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 승리 마냥 웃지 못하는 용산…다음주 윤-한 독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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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6일 치러진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야당이 불 지핀 '제2 정권심판론'을 차단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전국적으로 불리한 여론지형에서도 '텃밭 수성'에 성공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를 요구하며 정치적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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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6일 치러진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야당이 불 지핀 ‘제2 정권심판론’을 차단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전국적으로 불리한 여론지형에서도 ‘텃밭 수성’에 성공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를 요구하며 정치적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밤 대통령실은 선거 결과에 대해 따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선거 막판까지 야당 후보와 박빙 판세로 안심할 수 없던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한 대표가 여당의 전통 강세지역인 금정구의 심상찮은 선거 민심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로부터 비롯된 것처럼 선거기간 내내 용산을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한 대표로선 선거 승리가 공세 수위를 끌어올릴 명분이 되는 셈이다.
실제 ‘김 여사 문제’와 관련된 한 대표의 발언 수위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져 왔다. 지난 9일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가 필요하다)”는 발언에 이어,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12일에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언급하고, 13일엔 “김 여사 라인 존재하면 안 된다”고 발언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 기간 동안 한 대표가 부산 금정을 찾은 회수는 다섯 차례나 된다. 심지어 당대표가 된 뒤 처음으로 윤 대통령의 순방 환송 자리도 건너뛰고 금정 선거운동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한 대표의 행보를 바라보는 대통령실의 시선은 마뜩잖았다. 재보선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올 경우 그 책임을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가하려는 의도로 의심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선거를 앞두고 당정 갈등이 부각되는 걸 피하려 한 대통령실은 대응을 자제하고,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수용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재보궐선거 후 일정 조율을 거쳐 내 주초 이른 시일 내에 갖겠다”고 대통령실이 밝힌 것이다. 다만 한 대표가 요청한 ‘독대’ 대신 ‘면담’이라는 표현을 쓰고, 회동 시기를 선거 이후로 잡은 것을 두고선 ‘선거 결과를 보고 만남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뒤따랐다.
여전히 독대 방식, 시기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은 일단 한 대표와 만날 것으로 보인다. 날짜도 이미 한 대표에게 직접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둘 사이에 이견이 큰 김 여사 문제와 의정 갈등에 대한 결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변수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이런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내부적으로 김 여사에 대한 여러 논란이 야당의 과도한 의혹 제기로 부풀려졌다는 기류가 강하다. ‘김건희 라인’에 대해서도 “대통령 라인만 있다”며 일축한 게 그 예다. 명태균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대선 전에 있었던 일로 문제 될 일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대통령실은 한 대표 쪽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불만이 가득하다. 갈등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김 여사 논란 등으로 지지율 추락이 계속되는 데다, 윤-한 갈등이 계속될 경우 당정이 공멸할 수 있는 현실을 마냥 외면하긴 어렵다. 소수지만 윤 대통령이 결국 물러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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