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년째 ‘동결’된 상속세 면제 기준의 현실
1990년대 초 우리나라는 아직 개발도상국의 면모가 짙었습니다. 당시 상속세 면제 기준은 배우자 5억원, 일괄 공제 5억원을 합해 총 10억원으로 설정됐는데, 그 기준이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입니다. 당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대부분 10억원을 넘지 않았기에 현실과 괴리가 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과 같은 급변 상태에서는 이 기준이 엄청난 부조리를 낳고 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 아파트 가격은 수십 배 뛰어 오른 반면, 상속세 면제 제도는 그대로여서 다수가 불합리한 세금 폭탄을 맞게 됐습니다. 단순히 부유층을 겨냥한 세금이 아닌, 평범한 가정의 가족이 사망한 후에도 큰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평생 한 채’ 서민도 뼈아픈 세금 폭탄 맞는 시대
특히 문제는 ‘평생 내 집 한 채만 가진’ 서민 가정도 상속세 대상이 돼버린 현실입니다. 과거같으면 가족 간 상속 시 세금 걱정이 거의 없었던 집 한 채가 이제는 족쇄가 되어,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세상을 떠난 뒤 사랑과 기억이 깃든 주택을 지키기 힘든 상황입니다.
슬픔도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상속세 고지서’가 날아오고, 통장에 해당 세금을 낼 만한 현금이 없으면 결국 집을 매각해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각을 통해 세금을 충당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매물이 급증하면 주택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장 침체 부르는 ‘고정된’ 세금 기준의 경제적 영향
상속세 면제 한도가 제자리걸음하다 보니, 고가 주택 소유층뿐 아니라 중산층까지 세금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고 이는 곧 부동산 매물 증가와 가격 하락의 악순환 고리를 형성합니다. 상속세 부담으로 인한 매물 출회는 공급 증가를 초래해 시장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이는 또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세금을 충당하기 위한 급매, 가족 간 갈등 증가, 주거 불안 심화 등 사회적 비용도 커져, 부동산 시장 건강성과 국민 삶의 질 모두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입니다.

해외 사례와 비교, 우리나라 상속세 체계의 문제점
해외 선진국들은 인플레이션, 부동산 가격 변동을 반영해 상속세 면제 기준과 세율을 주기적으로 조정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주택 가격과 화폐 가치 변동에 맞춘 자동 조정 장치나 주기적 개정을 통해 현실성을 유지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상속세 면제 기준이 1990년대 초 설정된 이후 물가상승과 부동산 가격 폭등을 거의 반영하지 않아, 현실과 괴리가 커졌고 조세형평성에도 문제점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조세 불평등과 정책 변혁의 필요성
이 같은 고정된 상속세 체계는 조세 부담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회 양극화 문제를 가중시키는 요인입니다. 부의 대물림 방지를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현실은 평범한 서민들마저 불합리한 부담을 짊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따라서 상속세 면제 기준을 현실에 맞춰 조정하고, 물가와 부동산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정책적 전환이 시급합니다. 이를 통해 조세 형평성을 높이고, 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부동산 시장의 활력 회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전망과 제언: 불합리한 상속세 제도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긍정적 영향
상속세 면제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시대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운영한다면, 서민들이 주거를 지키고 가족 간 불필요한 갈등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분별한 매물 출회가 줄어들어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과 거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는 28년간 경직된 상속세 제도를 재검토하고, 현행 세율과 면제 한도를 비롯해 과세 대상 구조 전반에 대해 현실성 있는 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공정한 세제 운영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 건설적인 토론과 입법이 이어져야 하는 시점입니다.
28년 동안 변하지 않은 시대착오적 상속세 면제 기준. 이 ‘낡은 규제’만 없앤다면, 가족 간 사랑과 이별의 후폭풍 대신 평화로운 상속이 가능해지고, 부동산 시장에도 새로운 활기가 도래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조세 개혁에 국민 관심과 정부의 적극적 대응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