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타운 된 별내신도시 "기업만 분양수익 4400억 신났네"

[땅집고] 디벨로퍼 업체 화이트코리아가 경기 남양주시 별내상업지구에서 선보인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별내자이더스타 이그제큐티브’가 분양 3년 만에 760실 전(全) 호실 완판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트코리아는 당초 별내역 역세권 상업지구를 제2의 판교 알파돔시티를 모델로 삼아 복합쇼핑몰 등이 들어선 메가볼시티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기존 계획을 180도 뒤집고 ‘생활형숙박시설’을 비롯해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거 중심으로 개발해 논란이 됐다.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베드타운을 양산한다는 비판이 거셌지만, 결과적으로 아파트와 생숙 완판에 성공하면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4000억대 돈을 벌었다.

[땅집고] 화이트코리아와 GS건설이 경기도 남양주 별내동 별내상업지구에 지은 '별내자이 더스타 이그제큐티브' 건물 전경. /김서경 기자

■ 화이트코리아, 별내 생숙으로 7500억원 벌었다

2024년 화이트코리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남양주시 별내 생활형숙박시설 분양으로 총 7500억여원의 수익을 거뒀다. 원가가 31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44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화이트코리아는 2022년 6월 별내상업지구 3·4·5블록에서 ‘별내자이 더스타 이그제큐티브’를 분양했다. 최초 분양 이후 약 3년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92㎡ 생숙 604호실과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156호실로 이뤄져 있다. 지하3층~지상 29층 규모다. 내년 1월 입주 예정이다.

2022년 6월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에도 평균경쟁률 17대 1을 기록했지만, 일부 타입 미달로 3년 가까이 미분양을 겪었다. 중대형 평형의 경우 계약률이 저조했다.

[땅집고] 화이트코리아와 GS건설이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에 선보인 '별내자이 더 스타 이그제큐티브' 모델하우스에 걸린 현수막./독자 제공

■ 대형 평형 생숙 뒤늦게 팔린 이유는?

전용 84㎡ 오피스텔(9억6780만원~10억5020만원)과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했던 전용 59㎡ 생숙(7억3060만원~8억140만원)만 팔렸다. 전용 92㎡의 경우 분양가가 10억9140만원~12억1170만원으로 높은 데다, 생숙의 주거 사용을 금지하는 정부 규제가 이어지면서 완판이 어려웠다.

그러다 지난해 말 잔여 물량이 뒤늦게 계약자를 찾으면서 완판했다. 오피스텔 용도변경 가능성이 분양 계약률을 높인 요인으로 보인다. 최근 화이트코리아는 생숙 계약자를 대상으로 용도변경 동의서를 걷기 시작했다.

다만, 준공 전 생숙은 계약자 동의율 100%를 충족해야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이 가능하다. 국토부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동의율 기준을 80%로 완화하겠다고 밝혔으나, 관련 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

[땅집고] 화이트코리아의 남양주 별내역 인근 개발 사업지. /김서경 기자

■ 별내역, 메가볼시티 대신 ‘별내자이’로 채워졌다

별내 상업지구는 당초 LH와 경남기업이 ‘메가볼시티’ 사업을 추진하던 곳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경남기업이 손을 떼고 화이트코리아가 2576억원에 5개 블록을 사들였다. 2022년 상업3·4·5블록에 ‘별내자이 더스타 이그제큐티브’를 지었다. 상업2블록은 아직 개발하지 않았다. 해당 부지도 생숙을 지으려 했으나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복합1블록에는 2020년 주상복합 아파트 ‘별내자이더스타’(740가구)를 분양해 5035억원 매출을 올렸다. 별내역 일대에서 5년 동안 올린 누적 분양수익은 총 1조2535억원에 달한다. 이는 화이트코리아의 지난해 전체 매출(1조346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별내자이 더스타 이그제큐티브’는 화이트코리아에 수천억원 이익을 안겨준 곳이지만, 한동안 분양권이 분양가보다 훨씬 낮은 금액에 거래되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가 워낙 비쌌던 탓에 마피가 붙은 가격도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높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전용 84㎡ 고층 한 호실은 분양가 10억3000만원보다 7000만원 낮은 가격인 9억6000만원에 나와 있다. 전용 92㎡ 생숙 매물은 10억5000만원부터 나와 있는데, 계약금 3000만원 포기 조건이다.

전용 59㎡ 호가는 계약금 10%를 뺀 금액인 7억원부터 나와있다. 이는 인근 시세보다 수억원 비싼 가격이다. 생숙 ‘별내역아이파크스위트’ 전용 66㎡은 올해 4월 4억8700만원(18층)에 팔렸다.

글=김서경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