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 나의 무늬오징어 에깅 낚시 도전기

프롤로그
때는 2017년 초여름.
쭈꾸미, 갑오징어, 문어 등의
두족류 에깅 낚시는
꽤 오랫동안 즐겨왔었지만,
"릴의 드랙을 차고 나간다"라는
무늬오징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의
설렘을 잊을 수 없습니다.
루어낚시로도 만날 수 있는
대형 두족류인 무늬오징어.
그 크기와 파워에
매료되어 언젠가는
꼭 낚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포인트는 동해 남부권과 남해권.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야 하는
여정이었지만,
마음은 이미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무늬오징어를 낚기 위한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 도전,
낯설었던 무늬오징어 에깅
첫 출조지는 포항 남부권.
무늬오징어 조황 정보만 보고
무작정 달려갔습니다.


포항 모포항 포인트는
작은 방파제 끝부분과
큰 방파제 꺾인 부분이 좋은 스팟이라고
들어왔습니다.
기본 장비는 준비했었고,
열심히만 하면 낚을 수 있겠지라는
단순한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초여름의 산란 무늬오징어 낚시는
고수도 쉽지 않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다시 한번 거제도로 향했습니다.




덕포항, 지세포 해양공원, 구조라항 등
여러 곳을 둘러보았지만
2연 꽝을 기록했습니다.
덕포 방파제는 외항 쪽,
해양공원은 전 구간,
구조라 방파제는 왼쪽 갯바위 부근이
좋은 스팟이었습니다.
세 번째 도전,
준비 없이 되는 일은 없다
용인 수지에서 포항, 거제도까지
이어졌던 긴 여정.
금요일 퇴근 후,
달려야 했던
여러 가지 조건 속에서
2연 꽝이라는 결과는 많은 것을
깨닫게 했습니다.
"준비가 필요하다"
그제서야 무늬오징어의
생태와 액션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의 지식만으로도
자신감이 차오르며 다시 남해로
향했지만,
경험이 부족한 초보 앵글러는
여전히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3연 꽝!
네 번째 도전,
운명처럼 찾아온 순간
"이제 다시는 안 간다"
3연 꽝이라는 결과는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또 무언가에 이끌려 공부하고 있는
제 자신의 모습.
이제서야 무늬오징어 낚시용 에기의
타입이 보이네요.
슈퍼 쉘로우.
산란철 얕은 곳을 집중 공략하기 위한
에기타입.
해답을 발견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3연 꽝 이후,
안 간다고 한 저의 모습이
마음에 걸렸는지
이번에는 와이프가 함께해 주겠다고
하네요.
장거리 여정이니 피곤하면
운전도 해주겠다면서
응원해 주었습니다.


와이프와 함께 도착한
송정리 방파제에서 역시 꽝을
맞이했고요.
양아리 방파제로 이동했습니다.
초여름의 무더운 날씨에도
여러 명의 앵글러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옆에서 초보가 액션을 주기에는
자신감이 부족해
기회만 엿보고 있었는데,
기다림 끝에
모두 철수함과 동시에 그곳으로 향했고
이후 2명의 앵글러가 저의 옆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손맛 좀 보셨나요?"
"저는 초보입니다."
그렇게 혼자만의 낚시를
이어갔습니다.
사용한 에기의 타입은 슈퍼 쉘로우.
바닥 찍는 연습을 하고 있던 중
여러 번 잘피가 걸려 나왔었고
다시 잘피에 걸렸다고 생각한 순간
"짜증스런 훅셋!"
쫘르르륵~
릴의 드랙이 풀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네. 저의 첫 무늬오징어였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폴링 바이트, 옆 앵글러님의 도움 등)
에필로그
저보다 더 기뻐해주던 와이프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누구에게나
처음 도전했던 일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법이죠.
아직도
그때의 설렘과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무늬오징어 회의 달콤한 맛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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