투기 사업 추진에 대한 결정을 차기 행정부에 넘기면서 진행 여부가 불확실해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트럼프 2기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F-35에 대해 “드론 시대에 이미 구식”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사업에 드는 막대한 비용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미국 공군의 중국 견제를 위해 차세대 전투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트럼프 행정부가 사업 추진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잉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준비하며 방산 부문에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보잉의 방산·우주·보안 사업부 임시 사장인 스티브 파커는 “우리는 임무 수행에 필요한 가장 혁신적이고 첨단화된 항공기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보잉은 이번 계약을 따기 위해 록히드마틴과 경쟁을 벌였다. 록히드마틴은 과거 F-22와 F-35 전투기 사업을 따낸 바 있지만 이번에는 보잉이 최종 선정됐다.

보잉은 지난해 1월 알래스카항공 소속 여객기의 도어플러그(비상구 덮개)가 이륙 직후 떨어져나가서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위기를 겪어왔다. 또 대규모 파업으로 대부분의 항공기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상업 부문에서 최신형 737맥스 생산 차질과 국방 부문에서 공중 급유기, 드론, 훈련기 등의 계약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보잉은 지난해 118억달러의 연간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0년 이후 최대 규모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계약은 상업용 및 방산 부문 모두에서 고전해온 보잉에게 중요한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TD코웬의 로만 슈바이처 애널리스트는 “이번 수주는 비용 초과, 일정 지연, 국방부 프로젝트 수행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온 보잉에게 큰 활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