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동해를 곁에 두고 걷는 길은 많지만, 발아래 파도가 부서지고, 수백만 년의 지질학적 시간을 밟으며 걷는 길은 단 하나뿐이다.
바로 강릉의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이곳은 단순한 해안 산책로가 아니라, 지구의 시간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길이다.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 트레킹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강동면 심곡리에서 정동진리까지 이어지는 2.86km 구간이다.
이곳은 약 230만 년 전 지반이 솟아올라 형성된 해안단구 위에 놓여 있으며, 그 학술적·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되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투구바위, 부채바위 등 기묘한 암석들이 등장하고, 발아래로는 동해의 파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부서진다.


이 길은 오랫동안 일반인에게 닫혀 있었다. 과거에는 군사 경계로로만 쓰였고, 철책 너머로만 동해를 바라봐야 했다. 덕분에 천혜의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되었고, 2016년 9월에야 비로소 개방되었다.
군인들의 발자국만 남았던 길 위로 이제는 수많은 여행자의 감탄과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트레킹을 넘어 평화와 자유의 상징으로도 의미가 깊다.
코스 선택과 탐방 팁

- 입구: 정동진 ‘정동매표소’, 심곡항 ‘심곡매표소’ 두 곳 중 선택 가능
- 운영 시간:
4~10월: 09:0017:30
11~3월: 09:0016:30
(입장 마감은 종료 1시간 전) - 이용 요금:
성인 5,000원 / 청소년·군인 4,000원 / 어린이·노인 3,000원
강릉시민 및 교류도시 주민은 할인 적용 - 소요 시간: 편도 약 1시간 / 왕복 2~3시간
- 주차: 정동진 해변 공영주차장, 심곡항 주차장 무료 이용
- 유의사항: 탐방로 내 화장실 없음 → 반드시 매표소 이용 / 철제 그물망 구간 多 → 편한 운동화 필수 착용

자연이 수백만 년 동안 빚어낸 해안단구, 그리고 반세기 동안 감춰졌던 비밀의 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단순한 해안 산책로가 아닌, 지질학적 유산과 평화의 의미를 함께 품은 특별한 공간이다.
이번 주말, 책이나 화면이 아닌 발걸음으로 직접 지구의 역사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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