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몰래 배터리 교체" 테슬라 사이버트럭, 4680 배터리 결함 숨기려 꼼수?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테슬라가 전기 픽업 '사이버트럭'에 탑재한 자체 개발 4680 규격 배터리를 소비자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교체하는 사례가 다수 파악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우려해 정식 리콜을 실시하는 대신 우회적 방법을 활용하며 배터리 결함을 감추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전기차 전문지 클린테크니카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수 개월 전부터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긴 사이버트럭의 배터리팩을 소비자에 알리지 않고 교체하고 있다.

지난해 9월 24일 한 사이버트럭 소유자인 맷 앨버스(Matt Albers)는 "2월에 차량을 인도받은 후 처음으로 사이버트럭을 가져왔는데 몇 가지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차주가 공개한 테슬라 서비스 스크린샷에는 '사이버트럭 고전압 배터리 교체(셀 측면 움푹 들어감으로 인한 코어 붕괴)'라고 기재됐다.

지난 12월에도 비슷한 보고가 나왔다. 한 사이버트럭 소유자가 후진 중 파손된 사이드 미러를 수리하기 위해 사이버트럭을 맡겼는데, 견적에는 고전압 배터리도 교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배터리에는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소유자는 오류 메세지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사이버트럭 구매자들은 다른 이유로 사이버트럭의 정비를 맡긴 뒤 수리 내역을 보고 배터리가 교체됐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는 "일부 배터리셀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으로 교체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외신들은 테슬라가 해당 사실을 정식으로 발표하지 않은 채 사실상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식 리콜을 발표한다면 브랜드 평판이 악화하거나 사이버트럭 판매량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고려해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리콜 절차가 올바르게 진행된다면 사이버트럭 배터리를 전면적으로 교체하고 점검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교체와 관련한 사실을 대상 차량 소유자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편,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4680 배터리를 탑재한다. 모든 차량에 이를 탑재하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상용화에 여러 기술적 문제를 겪었던 만큼 이와 관련해 결함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