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캡스톤파트너스, 리벨리온 초기 창업자 스톡옵션 행사 지분 매입

리벨리온 서버 /사진제공=리벨리온

국내 벤처캐피탈(VC)인 캡스톤파트너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 리벨리온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프리IPO 라운드 투자 유치에 나선 리벨리온의 기업가치가 급등하기 전에 초기 창업자로부터 구주를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8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캡스톤파트너스는 지난해 리벨리온 일부 임원진이 보유한 주식을 매입해 지분을 확보했다. 정확한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50억원 내외의 자금을 들여 1% 이하 소량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입은 사피온과 합병되기 전 이뤄졌으며 당시 리벨리온의 기업가치는 약 8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캡스톤파트너스 관계자는 “창립 멤버 중 일부가 스톡옵션을 행사해 보유하게 된 구주를 매입한 것”이라며 “합병 전 마지막 투자 라운드 당시의 가격에 구주를 매입했지만 지분율 자체는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리벨리온 관계자도 “시리즈B 투자 유치 이후 캡스톤파트너스에서 투자 의향을 밝혔다”며 “회사 측에서도 구주를 취득할 수 있도록 초기 투자자 등을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이에 캡스톤파트너스는 투자를 단행한지 1년 만에 멀티플 2배 이상을 기대하게 됐다. 현재 프리IPO 투자유치 과정에서 리벨리온의 기업가치는 1조55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사피온과의 합병 당시 인정받은 1조3000억원보다 기업가치가 단기간에 크게 뛴 셈이다. 4월부터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약 2000억원 규모의 펀딩을 추진 중이었지만 참여 수요가 몰리면서 최종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공동 창업자가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지분을 VC가 직접 사들이는 방식은 통상적인 방식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VC는 신주 발행을 통해 투자에 참여하거나 세컨더리 마켓에서 다른 운용사가 만기 도래로 매각하는 구주를 인수하는 방식이 많다.

다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드물게 이런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스톡옵션은 회사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행사할 수 있으며 행사 후 보유한 주식은 일반 주식과 동일하게 매각이 가능하다. 스톡옵션 자체를 거래할 수는 없지만 행사 후에는 회사 정관이나 계약서에 일정 기간 매각 금지 조항 등 제재 조항이 없는 한 VC 같은 투자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캡스톤파트너스가 이와 같은 방식을 통해 구주를 사들인 배경에 대해 리벨리온의 IPO 가능성과 높은 성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전략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리벨리온은 퓨리오사AI와 함께 국내 AI 반도체 시장을 대표하는 ‘투톱’으로 꼽히며 지난해에는 또 다른 기업인 사피온과 합병을 마치면서 기술력과 사업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리벨리온은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반도체 수요를 크게 늘리는 가운데 빠르게 사업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IPO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업계 전반에 우세하다.

한 VC 관계자는 “신규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지 않고 초기 창업자가 보유한 스톡옵션 행사 지분을 매입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며 “락업 여부나 거래 조건 등은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요소지만 결국 VC도 각자의 전략에 따라 신주 투자에 나설지, 구주를 확보할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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