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글씨 보험 약관서 사용자가 찾는 정보 콕 집어내는 '그램 프로 AI'

손현성 2026. 3. 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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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그램 프로 AI 2026' 써보니
LG 자체 LLM 모델 '엑사원 3.5' 탑재
"AI 환각 최소화"... 실사용선 일부 오류
배터리에도 AI 기능 실어 효율 최적화
빛의 온도와 각도에 따라 겉면 색상이 시시각각 변하는 LG전자의 2026년형 '그램 프로 AI' 노트북. LG전자 뉴스룸

LG전자가 올해 노트북 '그램'을 출시하며 제품명에 '인공지능(AI)'을 넣었다. 수년간 신작 그램을 선보일 때마다 AI 기능을 소개했지만, 제품명에 AI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벼움을 내건 브랜드 그램에 'AI' 정체성을 더해 신학기 PC 시장에 출격한 것이다. LG AI 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EXAONE)' 최신 버전 3.5를 탑재해 사용자 편의성을 한껏 높였다는 신형 노트북, 'LG 그램 프로 AI 2026'을 며칠 써봤다.


온디바이스 AI로 '나만의 지식 저장소'

AI 기능을 제대로 쓰려면 온디바이스 AI 애플리케이션(앱)인 '그램 챗 온디바이스'에 익숙해져야 했다. 인터넷 연결 없이 쓰는 기능이라, 사용자가 노트북에 저장한 데이터를 AI로 찾고 요약, 정리하는 데 활용하는 용도다. AI 앱 안에 '키워드 검색'과 '마이 아카이브'(자료 저장소), '타임 트래블', '문제 해결' 등 편의 기능이 집약돼 있다. 단축키(Fn+스페이스)로 수시로 AI를 소환해 접근성을 높여 쓰면 편리하다.

검색 기능을 쓰면 파일명뿐 아니라 내용도 포함해 불러온다. 노트북에 넣은 취재 자료 중 반도체 관련 미래 소재인 '유리기판'을 검색하니, 관련 파일들이 추려졌다. 공유도 바로 할 수 있다.

자주 쓰게 되는 건 '마이 아카이브'다. 그램 기획자들이 '나만의 지식 저장소'로 쓰라고 의도한 기능이다. 사용자가 저장한 자료를 AI가 검색해 답한다. 예를 들어, 깨알 글씨가 빼곡한 운전자 보험 약관 파일을 집어넣고 '특약 사항'을 알려달라면 AI가 끄집어낸다. 보험 철회 가능 기간을 물으면 찾아준다. 아카이브에 넣은 정보는 AI의 요약 덕분에 파일을 열지 않고도 내용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요약이 대체로 많이 간결해 아쉬울 때도 있었다.

LG전자의 신형 노트북 'LG 그램 프로 AI 2026'에서 AI 기능을 쓸 수 있는 '그램 챗 온디바이스' 화면. 손현성 기자

뒤에서 힐끗 보면 화면 뿌옇게 변해

그램 AI는 인터넷이 아닌 노트북 속 문서나 폴더를 검색해 정보를 찾아 분석하는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이 적용돼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지어내는 '환각' 현상을 최소화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실사용에서 전혀 오류가 없던 건 아니다. 스피커 영수증을 찾아 구매 정보를 알려달라는 주문에 엉뚱한 헤드폰 상품 관련 답을 주기도 했다. 엑사원 버전 업데이트는 지속적으로 된다는데,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탐색해 답하도록 고도화가 더 필요해 보였다.

온디바이스 AI는 문서 1,000개까지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다. 보안에 신경 쓰면서 개인화한 업무를 주로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뒤에서 누군가 노트북 화면을 힐끗 보면 화면이 뿌옇게 변하기도 한다. 잃어버릴 경우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잠그거나 초기화할 수 있는 '시큐어 락'도 생겼다. 새 정보를 얻으려 클라우드형 AI를 쓰고 싶으면 키보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 플러스' 키만 누르면 바로 쓸 수 있다.


AI 잘 활용하면 아깝지 않은 선택

그램 프로에는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합금인 '에어로미늄'이 처음 적용됐다. 에어로미늄 화이트 색상 상판 덮개는 빛의 각도와 온도에 따라 무지갯빛으로 시시각각 달라지는 심미적 매력이 있다.

써본 16형 그램 무게(본체 기준)는 1,199g이다. 전년 16형 모델과 같은 무게지만, 전작 마그네슘 소재보다 무거운 알루미늄이 신형에 들어갔으니 높은 경량화 기술이 들어간 셈이다. 동영상을 자주 틀어도 30시간 가까이 쓸 수 있는 배터리(77Wh) 탑재로 전원 어댑터를 두고 다녀도 일상 업무에 지장이 없었다. 배터리에도 AI가 적용됐다. PC 설정 앱(마이 그램)의 배터리 탭에서 AI를 켜면 사용자 충전 패턴을 파악해 최적화해주고, 배터리 소모가 많은 앱을 AI가 감지해 알려주기도 한다.

그램 프로 가격(혜택가)은 사양과 크기별로 200만 원 중반부터 300만 원대 사이다. '칩 인플레이션' 여파와 고성능 제품 특성으로 가격이 가볍진 않지만, AI 기능을 잘 활용하면 아깝지 않은 선택이 될 걸로 보인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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