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팀즈 플레이 투게더' 디스코드 독주 멈출 수 있나

게임 메신저 프로그램 디스코드 (출처 : Discord)

게임에 관심이 많다면 '디스코드(Discord)'라는 프로그램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채팅과 음성 대화, 화면 공유 기능을 제공하는 게임 특화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특히 팀플레이가 중요한 게임을 한다면 디스코드를 자주 이용해 봤을 테다. 1분 1초가 급하고 손이 바쁜 상황에서 게임 채팅보다는 음성 대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게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디스코드의 역할이 탐났던 걸까.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스코드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조용히 출시했다. 8월 14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팀즈 플레이 투게더(Teams Play Together)'라는 프로그램이 등록됐다. 설명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엑스박스 게임 바(Xbox Game Bar)의 기능을 합쳤다. 게임 바에 포함된 위젯이지만 팀즈 기반 기능을 사용한다.

공유할 모니터와 창을 선택하는 모습 (출처 : The Verge)

팀즈 플레이 투게더의 핵심 기능은 음성 대화와 화면 공유다. 게임 바에서 제공하는 비디오 오버레이 기능을 통해 모니터에 화상 통화 화면을 띄운다. 또한 팀즈 기반 기능을 적용해 다른 사람들과 음성 대화를 나누거나 자신의 화면을 공유한다. 다른 사람이 공유한 화면을 현재 실행 중인 프로그램 창 위에 겹쳐 띄우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의 게임 화면을 모니터 한쪽에 작게 띄워 볼 수 있다.

​팀즈 플레이 투게더는 윈도우10 17763 버전 이상 운영체제와 호환된다. 따라서 팀즈가 기본 프로그램으로 제공되는 윈도우11뿐만 아니라 윈도우10에서도 팀즈 플레이 투게더를 실행할 수 있다.

화면 공유를 시작하는 모습 (출처 : mspoweruser)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팀즈 플레이 투게더를 설치한 다음, 키보드의 윈도우 키와 알파벳 G 키를 동시에 눌러 엑스박스 게임 바를 실행한다. 여기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한 다음 상단 바에서 '플레이 투게더' 아이콘을 누르면 관련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화면 공유 설정 창이 나오면 전체 화면을 공유할지, 특정 프로그램 창만 보여줄지 선택이 가능하다. 다중 모니터를 사용한다면 특정 모니터만 지정해 공유할 수도 있다. '라이브 시작(Go Live)' 버튼을 누르면 화면 공유가 시작된다. 이후 팝업 창에서 '링크 복사(Copy Link)' 버튼을 누르면 다른 사람이 화면을 볼 수 있게 초대하는 URL이 생성된다. 링크를 통해 최대 20명까지 음성 채팅에 참여할 수 있다.

팀즈 플레이 투게더 (출처 : Microsoft)

팀즈 플레이 투게더는 음성 대화와 화면 공유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디스코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디스코드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디스코드를 사용하는 게이머가 팀즈 플레이 투게더로 바꿀 정도로 장점이 뚜렷하진 않기 때문이다.

​팀즈 플레이 투게더는 마이크로소프트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윈도우 PC를 사용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 계정 로그인이 필수나 다름없다. 따라서 윈도우 사용자라면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을 보유한 경우가 많다. 팀즈 플레이 투게더를 사용하기 위해 따로 회원가입을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돈을 내야 활성화되는 기능도 없다.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다.

​디스코드는 부분 유료 서비스다. 회원가입은 무료지만 일부 기능이 제한된다. 특히 화면 공유 기능을 제대로 쓰려면 '니트로(Nitro)'라고 불리는 유료 구독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무료 회원이 화면을 공유하면 해상도가 최대 720p, 프레임레이트는 초당 30프레임으로 제한된다. 니트로 회원은 원본 해상도 공유가 가능하며 프레임레이트도 초당 60프레임까지 지원해 더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

팀즈 플레이 투게더를 사용하는 모습 (출처 : The Verge)

아쉽게도 팀즈 플레이 투게더의 화면 공유 성능이 비교적 떨어지는 모양이다. 게임 화면을 스트리밍해 본 해외 IT 매체 더버지(The Verge)는 화질은 좋았지만 프레임레이트가 계속 30fps 이하로 떨어졌다고 불평했다. 이 경우 화면이 끊겨 보이므로 시청자가 화면에 집중하기 어렵다. 또한 매체는 게임 화면 위에 음성 대화에 참가한 사람을 보여주는 기능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팀즈 플레이 투게더가 디스코드를 대체하려면 채팅과 봇(Bot) 기능도 도입해야 한다. 디스코드에는 음성 채팅과 화면 공유 외에 메신저처럼 일반 채팅을 하는 기능이 있다. 채팅방에는 서버를 관리하거나 각종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인공 계정 '봇'을 초대할 수 있다. 봇 종류는 음악을 재생하거나 정보를 검색하는 등 기능에 따라 수십 가지에 달한다.

팀즈에 추가된 커뮤니티 기능 (출처 : Microsoft)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6월 팀즈에 디스코드 채팅 기능과 비슷한 커뮤니티 기능을 도입했다. 하지만 팀즈 플레이 투게더는 아직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봇 사용도 불가능하다. 만약 팀즈와 게임 바를 완전히 통합하고 팀즈 플레이 투게더에 커뮤니티 기능과 봇까지 추가된다면 지금 디스코드가 제공하는 기능은 대부분 따라잡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디스코드에 사용 중인 수많은 봇을 구현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