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배 찢어지게 먹어야 하나?..'소식좌'의 반란 "한 입이면 충분해"
[편집자주] '찐'한 삶을 살고 있는 '찐'한 사람들을 인터뷰합니다. 유명한 사람이든, 무명의 사람이든 누구든 '찐'하게 만나겠습니다. '찐터뷰'의 모든 기사는 일체의 협찬 및 광고 없이 작성됩니다.

"한 입이면 충분해."
존쿡 델리미트가 최근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이 브랜드의 홍보 모델로 나선 이는 프로듀서 겸 가수 코드 쿤스트(코쿤). 한끼에 고구마 한 개를 먹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 모습으로 이슈가 된, 이른바 '소식좌'의 대명사와 같은 인물이다.
'먹거리'를 파는 기업이 섭외한 광고 모델이 복스럽게 잘 먹는 연예인이 아니라 '소식좌'라니. 아이러니하지만 누리꾼들은 "코쿤이 '한 입이면 충분하다'고 하니 오히려 설득력있다"는 반응을 보인다. 재미있고 유쾌한 마케팅으로 간주한다.
- 먹거리 기업이 '소식좌' 코쿤을 광고 모델로 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소식좌라는 개성있는 캐릭터가 요즘 MZ세대에게 인기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식좌를 무조건 적게 먹는 사람이라고 보지 않았다. 적게 먹기 때문에 오히려 한 입을 먹더라도 맛있는 것을 찾아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게 주요 포인트였다."
- 사실 먹거리 업체는 '푸짐하게 많이 먹는 사람'을 광고 모델로 쓰지 않나.
▶"수년간 소위 '먹방'이 메가 트렌드였다. 여전히 식품업계에서 중요한 키워드다. 존쿡 델리미트도 여전히 유튜버나 크리에이터분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제품의 특징을 기존 방식대로 알리는 게 아니라, 사회적 트렌드를 캐치해 소비자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방법을 쓰고자 했다. 그렇게 소식좌 트렌드을 이용하고자 했다. 회사에서도 늘 이런 주제로 다양하게 소통하고 있다. 오히려 반기고 응원해주는 목소리가 높았다."

▶"소식좌 트렌드는 그동안 먹방과 많이 먹는 것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도가 높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양성 존중'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고객·취향·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존중이라는 관점이다."
실제 자신을 코쿤과 비슷한 '선천적 소식좌'라고 밝힌 A씨는 "먹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소에 하루 두 끼 정도 먹으며 밥을 한 공기의 절반 이하로만 섭취해도 배가 부르다는 그는 "먹고 싶은 것도 많고, 맛있어 보이는 것도 많지만, 막상 몇 번 먹고 나면 금방 배가 부르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러면서도 "양이 많은 곳보다는 질이 좋고 맛있는 식당 위주로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게 '먹기' 카테고리였다. 고기도, 피자도, 냉면도, 솥밥도 일상적으로 즐기고 있었다. 다만 좀 적게 먹을 뿐이다.
저녁 6시 이후 아무 것도 안 먹는 게 10대 때부터 너무 당연했다는 박수하씨(여, 30세)는 "나는 먹는 걸 좋아한다. 진짜로 먹는 양이 적을 뿐이지 맛있는 음식과 간식 모두 좋아한다"며 "좋아하는 음식을 적당히 먹자가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식 먹방'을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박씨는 "그날 그날 식사를 준비할 때 딱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게 원칙이다. 적당히 먹으면 만족감도 잘 온다"라며 "먹고 싶은 음식을 먹었다는 것 자체에 만족감을 잘 느껴야 하는 게 중요하다. 무조건 참고 스스로 금기시하는 것보다는 먹더라도 일단 양을 한 숟가락만이라도 줄여내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후천적 소식좌'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주로 '건강' 및 '미용'을 이유로 소식 습관을 키운 이들이다. 19세 때부터 건강을 위해 소식을 시작했고, 당시보다 13㎏를 감량한 몸무게로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송혜원씨(여, 32세)는 "가리는 음식도 없고, 좋아하는 음식이 많다"며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소식을 선택한 후천적 소식좌이기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의 양을 조절해 먹는다"고 말했다.
소식좌 트렌드는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다. 대식가 일변도의 식문화는 때로는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송혜원씨는 "보통 '왜 그것만 먹냐', '그렇게 적게 먹었으니까 말랐지', 이런 말들을 듣는다"고 했다. 송씨의 경우 이런 말에 크게 신경쓰는 편이 아니라고 했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은 분명히 있다.
박수하씨는 "나는 배부르게 먹었음에도 계속 눈치를 보고 심지어 '죄송하다고' 말을 한 적도 있다"며 "적게 먹으면 내숭이라는 둥, 가식적이라는 둥,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빨리 바로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어나고 있는 속칭 '면치기'에 대한 반발 심리도 이런 현상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긴 국수를 후루룩 소리를 내며 섭취하는 걸 마치 '표준'처럼 미디어가 포장하는 것에 누리꾼들은 '극혐'이라는 반응을 내기 시작했다. 국수를 짧게 끊으며 오물오물 씹는 것을 즐기는 이들도 충분히 많다는 점을 미디어가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상에 '소식좌'들이 충분히 많다는 점을, 조금만 먹어도 배부른 사람도 있다는 점을 우리가 알수록 이런 폭력적 식문화로 인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박수하씨와 같은 사람들이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저 '힙해서' 소식을 한다는 것은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건강에 유익할 수도 없다. 선천적 소식좌들은 체질 자체가 적게 먹어도 무방한 사람들이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소식좌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들은 균형잡힌 식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속가능한 소식을 하는 사람들이 이구동성 "먹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고 힘을 주는 이유다.

분당 나우리가정의학과의 이진복 원장은 "현대인들은 많이 먹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이다. 무조건 적게 먹는 게 좋다"라면서도 최근 미디어가 조장하고 있는 '소식좌' 트렌드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원장은 "건강을 지키고 비만을 막는 '소식'과 현재 방송에서 힙한 '소식좌'는 다르다. 극단적인 소식은 영양결핍으로 건강을 해칠수도 있다"며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 중 무분별하게 소식좌를 부러워하고 따라하는 분들이 계시다. 정말 우려스럽다. 먹방과 소식좌 모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디어에서 과장되게 포장하고 있는) 소식좌는 추천할 만한 다이어트 방법도 아니고 효과도 없다"며 "다만 음식에 대한 현대인의 과도한 탐닉을 줄인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 천천히 맛을 음미하고 소식하는 식사 방법은 다이어트에 적용해 볼만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식을 하더라도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미네랄, 섬유소, 수분 등 필수 영양소는 반드시 챙겨 드셔야 한다. 정제탄수화물은 완전히 끊고 통곡류 위주로 드시고, 양질의 단백질은 충분히 드셔야 한다"며 "소식을 하되 건강을 지키면서 영양분을 잘 챙겨 먹는 현명한 '소식가'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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