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서운중, ‘소규모 학교’ 강점 살려 잠재력 키운다 [꿈꾸는 경기교육]
진로 연계 전통문화 계승 통합예술교육
김장담그기·포도체험 등 생태교육 ‘눈길’
전교생 45명 각각 수준별 자기주도 학습
학생 소질·적성 계발... 다양한 진로 지원
2025 교육현장을가다 안성 서운중학교

■ 서운중 남사당 풍물놀이, 경기도 청소년종합예술제 ‘대상’

서운중 ‘남사당 풍물놀이’가 올해 열린 ‘제33회 경기도 청소년 종합예술제’ 중등부 사물놀이·농악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관심을 끌었다. 이 대회는 경기도 내 청소년 문화예술 활동의 결실을 가늠하는 자리로 음악·무용·문예·사물놀이·대중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경연이 펼쳐졌다.
‘남사당 풍물놀이’는 조선 후기에 전국의 장터와 마을을 누비며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한국의 대표적인 대중 공연 예술로 안성은 남사당패의 핵심 본거지였다. 특히 전설적인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가 이끌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풍물은 남사당놀이 여섯마당 중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꽹과리, 장구, 북, 징, 소고, 태평소 등의 악기를 갖고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또 다른 볼거리로 버나를 꼽을 수 있다. 버나는 가정에서 곡물을 거르는 데 쓰는 체를 돌리기 쉽도록 가죽으로 둥글고 넓적하게 개조한 것으로 버나돌리기(접시돌리기)는 돌리는 대상에 따라 쳇바퀴돌리기, 가죽접시돌리기, 대접돌리기 등 명칭도 다양하다.
서운중은 장단과 몸짓, 버나와 열두발이 어우러지는 전통 민속예술의 풍미를 무대 위에 고스란히 담아내 찬사를 받았다. 이 학교는 음악 과목 연계 풍물놀이, 방과후 동아리 활동 및 지역축제 참여 등 교육과정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장단의 리듬을 익히고 상모 돌리기, 판굿 등을 직접 체험해 왔다.
■ 남사당 놀이는 ‘통합예술교육 모델’... 협동·공동체 즐거움 배워

서운중 남사당 활동은 단순한 방과후활동이 아니라 음악·체육·미술·진로 등 교과와 연계돼 협동·책임·표현·문화 이해를 종합적으로 기를 수 있는 통합예술교육 모델로 운영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핵심역량 기반 교육(의사소통·공동체·창의적 사고)을 실제 수업과 활동 속에서 구현하는 대표 사례다.
학교는 2000년대 초반 남사당 전수학교로 지정된 이후 20여년간 전통예술교육을 꾸준히 이어오며 학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안성시립풍물단 단원을 배출하는 등 지역 전통문화 계승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학생들은 지역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과정에서 문화적 자긍심과 인성을 함양하고 공동체 속에서 협동과 책임감을 배우며 전인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주로 1학기 때 음악수업과 방과후를 통해 4, 5시간 연습에 집중한다. 수업은 남사당 전수 전공자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진행하며 학생들은 악기별로 전수 전공자들의 지도를 받고 있다.
남사당 풍물놀이를 배우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전통문화의 가치를 몸으로 익히고 공연을 통해 자신감을 얻으며 협동과 공동체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경기도 청소년종합예술제 등에서 꾸준히 수상하는 비결이 됐다. 안성시 청소년예술제에서도 매년 최우수상을 기록하며 지역 예술교육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현주 교사(음악)는 “같은 학생들이 3년간 같은 반을 하는 상황이라 다툼도 생길 수 있는 환경”이라며 “그러나 풍물놀이는 직접 몸으로 하며 팀워크가 생기니 사이가 되레 더 좋아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 김장 담그기·포도 문화체험... “특산물 가치 새삼 느껴요”

서운중 학생들은 지난달 26일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전교생이 김장 담그기에 나섰다. 매년 학교 텃밭에 배추와 무 농사를 지어 수확한 농산물로 담근 김치는 인근 안성시노인복지관에 전달하고 있다.
이 같은 ‘생태, 지역 중심교육’은 체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운중은 10월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역 특산물인 포도를 활용한 학년별 포도 문화 체험 활동을 실시했다. 이 행사는 ‘2025 안성미래교육협력지구 안성맞춤 우수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학교 비전인 ‘지성·인성·감성 교육으로 모두가 행복한 학교’ 실현을 위해 마련됐다.
1학년은 서운면 지역 포도 농장에서 포도 수확 체험을 하며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인성교육 활동을 펼쳤다. 2학년은 과학 교과와 연계한 포도 아이스크림 만들기 체험을 통해 식품의 상태 변화와 가공 원리를 학습하며 지성교육을 실천했다. 3학년은 포도 무늬 티셔츠 만들기 체험을 통해 포도의 상징성과 의미를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발표하면서 감성교육을 경험했다.
활동에 참여한 한 2학년생은 “포도로 아이스크림을 만들면서 과학적인 원리를 배울 수 있어 재미있었고 안성지역 특산물의 가치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학교는 내년부터 학생 1인당 1그루씩 블루베리를 키우도록 할 예정이다. 올해 10그루로 시작해 나무마다 이름표를 붙여, 열매가 맺으면 학생들이 수확하도록 했다. 블루베리는 학생들이 졸업하면 후배들에게 물려주게 된다.
■ 남사당 전수학교 운영... ‘보존활동 활성화’ 밑거름

서운중학교는 남사당 전수학교 운영을 통해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는 한편 취미·신장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남사당 풍물놀이를 전수하고 보존활동을 활성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으며 전수 단원을 조기 발굴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아울러 학교와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의 최대 활용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전통문화 보존에 대한 자부심을 신장시키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는 남사당 전수학교에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능력별 편성 선발하고 남사당 풍물놀이의 특성을 고려해 희망원을 받아 선발하고 있다. 활동은 교내에 지어진 남사당 전수관에서 진행하며 음악시간과 방과후 시간, 여름방학 등을 활용해 본교 교사와 안성시립풍물단 소속 단원들이 외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성 남사당 풍물놀이 기초기예 습득 △안성 남사당 풍물놀이 보존 분위기 확산 △향토 문화예술에 대한 자긍심 고취 △안성 남사당 풍물놀이 재능 소유자 조기 발굴·육성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교육과정 변화에 따라 자기주도학습 ‘별빛 야학’
서운중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이 희망하는 진로와 학습목표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학습과정을 설계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4월부터 12월까지 매주 월·화·목요일에 국어·영어·수학 등 기초 교과를 보완해 EBS 콘텐츠와 연계해 수준별 자기주도 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 학습에 대한 동기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학교는 학습 지원 및 상담시간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특성과 성장을 체계적으로 돕고 있다.
아울러 학습환경 구축과 관리도 세심하게 운영하고 있다. 전문교사가 학습 운영 및 관리에 참여해 학생들이 학습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습 노트 작성 및 질의 응답 활동을 통해 학습 내용을 점검하고 이를 기반으로 학습 목표를 보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 학업 성취도 향상 △정해진 시간에 교과별 학습을 수행함으로써 규칙적인 학습 습관 형성 △주요 교과 중심 학습을 통해 기초 학력을 보완하고 학습 결손 최소화 △여러 교과를 아우르는 학습을 통해 종합적 사고력을 키우며 문제 해결 능력 향상 △자기주도학습 과정에서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파악해 진로 탐색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적극적인 학습 태도 형성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건준 교장 “무해한 환경 속 문화자산 전수… 자부심 느껴요”

“학생들이 무해한 환경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다는 것과 남사당놀이의 발상지인 안성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전수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큽니다.”
지난해 9월 부임한 한건준 교장은 “전교생 45명의 소규모 학교이니 만큼 학생·학부모·학교가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교장은 “특히 남사당 전수학교 운영은 지역 전통을 잇는 중요한 교육활동이지만 지속적인 예산 지원, 고등학교와의 연계 부재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상급학교 진학 시 전수활동 이력이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와 연결되고, 대학 진학과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모 돌리고 북 치고 꾕과리 치며 집단행위 예술을 하는 ‘남사당놀이’가 서양악기를 하는 것만큼 진학 등에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성시청, 안성교육지원청 등과 함께 전수학교 운영 방향과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지역사회가 함께 지켜가는 전통교육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교장은 지난해부터 학생들을 위해 한동안 멈춰 있던 ‘별빛야학’을 다시 시작했다.
그는 “공부에 뜻이 있는 학생들을 교사들이 일주일에 3일 정도 지도하고 있다”며 “자기주도 학습을 바탕으로 EBS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학교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과 잠재력을 살리는 교육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풍물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예술체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공동체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작은 학교, 학생의 꿈을 존중하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 교장은 지난달 26일부터 12월5일까지 진행되는 ‘제40회 사제동행 터전(展)’에 안성 바우덕이 남사당 공연 장면을 표현한 작품인 ‘농악놀이’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박화선 기자 hspar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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