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세컨드샷부터는 OB가 없다?

최근 골프를 즐기는 지인과의 대화 중에, 올해, 즉 2026년부터는 세컨드 샷 이후 아웃오브 바운즈가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골프의 전통적인 원칙을 생각하면 다소 파격적인 주장이라, USGA와 R&A, 그리고 대한골프협회(KGA)의 최신 지침과 '모델 로컬룰(MLR)' 업데이트 내용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코스 내부의 아웃오브바운즈' 개념을 아시나요?

이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 규칙 업데이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코스 내부의 아웃오브바운즈 (Internal Out of Bounds)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용어는 사실 이전에도 존재했었습니다. 다만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OB는 코스의 가장자리(담장, 숲 등)를 의미합니다. 즉 골프장의 구역을 벗어난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Internal OB는 코스 안에 버젓이 페어웨이가 있거나 플레이할 수 있는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구역을 OB로 설정한 것입니다.

골프장이 굳이 이런 구역을 만드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 지름길 차단: 도그렉 홀 등이 있는 코스의 설계에서 옆 홀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그린을 공략하는 등의 '설계 의도 파괴'를 막기 위함입니다.
  • 안전 확보: 옆 홀로 공이 날아갔을 때, 그 자리에서 샷을 하려다 발생하는 타구 사고를 방지합니다.
  • 경기 운영: 옆 홀 플레이어와의 간섭을 줄여 경기 지연을 예방합니다.

사실 위 내용만 보면, 국내 골프장의 OB는 대부분 '코스 내부의 아웃오브바운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산악 지형이 많고 홀이 조밀하게 붙어 있는 한국 골프장의 OB는 많은 경우에 Internal OB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저 역시도 국내 골프장의 'OB' 설정이 좀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안전과 경기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충분히 안전하게 칠 수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OB'로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요.

151회 The Open이 열렸던 로열 리버풀 골프 클럽 18번 홀의 'Internal OB'의 모습, 충분히 샷을 할 수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OB'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무엇이 바뀌었나? (모델 로컬룰 A-4의 핵심)

이번 규칙 개정은 정확히는 '골프 규칙'의 개정이 아닙니다. 이전에 골프 규칙과 로컬룰의 차이를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번 규정은 '모델 로컬룰(MLR)'이라고 해서, 일종의 로컬룰 모음집에 변화가 있던 것입니다.

R&A와 USGA는 위원회 절차 지침을 통해 모델 로컬룰(MLR) A-4의 적용 방식을 더욱 구체화했습니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위원회가 원한다면, Internal OB를 특정 홀의 '티샷'을 할 때만 적용되도록 제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한 번 OB 구역으로 설정되면 해당 홀을 플레이하는 내내 무조건 OB였습니다. 하지만 최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위원회는 "티샷을 할 때만 옆 홀 구역을 OB로 보고, 그 샷이 안전 구역에 안착한 이후(세컨드 샷부터)는 해당 구역을 일반 구역(General Area)으로 간주하겠다"는 식의 로컬룰 도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세컨드 샷부터 OB가 무조건 없다"가 아니라, "골프장이 원한다면 세컨드 샷부터는 OB가 적용되지 않도록 룰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정확한 사실입니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골프장의 모습, 조밀하게 붙어 있는 홀의 레이 아웃 때문에 'Internal OB'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골퍼에게 미치는 영향 - 제한적이다

안타깝게도 이 규칙이 모든 골프장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골프장이 이 모델 로컬룰을 정식으로 채택하고 스코어카드나 게시판에 명시해야만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2026년부터 세컨드 샷 OB가 일괄 삭제된다"는 말은 와전된 정보입니다. 하지만 골프 규칙이 점점 골퍼들의 실질적인 플레이를 존중하고 유연한 경기 운영을 권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방문할 골프장들이 안전이 확보된 범위 내에서 이 로컬룰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우리는 조금 더 '시리어스'하면서도 '유연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라운드 전, 스코어카드 뒷면 혹은 홈페이지의 로컬룰을 확인하는 습관이 더 중요해진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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