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지하1층이 방콕의 랜드마크가 된 비결 - 숙시암

방콕하면 떠오르는 로컬 씬(Scene) 중 하나는 ‘시장’이에요. 전통의 강호 ‘짜뚜짝 시장(Chatuchak Market)’부터 비교적 최근 뜨기 시작한 ‘쩟페어 시장(Jodd fairs market)’, 수상 시장인 ‘담넌 사두억(Damneon Saduak)’이나 ‘암파와(Amphawa)’ 등 방콕의 시장하면 떠오르는 곳들이 한 둘이 아니예요. 각 시장마다 특색과 볼거리가 다르면서도 방콕 특유의 로컬 분위기를 물씬 풍겨 관광지로도 유명하죠.

그런데 이런 시장들의 단점이 하나 있어요. 바로 위생 문제예요. 각 개별 상점의 의식 문제이기도 하지만, 야외라는 환경과 열악한 인프라 때문이기도 해요. 게다가 수상 시장의 경우 시내와 거리가 멀어 한참을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요. 그런데 이런 문제를 해결한 곳이 있어요. 바로 아이콘시암 백화점의 지하1층에 들어선 ‘숙시암’이에요.

숙시암은 로컬 시장을 백화점 푸드코트로 구현했어요. 면적만 무려 15,000㎡, 4,500평이 넘는 규모예요. 컨셉을 야시장으로 잡고 흉내만 낸 정도가 아니라, 야시장을 통째로 옮겨 놓았죠. 어느 정도 스케일인지 함께 가볼까요? 참고로 방콕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을 정도예요.

숙시암 미리보기
백화점 1개 층에 통째로 들어선 야시장
시장 흉내가 아니라 진짜 시장을 구현하는 방법
백화점이 매출을 포기하고 얻은 것
백화점 안에 7가지 불가사의를 만든 이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도시는 어디일까요? 글로벌 카드 회사, 마스터카드가 발표하는 ‘글로벌 목적지 도시 인덱스(Global Destination Cities Index, 이하 GDC 인덱스)’에 따르면 1위가 방콕이에요. 방콕은 코로나라는 변수가 생기기 이전인 2019년까지 4년 연속 GDC 인덱스 1위를 차지했어요. 2018년 한 해에만 약 2,278만 명의 여행객들이 방콕을 방문했죠.

그래서 방콕에는 전 세계 여행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비즈니스들이 발달해 있어요. 호텔, 레스토랑 등 호스피탤리티 산업은 물론, 대형 마트, 쇼핑몰 등 리테일 산업도 빼놓을 수 없어요. 특히 연중 내내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시원한 쇼핑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쇼핑몰도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죠. 전 세계 빌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는 부동산 정보 회사 ‘엠포리스(Emporis)’에 따르면 방콕에만 200개가 넘는 쇼핑몰이 있어요. ‘쇼핑 메카’, ‘쇼핑몰의 천국’이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에요.

쇼핑몰이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요. 쇼핑몰들은 저마다의 무기를 가지고 차별화를 시도하는데요. 일부 쇼핑몰들은 뾰족한 ‘컨셉’으로 사람들에게 엔터테이닝 요소를 제공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을 불러모으죠. 대표적인 예가 ‘터미널21(Terminal21)’이에요. 이곳은 각 층별로 ‘캐리비안’, ‘도쿄’, ‘샌프란시스코’, ‘파리’, ‘런던’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을 컨셉으로 하고 있어요. 각 층에는 각 도시의 랜드마크가 조형물로 설치되어 있고, 식당이나 상점도 도시 컨셉에 맞춰 입점해 있어요. 터미널21은 방콕 지점의 성공을 시작으로 나콘라차시마, 파타야 등 다른 도시로 지역을 확장하기도 했죠.

또 하나의 방향성은 ‘고급화’예요. 기존의 쇼핑몰보다 더 고급스러운 브랜드, 고급스러운 환경으로 럭셔리 쇼핑몰로 포지셔닝하는 곳들이 있어요. ‘시암 파라곤(Siam Paragon)’, ‘엠쿼티에(Emquartier)’ 등이 대표적이에요. 최근에는 2021년에 오픈한 ‘센트럴 엠버시(Central Embassy)’가 주목 받고 있어요. 센트럴 엠버시는 이전 영국 대사관 정원 부지에 세워진 쇼핑몰인데 감각적이고 유려한 외관, 그리고 ‘ 오픈 하우스(Open House)’, ‘잇타이(Eathai)’ 등의 앵커 테넌트로 유명해요. 오픈 하우스는 탁 트인 거대한 공간에서 서점을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시티호퍼스에서 ‘방콕의 츠타야’로 소개한 적이 있었어요.

시암 파라곤 Source: Wikimedia Commons / ⓒTunTunWin
엠쿼티에 ⓒEmquartier
센트럴 엠바시 ⓒHufton+Crow
ⓒOpen House

오픈하우스와 함께 센트럴 엠버시의 핵심 키테넌트인 잇타이는 센트럴 엠버시의 식당가예요. 다양한 태국 음식 전문점들이 입점해 있죠. 태국의 활기찬 라이프스타일인 ‘팅농노이(Ting Nong Noi)’를 컨셉으로, 태국 전국 각지의 요리, 길거리 음식, 디저트 등 다채로운 식문화를 소개하고 있어요. 나무를 소재로 자연스러우면서도 모던한 인테리어를 연출한 것이 특징이에요.

잇타이 ⓒCentral Embassy
ⓒCentral Embassy

잇타이는 백화점의 쾌적하고 깔끔한 환경에서 태국 각지의 음식을 맛볼 수 있어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좋아요. 그런데 백화점의 깨끗한 인프라를 누리며 로컬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좋지만,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다소 아쉽기도 해요. 현대적인 공간을 연출하다 보니,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드가 많이 사라졌거든요. 음식의 종류만 태국 음식일 뿐, 분위기나 시설은 자국의 여느 대도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요.


백화점 1개 층에 통째로 들어선 야시장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곳이 있어요. 2018년에 오픈한 ‘아이콘시암(Iconsiam)’의 G층에 위치한 식당가, ‘숙시암(Sook Siam)’이에요. 방콕의 한강, 짜오프라야 강가에 세워진 아이콘시암은 현재 방콕 최대 규모의 쇼핑몰이에요. 최대 규모인만큼 압도적 스케일은 기본이에요. 이런 백화점에 있는 숙시암이니 럭셔리할 법 한데, 오히려 태국의 로컬 식문화를 태국다운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어요. 어떻게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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