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제약이 2023년 흡수합병으로 편입한 플랫바이오를 다시 분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편입 당시 반영된 미래가치의 회수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합병과 동시에 신약개발부문을 신설하며 체질전환을 선언했던 만큼 이번 구조조정은 투자 성과의 평가로 주목받는다. 매각 조건에 따라 '성공적 엑시트'가 될지 '프리미엄 소멸'로 남을지가 갈릴 전망이다.
관건은 '350억 가치' 회수 기준선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제약은 2023년 3월 흡수합병한 플랫바이오 관련 사업을 분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으로 신설했던 신약개발부문을 다시 떼어내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이 이사회에서 의결된다면 코오롱제약은 플랫바이오를 흡수합병한 지 3년 만에 다시 분할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분할의 성패가 합병 당시 인정한 기업가치 대비 회수 규모에 달려 있다고 바라본다. 매각가가 당시 기업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합병 당시 반영된 미래가치 프리미엄의 상당 부분이 소멸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반대로 전략적 투자자 유치나 기술 진전 등이 입증된다면 가치 재평가로 볼 여지가 있다고 여겨진다.
합병 당시 플랫바이오에 최소 300억원대 가치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도 판단 기준으로 거론된다. 코오롱제약은 2023년 플랫바이오를 흡수합병하며 보통주 120만주를 발행했고 합병비율은 1대2.3849273으로 산정됐다. 이는 현금이 아닌 지분 교부 방식이었다. 교환비율이 적용된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미래가치가 전제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같은 분석이 제기되는 것은 플랫바이오에 반영된 최소 가치가 350억원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2023년 코오롱제약의 자본총계 700억2000만원과 발행주식수 240만주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주당 순자산가치는 2만9175원이다. 이는 순자산가치인 주가수익률(PBR) 1배 기준의 보수적 산정이다. 프리미엄을 감안할 경우 실제 평가액은 더 높았을 가능성도 있다.
플랫바이오의 당시 재무 상태는 미래가치 기반 딜이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합병 직전 플랫바이오의 자본총계는 28억원, 당기순손실은 21억원이었다. 실적 기반 가치로 보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시각이 자리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환비율이 적용됐다는 점은 신약개발 성과와 기술 확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예외였던 '재편 기준' 변동
이번 분할 추진의 배경으로는 3년간 가시적 성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이 지목된다. 합병 이후 대외적으로 확인되는 대형 기술이전(LO)이나 임상 진입 사례는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 3년간 신약개발부문 관련 공시나 보도자료 배포도 찾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미래가치 실현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그룹 내부전략 조정 신호'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결정은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부문이 재편 전략의 예외 영역으로 분류돼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코오롱그룹은 최근 수년간 코오롱엘에스아이, 엠오디, 코오롱모빌리티 등을 통폐합하며 구조 단순화를 진행해왔지만 제약바이오 부문은 전략적 선택 영역으로 남겨왔다.
2023년 합병은 신약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제시됐다. 회사는 당시 합병 목적을 '새로운 사업영역으로의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로 명시했다. 기존 제약 사업에 연구개발(R&D) 축을 더해 항암신약 개발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플랫바이오의 주요사업은 신약 R&D, 컨설팅, 연구용역 등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회사 측은 합병 당시 가치 산정 금액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으며 사업부 단위로 손상손실을 별도로 계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현재로서는 분할을 비롯해서 플랫바이오 관련해서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내부 평가액이나 매각 조건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향후 구체적인 거래 구조가 공개돼야 최종 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며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도 없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도 김선진 대표의 행보에 대해 "관련해서 정해진 것이 없다"며 "따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답변했다. 김 대표는 2018년 플랫바이오를 창업하고 2023년 5월까지 대표직을 맡았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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