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7형 다음은 정각 발사? 정찰위성?[한반도 리뷰]
정상각도 발사 예상되나 北도 위험부담…이미 수차례 실행 예고
정각발사는 레드라인, 美 격추 나설듯…파국 우려되는 최후 선택
정찰위성 발사로 중간단계 밟을 수도…신무기 실험도 예상
한미연습 끝나면 美항모 입항, 4월 한미정상회담 등 고비
북한이 지난 16일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하며 무력시위 강도를 끌어올림에 따라 앞으로 어떤 추가 도발에 나설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은 최근 한미연합연습을 앞두고 9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을 동시발사한데 이어 2~3일 간격으로 다양한 전술 변화를 꾀하며 긴장 수위를 높여왔다.
한미연습 하루 전인 12일에는 첫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BM)을 쏘았고 14일엔 전혀 새로운 지역에서 KN-23으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최장거리로 발사했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이번 주말에 또 다른 무력시위가 전개될 공산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7일 보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규모 군사연습을 빈번히 벌리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에 그 무모성을 계속 인식시킬 것"이라며 '대적 대응'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최근 2~3일 간격 무력시위, 주말쯤 추가 도발 가능성
화성-17형의 사거리는 화성-15형보다 3천km나 긴 1만3천km로 추정된다. 뭉툭한 탄두 모양으로 인해 다탄두 미사일로 분석되며 길이(22~24m)와 직경(2.4m)도 커져 '괴물 미사일'로도 불린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화성-15형 '발사 훈련'에 이어 17형도 '발사 훈련' 성공을 주장하며 실전 배치 전 단계까지 진입했다. 지난해 3월과 11월의 화성-17형 발사는 '시험 발사' 성격이었다.
물론 화성-17형도 군사적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 발사가 필요하며, 더 나아가 고체연료 방식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야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시험에 성공했다는 북한이 단기간에 실제 엔진에 장착할 수준에 이를 것 같지는 않다.
정상각도 발사 예상되나 北도 위험부담…김여정, 수차례 실행 예고
화성-15나 17형 등을 실제 각도에 가깝게 쏘아올림으로써 대기권 재진입 등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해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 김여정은 지난해 12월 담화에서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며 머지않아 '실제 각도' 발사가 실행될 것을 예고했다.
그는 또 지난달 20일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성격에 달려있다"고 했고 이달 7일에도 "언제든지 적중하고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태세에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이번에 화성-17형의 신뢰성을 확인했다면 앞으로 정상 각도로 ICBM을 발사하는 방향으로까지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각발사는 레드라인, 美 격추 나설듯…파국 우려되는 최후 선택
미국은 북한 ICBM이 태평양 상공에 진입하면 격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예측불허 사태로 치닫게 된다. 정각 발사는 '7차 핵실험'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 사실상 마지막 선택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강하게 나올수록 한미연합전력이 오히려 더 옥죄어오는 '안보 딜레마'를 지적했다.
임 교수는 "북한은 핵 선제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지만 의도하지 않는 물리적 충돌은 피하려는 신호를 연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며 "사소한 충돌도 정권의 종말을 초래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음을 북한도 잘 인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정찰위성 발사로 중간단계 밟을 수도…신무기 실험도 예상
북한은 이르면 '태양절'(4월15일)이나 '군 창건일'(4월25일)에 즈음해 정찰위성 1호기를 쏘아 올리겠다고 지난해 12월 예고한 바 있다.
이번 화성-17형 발사 때 다양한 고도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이 공세 수위를 무한정 끌어올리기보다는 잠시 숨고르기를 통해 나름대로 정세관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CBM 같은 대형 도발 대신에 잠수함발사미사일이나 극초음속미사일 등 다양한 신종 무기 실험 및 훈련을 재개하는 것이다.
북한은 화성-17형 훈련과 관련, 한일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이라는 우리 측 분석과 달리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일본과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
화성-17형이 낙하한 지역도 일본보다는 오히려 러시아에 가까운 해역이었다.
한미연습 끝나면 美항모 입항, 4월 한미정상회담 등 고비
핵‧미사일 개발이 자위권 차원의 정당한 조치라는 북한 주장을 감안하면, 외부 정세와 무관하게 자체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할 것이란 논리적 귀결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일방적 언술일 뿐 실질적으로는 한미의 움직임과 미중관계 등 국제 정세에 따라 도발 수위가 크게 출렁였던 게 현실이다.
한미연합연습은 오는 23일 끝나지만 이후 미국 니미츠 항공모함이 한반도로 이동하고 다음달에는 한미정상회담과 5월에는 일본에서 G7정상회담 등이 예정돼있다.
대형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한미의 대북 압박이 강화될 경우, 북한으로선 불가피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역대급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시계가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들 만큼 캄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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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홍제표 기자 en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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