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유배당보험 '보험부채 0원' 논란…쟁점별 엇갈린 해석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탈 원복 이후 보험회사 IFRS17 적용공시 미래와 방향' 세미나에 앞서 발표자 및 토론자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박준한 기자

삼성생명의 유배당보험 계약을 둘러싼 '보험부채 0원' 공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신회계제도(IFRS17) 체제에서 요구하는 공시 범위와 방식에 관한 해석들이 엇갈리면서다. 보험부채의 인식 여부와 계약자 권리를 어떻게 구분해 설명할 것인지 등이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전문가들의 시각차도 드러나고 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탈 원복 이후 보험회사 IFRS17 적용공시 미래와 방향' 세미나에서는 삼성생명의 유배당보험 회계 처리와 공시 체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보험부채를 인식하지 않았다는 결론 자체보다 그 판단이 어떤 전제와 구조를 바탕으로 도출됐는지를 공시에서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가 중점으로 다뤄졌다.

먼저 보험부채가 인식되지 않더라도 계약자 권리를 설명하는 정보는 별도로 제공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유배당보험계약 전체의 최적추정부채(BEL) 구조와 배당 관련 현금흐름의 위치, 보험부채를 인식하지 않은 이유를 구분해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IFRS17 보험부채 측정 결과가 계약자의 권리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에 한해 보완 공시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보험부채 인식과 공시 목적을 혼동할 경우 정보 이용자 관점에서 정보 유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 손혁 계명대 교수는 "유배당보험은 배당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포함된 계약"이라며 "배당 관련 추가 현금흐름이 없다는 판단과 보험부채 전체가 없다는 표현은 구분해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기초항목을 중심으로 한 공시 확대를 두고도 해석 차이가 분명했다. 보험부채 인식 여부와 무관하게 참여기초항목의 범위와 성과 귀속 규칙, 장래 실현 시 계약자 귀속 가능성을 설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달리 IFRS17에서 참여기초항목이 의미를 갖는 전제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접근이라는 반론도 이어졌다. 참여기초항목은 변동수수료접근법(VFA)이 적용되는 참여형 계약을 전제로 한 개념인 만큼 국내 유배당보험계약 전반으로 확대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공시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를 두고는 공시의 확정성과 정보 오해의 소지도 거론됐다. IFRS17 적용과 관련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까지 공시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시각이 엇갈린 것이다.

신병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전무는 "어떠한 회사이던 간에 중대한 법률이 확정되면 그 적용 시기와 적용으로 인한 재무 영향을 공시해야 한다"며 "확정되지 않은 사항을 공시하는 것은 또 다른 정보 오해를 유발할 수 있어 회계의 일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배당보험계약의 장기 손익 귀속 구조를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부연도 있었다. 유배당결손이 발생했을 때 손실을 보전하는 방식과 이후 이익 실현 시 계약자 몫이 회복되는 경로, 계약자와 주주 간 손익 조정 규칙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배당보험계약은 회사 전체 이익을 기반으로 감독 규정과 보험업법에 따라 계약자배당이 산출되는 구조인 만큼 장기 귀속 구조는 배당 구조를 주석으로 설명하는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미실현손익의 계약자 귀속 가능성을 공시에서 어디까지 다뤄야 하는지를 두고도 논의가 이어졌다. 제도적으로 정해진 귀속 구조와 조건을 비부채적 계약자 이해관계 형태로 설명해야 한다는 의견과, 감독회계에서 이미 다루고 있는 내용을 일반회계 공시로 확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맞섰다. 공시 범위가 과도하게 넓어질 경우 실무 부담과 정보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계약군을 판매 시기나 예정이율 구간별로 세분해 공시하자는 제안과 경영진 판단 및 주요 가정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정보 이용자에게 유용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공시 비용과 복잡성, IFRS17이 정하고 있는 회계 단위와의 정합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언급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각인 것은 삼성생명 유배당보험의 구조적 특수성에 기인한다. 삼성생명은 계약자 자금으로 형성된 자산을 바탕으로 장기 운용 전략을 이어온 회사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과가 어떤 조건과 절차를 거쳐 계약자에게 귀속되는지가 공시의 핵심 정보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영 전 국회의원 보좌관은 "삼성생명은 계약자 자금으로 형성된 전략 자산을 보유한 회사"라며 "이 자산의 성과가 어떤 조건으로 계약자에게 귀속되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보험부채 0원만 제시하는 것은 정보 제공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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