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더 일찍, 더 많이 온다”...수도권 ‘러브버그’ 24일 집중 예고

서다희 기자 2026. 5. 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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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과학원, 6월 15~29일 집중 출현 첫 예보…작년보다 이틀 빨라져
“기온 급상승으로 발육 빨라져…러브버그 초기 정착 수도권 중심”
지난해 6월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무리가 대량 출몰한 가운데 계양구청 공원녹지과 산림보호팀 관계자들이 방역 및 날벌레 트랩을 설치하는 모습. 경기일보 DB


지난해 인천 계양산을 뒤덮은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출몰 시기가 지난해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관련 불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봄철 기온 상승과 도시 열섬 현상 등 기후·도시환경 변화가 러브버그 대량 발생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1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러브버그 집중 출현 기간을 6월 15일~29일까지로 제시했다.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점은 6월 24일 전후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출현 시점이 약 이틀 빨라진 수치다. 반면 발생 기간은 오히려 짧아질 것으로 예측돼 특정 시기에 개체 수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경기, 인천, 서울에서 집중 관찰됐던 러브버그 떼를 올해는 이틀 정도 더 일찍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과학원이 러브버그 출현 시기 예보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는 러브버그 유충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25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서울 노원구 불암산 일대 러브버그 유충 방제 현장을 방문했고 현장에서는 낙엽층과 부엽토 사이 대량의 유충이 발견됐다. 또 좁은 구역에서도 수백 마리의 유충이 확인될 정도로 높은 밀도를 보였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5일 서울 노원구 불암산에서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방제 현장을 방문, 유충 서식 상태와 성충 포집 장비를 살펴보고 친환경 방제약품을 이용한 방제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벌써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 “밝은색 옷은 피하라더라”, “수도권 러브버그 주요 발생기간 참고해서 야구 직관 계획 짜시길” 등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고양에 거주하는 김모씨(29)는 “러브버그가 사람을 해치는 벌레는 아니라는 걸 알지만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붙어 있는 모습을 보면 거부감이 든다”며 “작년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올해는 벌써 방충망 청소와 기피제까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흥에 거주하는 박모씨(40)도 “작년에 산에 올라갔다가 러브버그가 너무 몰려와 등반을 포기하고 내려온 적이 있다”며 “SNS에 올라오는 영상들을 보다 보니 실제 출몰 전인데도 괜히 불안해진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 출몰 시기가 빨라진 배경으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변채호 국립경국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러브버그 현상은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 분포 변화의 한 단면”이라며 “도시 열섬 현상과 야간 조명, 녹지 유기물 등 도시 환경이 대량 발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 교수는 또 러브버그가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임에도 압도적인 개체 수와 사람 주변으로 몰리는 습성 등으로 인해 시민 혐오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철의 국립경국대 식물의학과(곤충생태학 전공) 교수는 “러브버그 유충은 낙엽 밑 등에서 월동하는데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봄철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곤충 발육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 성충 발생 시기가 짧은 기간에 집중되면서 한꺼번에 대량 출몰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러브버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생하는 이유로는 외래종 정착과 도시 환경 변화가 함께 지목된다. 정 교수는 “러브버그는 외래 유입종으로 초기 정착이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도심 녹지가 늘며 유기물층이 많아진 데다 수도권은 도시 열섬 현상 영향으로 겨울철과 봄철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고, 천적 생물 다양성도 낮아 대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정부도 러브버그 대량 발생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서울 백련산과 인천 계양산 일대에서 친환경 방제제를 활용한 야외 실증 실험을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곤충병원성 곰팡이와 식물추출물 기반 방제 효과를 검증해 최적의 방제 시기와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광명·시흥·고양시 등도 친환경 미생물 제제를 활용한 유충 방제와 예찰 활동, 포집기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철의 교수는 “천적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은 외래종의 대발생을 억제하는 데 친환경 방제제는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러브버그를 유인해 대량 포집하는 방식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겨울철 온난화와 봄철 급격한 기온 상승이 이어질 경우 러브버그 대발생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앞으로는 특정 지역 문제가 아니라 분포 범위 자체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다희 기자 happines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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