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5 뛰어넘는 괴물 미사일"... 우주 발사체로 위장한 고체 로켓 4월 발사

4월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한국 우주 개발사의 새로운 장이 열립니다.

2023년 12월 3차 발사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바지선 위에서 고체연료우주발사체가 하늘로 치솟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런데 이번 발사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탑재중량이 무려 3배로 증가한 확장형 모델이며, 사실상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위사업청이 중심이 되어 개발한 이 발사체는 현무-5 미사일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규모를 대폭 키운 것으로,

군사적으로는 미국의 미니트맨 ICBM에 필적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고 민간적으로는 누리호와는 별개의 독자적인 우주 발사 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입니다.

누리호로는 안 되는 이유, 고체연료가 답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합니다. 이미 누리호라는 발사체가 있는데 왜 또 다른 발사체를 개발하느냐고 말이죠.

이유는 명확합니다. 누리호는 민간 주도의 발사체로 케로신과 액체산소를 연료로 사용합니다.

특히 액체산소는 극저온 상태로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 직전에만 로켓에 충전이 가능하고, 발사 직전까지 연료 탱크를 계속 냉각해주어야 하는 까다로운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누리호는 연료를 탑재하는 것만 반나절 이상 걸리고, 미사일 조립까지 포함하면 발사까지 최소 2주 이상이 소요됩니다.

일각에서는 누리호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연료를 장기간 보관할 수 없어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전시 상황이나 긴급 상황에서 2주씩 준비 시간을 기다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반면 고체연료 발사체는 완전히 다릅니다.

연료와 산화제가 이미 고체 형태로 발사체 안에 결합되어 있어 구조가 단순하고 장기간 보관이 가능합니다.

필요한 순간 즉시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물론 점화 이후 속도 조절이나 중단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지만, 군사적 활용과 긴급 위성 발사에서는 이런 장점이 압도적으로 중요합니다.

현무-5의 신뢰성과 긴급 위성 발사라는 두 마리 토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는 별도로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고체 발사체를 개발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현무-5에 탑재된 로켓 엔진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군사용 위성의 긴급 발사를 위해서입니다.

현무5

현무-5는 35톤급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대형 미사일로 미국의 미니트맨 ICBM과 비슷한 크기입니다.

문제는 이런 대형 미사일을 평시 훈련을 위해 발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점이죠.

현무-5를 발사만 해도 주변국들이 위협을 느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무-5를 위해 개발된 75톤급 고체로켓을 고체 우주발사체에 탑재해서 발사함으로써, 현무-5를 직접 발사하지 않고도 엔진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인 긴급 위성 발사는 더욱 현실적인 필요성입니다.

요즘은 갈수록 소형 위성들이 증가하고 있고 우주에는 정말 많은 위성이 올려져 있지만, 당연히 그런 위성을 격추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마

음만 먹으면 북한 같은 나라라고 해도 우리나라의 위성을 격추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죠.

한국은 앞으로 60여 개의 소형 정찰위성을 우주에 올려서 북한을 감시할 계획인데, 이 위성망이 완성되면 북한을 20분 단위로 감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위협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면 우리는 우주에 긴급하게 추가적인 위성을 올려서 북한 감시 주기를 더 줄여야 합니다.

20분 단위로 감시하던 것을 필요하다면 더 많은 위성을 긴급하게 올려서 10분 단위 정도로 감시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누리호는 발사 준비에만 몇 주가 걸리기 때문에 이런 긴급 위성 발사에 대응할 수 없지만, 고체 발사체는 발사 준비 시간이 엄청나게 짧아서 이런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습니다.

3차례 발사의 역사, 태안에서 제주로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는 누리호와는 별도로 현무-5의 기술을 활용해서 독자적인 고체 발사체를 개발했습니다.

첫 발사는 2022년 3월 30일 태안 종합시험장 앞바다의 바지선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2차 발사는 2022년 12월 30일에 있었는데, 이때는 발사 모습이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측되어 사람들이 UFO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뉴스에도 대서특필되었죠.

3차 발사는 2023년 12월 4일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발사 위치를 변경해서 태안 앞바다가 아닌 제주도 서귀포 중문 앞바다로 옮겨서 진행되었습니다.

이 발사에는 실제로 한화시스템의 시험용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이 탑재되어서 우주 궤도에 위성을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주야간은 물론 악천후 상황에서도 지상 관측이 가능한 전천후 감시 능력을 갖춘 위성이었죠.

그런데 그 후로 2년 동안 고체 발사체의 발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던 부분인데, 그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기존 3차까지 발사된 발사체는 거의 현무-5를 그대로 전용해서 만든 것으로 미사일의 크기도 작고 당연히 우주에 올릴 수 있는 위성의 크기도 작았던 것입니다.

기존 발사체는 탑재할 수 있는 위성의 최대 페이로드가 500킬로그램 정도에 그쳤습니다.

탑재중량 3배 증가, 500kg에서 1500kg로


그런데 우리 군에서 원하는 발사체는 초소형 정찰위성을 여러 개 한 번에 우주에 올릴 수 있는 발사체였습니다.

그래서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는 기존 발사체가 아닌 확장형 발사체를 새로 개발하게 되었고, 새로 개발하는 확장형 발사체는 페이로드가 1000~1500킬로그램 정도로 대폭 확대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탑재중량이 3배로 증가한 것이죠.

이는 단순히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설계를 의미합니다.

기존 발사체는 1단에 현무-5와 같은 75톤급 고체로켓을 사용하고 2단에 소형 로켓을 사용하고 3단에 위성을 올린 구조였습니다.

반면 이번 확장형 발사체는 2단도 75톤급 고체로켓을 사용하고, 1단은 좀 더 대형 고체로켓을 단일로 사용하거나 아니면 75톤급 고체로켓을 여러 개 연결해서 사용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이번 발사체는 기존 현무-5의 35톤보다 훨씬 대형화된 미사일이 될 것입니다.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하기 힘든 누리호와 달리 고체 발사체는 훨씬 손쉽게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는 훨씬 대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완성만 되면 군사적으로는 초대형 ICBM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민간적으로는 누리호 말고 별도의 새로운 발사체를 가지게 되는 것이죠.

바지선 확대와 새로운 발사장의 탄생


여기서 흥미로운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고체 발사체를 발사하는 데 사용하는 바지선은 원래 현무-5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딱 현무-5 정도 크기의 발사체까지만 발사가 가능한 플랫폼입니다.

그래서 더 대형화된 발사체를 발사할 수가 없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누리호를 발사한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하면 될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로 발사장은 아직까지 고체 발사체를 지원할 전용 발사장이 없습니다.

현재 나로 발사장에는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체 발사장을 건설 중이고, 이 발사장이 완성되는 것은 2027년경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확장형 고체 발사체 첫 발사가 나로 발사장의 고체 발사체 발사장이 완성되는 2027년 이후에나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서귀포시 앞바다에서 4월에 4차 발사가 있을 것이라는 발표가 나온 것입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나로우주센터의 고체 발사장이 완성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기존 해상 바지선의 규모를 더 확대했다는 뜻입니다.

더욱 놀라운 소식도 있습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확장형 발사체는 2026년에 한 번, 2027년에 한 번 해서 아직은 두 번의 발사 일정만 잡혀 있었는데, 새롭게 나온 소식에 따르면 2027년까지 총 10여 차례의 발사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노컷뉴스라는 언론에서 나온 단독 기사인데, 이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할지 자체가 의문일 정도로 공격적인 일정입니다.

제주, 한국의 새로운 우주 발사 기지


이번 확장형 우주 발사체를 해상 바지선에서 발사한다는 것은 사실상 고흥 나로우주센터 말고 우리가 새로운 우주 발사장을 별도로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서귀포 화순항 인근 해상에는 해상 발사를 위한 대형 바지선이 대기 중이며, 조만간 강정민군복합항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제주가 우주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데는 더 깊은 배경이 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서귀포시 하원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 생산 시설인 제주우주센터를 준공했습니다.

축구장 4개 규모인 3만 제곱미터 부지에 연면적 1만1400 제곱미터로 조성된 이 센터는 월 8기,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죠. 이곳에서 SAR 위성의 본격적인 양산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위성 생산 시설과 발사장이 같은 지역에 있다는 것은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위성을 제작한 후 먼 거리를 이동시킬 필요 없이 바로 인근 해상에서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은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하는 것이죠.

4월 발사가 성공하고 2027년까지 10여 차례의 발사가 정말로 이루어진다면, 제주는 명실상부한 한국의 두 번째 우주 발사 기지가 되는 것입니다.

4월 서귀포 앞바다에서 펼쳐질 발사는 단순한 기술 시험을 넘어 한국의 우주 능력과 군사 능력이 동시에 한 단계 도약하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입니다.

탑재중량 3배 증가, ICBM급 대형화, 해상 발사 플랫폼 확대, 제주 우주 산업 클러스터 형성까지,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이 순간을 우리는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누리호가 민간 우주 개발의 상징이라면, 이 확장형 고체 발사체는 군민 융합 우주 개발의 새로운 모델이자 한국형 우주 안보의 핵심 자산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