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빛 우정
찬바람에 나뭇잎이 떠난 앙상한 가지에도 어느새 새순이 돋아나고, 잎이 하나둘 솟아오르면 봄에 볼 수 있는 연두색 나무가 부풀어 오른다. 그렇게 새로 나온 잎의 푸른빛을 부르는 단어, ‘신록’. 이 신록의 계절을 지나 점점 날이 뜨거워지면 나뭇잎의 색도 연두색에서 초록색으로, 더 짙은 녹색으로 시나브로 익어 간다. 대학교 입학식으로 가는 길목엔 분명 신록의 나무로 가득했겠지만, 드래프트에서 한 차례 좌절을 겪고 이곳에 온 대학 야구선수에게 연둣빛 풍경을 즐길 여유 따위는 없었을 테다. 고등학생 시절 조성환 감독 대행의 아들로, 또 유망주 투수로 주목받던 이들이 다시 한번 찾아올 기회를 위해 서로를 다독이던 지난 4년. 그동안 야구 실력뿐만이 아닌 인간성도, 우정도 함께 짙어졌다. 이 푸릇푸릇한 청춘들의 미래는 과연 어떤 색으로 물들까.
Photographer Seul Lee Editor Seohyeon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정다훈
출생 2003년 1월 25일
신체조건 183cm 89kg
출신교 경기 성일중 – 마산용마고 – 성균관대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25년 성적 10경기 24이닝 평균자책점 7.50 2승 1패 30탈삼진 17사사구 23피안타
조영준
출생 2003년 5월 16일
신체조건 181cm 87kg
출신교 서울 충암중 – 충암고 – 성균관대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우타
2025년 성적 15경기 타율 0.235 12안타 5타점 7도루 OPS 0.605
더블 인터뷰니까 서로를 소개해 볼까요? (8월 4일 인터뷰)
정다훈(이하 다훈) 영준이는 성균관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고, 야구부 주장을 맡고 있습니다. 리더십도 있고, 팀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친구예요. 그라운드 밖에서도 사람으로서 의지가 많이 되고요. 공부든 야구든 자기 할 일을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입니다.
조영준(이하 영준) 우리 다훈이는요. 일단 성균관대 4학년 야구부 에이스를 맡고 있고요. 저도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그리고 스윗… 아니, 다정합니다. 얘가 원래 MBTI ‘T(사고형)’인데, 저한테만 ‘F(감정형)’가 되거든요.
다훈 영준이가 저한테 먼저 공감해 주니까 저도 영준이 말에 공감하게 되는 느낌이에요.
본지를 접한 적이 있나요?
영준 원래부터 <더그아웃 매거진>을 잘 알고 있었죠. 섭외 연락을 주신 후에 찾아보기도 했고, 아빠가 선수 시절에 출연하셨던 잡지가 집에 있거든요. (아버지께 오늘 촬영한다고 말했어요?) 그럼요.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말씀드렸죠. 인터뷰 잘하고 오라고 해 주셨습니다.
다훈 저도 물론 알고 있었죠. 이번에 고교 대학 올스타전에서 만난 친구들이 나온 것도 봤고,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친구거든요. 친구들이 찍은 것도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면 봤어요.
며칠 전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를 마쳤죠.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다훈 저희가 대회를 8강전까지 치렀는데요. 예선전에서 동원과학기술대한테 졌을 때는 분위기가 좋지 않았거든요. 남은 경기에서 다 이겨야 본선에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어떻게든 이겨 보자고 영준이가 주장으로서 잘 이끌어 줬어요. 결국 그 뒤론 다 이겨서 본선에 올라갔고, 생각보다 잘 버텼어요. 8강에서 떨어진 건 아쉽지만, 다음 대회를 더 철저히 준비해야겠다 싶었어요.
영준 본선은 토너먼트니까 한 경기만 져도 끝이니 팀원들한테 한 경기씩 집중해 보자고 했는데 그게 8강까지였던 거고요. 저희가 스스로 한계를 느꼈으니, 대통령배에서는 그 한계를 넘어 더 나은 성적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조영준은 주장으로서 팀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있기도 해요?
영준 갈수록 생기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경기에서 지면 분위기가 안 좋아지니, 이 공기를 어떻게 바꿔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그런 상황에서 부담 아닌 부담이 느껴지더라고요.
다훈 영준이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는 편이지만, 둘이 얘기를 나누다 보면 무게를 느낀다는 게 느껴지긴 해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도와야겠다 싶었어요.
어떻게 도우려고요?
다훈 일단 맛있는 걸 먹고요. (웃음)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야죠. 저희가 맛집 탐방을 잘하거든요. 영준이가 그런 정보를 여기저기 잘 찾아서 DM으로 자주 보내는 편이에요. 공유한 식당이 하도 많아서 아직 다 못 갔을 정도로요.
조영준은 어쩌다가 주장을 맡게 됐어요?
영준 지난 드래프트가 끝나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감독님이랑 코치님들께서 선출해 주셨어요. 거부의 표현을 안 하는 걸 수도 있지만, 팀원들도 다행히 저를 인정해 주는 분위기여서, 자연스럽게 맡게 됐고요.
다훈 제가 생각해도 저희 학년에서는 영준이가 주장을 하는 게 맞다고 봐요. 영준이가 책임감도 강하고요. 그리고… (정적) (영준 대답을 못 하는 것 같은데?) 아니, 장점이 너무 많아서 그래. 타일러야 할 때는 잘 타이르고, 채찍과 당근이 확실한 주장이에요. 팀을 리드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영준이는 잘할 거라고 믿었어요.
고등학교 시절에 비해 학문의 난도가 크게 높아졌을 텐데, 공부는 어떻게 해요?
영준 공부를 해 왔던 학생이 아니니까 딱히 팁이 있지는 않지만, 무작정 밤늦게까지 붙잡고 앉아 있고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의 도움을 조금 받습니다. 근데 챗GPT를 쓸 때도 팁이 있어요. 제가 단호한 말투로 물어보면 걔도 똑같이 단호해지길래, 잘 타이르듯이 해야 하고요. 굉장히 섬세하고 꼼꼼하게 질문해야 그만큼의 답변이 돌아오더라고요. 그것도 대충하면 안 됩니다. 또 나름 머릿수를 늘리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야구부끼리 뭉치기도 하고요.
그중 에이스는 누구예요?
다훈 영준이죠. 일단 학점도 가장 높고요. 교직 이수를 할 정도거든요.

스포츠과학과에서는 어떤 걸 배우나요?
다훈 스포츠에 관련된 여러 가지 학문을 배우는데요. 심리학부터 시작해서 스포츠 경영, 스포츠 마케팅, 운동 역학이나 해부학, 의학 같은 과목이 있어요. 그중에서 저는 해부학을 제일 재밌게 공부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 팔꿈치 수술을 했는데, 해부학을 공부하니 어떤 자세에서 통증이 생기는지를 알게 되더라고요. 또 근육의 위치를 알게 되니까 제 몸에 관해서도 더 잘 알게 됐어요. 어려운 학문이지만, 야구랑 접목하니까 흥미로워지더라고요.
영준 저는 운동 생리학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다훈이랑 수업을 같이 듣기도 하고, 모르는 건 챗GPT에 물어봤는데도 이해가 잘 안돼요. 재밌던 건 스포츠 심리였어요.
오히려 운동부라 공부도 될 때까지 한다고 하던데, 학업으로 이뤄 본 최고의 성과가 있다면 뭐였어요?
영준 저는 교직을 땄는데, 이게 어느 정도 학점이 뒷받침돼야 할 수 있는 거라 어떻게 보면 성과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자의는 아니었지만, 공모전에 나간 적이 있어요. 중간고사를 과제로 대체하는 수업이었는데, 레포트가 자동으로 공모전에 제출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거기서 상을 받았어요. (전교생 중에서 뽑힌 거예요?) 맞아요. 그래서 상금을 받았는데, 금액이 엄청나게 크진 않아도 벌이가 없는 대학생에겐 소중한 정도였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오래 했을 텐데, 서로 폭로할 게 있다면요?
영준 다훈이 기숙사 방 책상에 화장품이 많아서 본인도 잘 못 찾아요.
몇 가지나 있길래요?
다훈 셀 수가 없어요. (긁적) 제가 계절마다 쓰는 화장품이 바뀌기도 하고, 또 여러 제품을 쓰니까 사 놓은 게 많거든요. 어렸을 때 피부가 안 좋아서 꽤 열심히 관리하는 편이어서요. 튀긴 것도 잘 안 먹으려 하고, 스트레스도 덜 받기 위해 노력하고요. 그리고 자외선 차단이나 클렌징에 확실하게 신경 씁니다.
책상 위 화장품 라인업을 한번 소개해 주세요.
다훈 일단 더랩바이블랑두 올리고 히알루론산 딥 토너를 가장 먼저 바르고요. 그리곤 요즘 날씨가 더우니까 가볍고 순한, 자극이 없는 라운드랩 포 맨 자작나무 수분 로션을 씁니다. 다음으로는 어성초 선크림인데… 맞다! 구달 거예요. 구달의 어성초 진정 선크림을 바르고 있어요. 꼭 무기자차로요. (강조) 저녁에는 피부가 민감해져 있을 테니 손을 깨끗이 닦고 건조한 손으로 클렌징 밀크랑 약알칼리성 클렌징폼을 써요. 약산성을 쓰면 유분이 다 안 지워지는 느낌이라서 약알칼리성 제품으로 바꿨습니다. 그건 이즈앤트리의 어니언 뉴페어 클렌징폼이에요.
조영준은 어때요?
영준 어차피 화장품도 다 똑같은 화학 약품인데, 이런 게 얼굴에 너무 자주 닿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어서요. 아침엔 다른 것 없이 물로만 스무 번에서 서른 번 정도 물 세수를 해요. 그래야 보습감이 있더라고요. 그다음에 저도 히알루론산 토너를 쓰는데… 뭐였지?
다훈 너도 히알루론산 썼나? 웰라쥬?
영준 웰라쥬 맞아! 그리고 크림을 발라요. 저녁에는 운동하면서 선크림을 바르니까 특히 클렌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첫 번째로 클렌징 밀크를 씁니다. 그건 에스트라 거였나?
다훈 아냐. 너 듀이트리 거야. 쿠팡에서 산 거 있잖아.
영준 맞다. 그걸로 1차 세안을 하고, 다훈이가 선물로 준 효소 클렌저로 2차 세안해요.

이제 본격적으로 야구 얘기를 해 볼까요? 정다훈은 한화 이글스 배 고교 대학 올스타에 선정돼서 대학팀의 첫 승리에 이바지했어요.
다훈 제가 마지막에 0.1이닝을 던졌는데, 올스타전답게 워낙 잘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좋은 경험이었어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새 구장이기도 하고, 아마추어 야구장이랑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밥도 정말 맛있고, 응원해 주는 관중들도 가득 차 있으니까 프로야구선수가 돼서 경기를 뛰어 보고 싶다는 꿈이 더 선명해졌죠.
경기가 유튜브 라이브로 송출되던데, 실시간으로 정다훈의 모습을 지켜봤나요?
영준 5회까지는 계속 봤는데, 딱 운동을 나가야 하는 타이밍에 또 다른 친구 (김)영준이가 나오는 거예요. 영준이가 등판하는 것만 보고 바로 야간 운동하러 나가서 다훈이가 피칭하는 걸 실시간으로 보지는 못했어요. 9회에 올라왔다고 하길래 나중에 영상으로 돌려 봤습니다.
조영준은 교내 인터뷰에서 ‘야구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은 어떤 뜻이에요?
영준 어쨌든 야구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이잖아요. 그리고 제 주변에 아파서 야구를 그만두는 친구들이 꽤 있었거든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관둬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요. 그래서 야구가 생각만큼 잘 안되더라도 그만두겠다고 쉽게 말하는 건 가벼운 행동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런 의미를 담은 말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이라면, 혹여나 야구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부담이 되진 않아요?
영준 그래서 저는 오히려 야구가 잘 안될 때 다시 되돌아보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잘 안 풀린다고 인상 쓰고 있고 불평불만 하면 그저 감정 낭비로 끝난다고 생각하고요.
친구가 야구를 대하는 마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다훈 저도 영준이를 보면서 더 진중하게 야구해야겠다 싶었어요. 친구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저 또한 야구를 가볍게 보면 안 되겠다고 느끼고요.
사실 고교 드래프트에서 한번은 아픔을 겪고 올라온 만큼, 대학 선수로 보내는 시간은 더 치열할 것 같은데 어때요?
다훈 그렇긴 한데 재밌어요. 한 번 실패를 겪기도 했고, 제가 고등학생 시절에 왜 지명이 안 됐는지 느꼈거든요. 전 기복이 좀 있는 선수였고,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좀 떨어졌어요. 그런데 대학에 와서는 제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고, 볼의 움직임을 만들었거든요. 제 약점을 보완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재밌더라고요.
영준 일단 고등학생 때보다 정신적으로 좀 성숙해진 것 같아요. 당시에는 좀 조급하기만 했다면 지금은 인내할 줄도 알고, 나름대로 운동장에서도 플레이가 달라졌다고 느껴요.

조영준은 블로그에 일기를 꾸준히 쓰던데, 어쩌다 기록을 남기게 됐어요?
영준 제가 글을 쓰고 읽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블로그를 만들려고 했다가, 주위에서 일상에 대해 남기길래 저도 쓰게 됐어요. 마침,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기 싫더라고요. 그날 드는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잖아요. 그래서 일기를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죠.
그 블로그에 빠짐없이 같이 놀러 간 친구로 정다훈이 등장하던데, 둘이 시간을 오래 보내나 봐요.
영준 맞아요. 다훈이랑 내내 붙어 다니는 느낌이에요. 방만 따로 쓸 뿐이지 그 외 시간엔 항상 붙어 있어요.
블로그를 보니 아버지, 그리고 롯데 전준우와 찍은 사진에 ‘내 꿈이자 롤 모델들과’라는 코멘트를 남겼더라고요.
영준 저한테 롤 모델이 있냐고 물어보면 항상 세 명이라고 답하는데요. 손아섭 선수(한화 이글스)랑 전준우 선수, 그리고 아버지요. 전준우 선수는 플레이 스타일이 저랑 비슷한 것 같아서 기술적인 면을 배우고 싶어요. 손아섭 선수는 실력에서도 배울 게 많지만, 그분의 워크에식이나 투지 있는 플레이를 꼭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아버지는 야구와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모두 제 인생의 롤 모델이고요.
프로에서 상대해 보고 싶은 선수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다훈 저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랑 잭 그레인키(전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롤 모델로 생각하고 있어요. 두 선수 모두 꾸준하게 해온 게 인상 깊었고, 저도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 오랫동안 야구하고 싶어서요.
다훈 KIA 타이거즈 최형우 선수요. 최고참이신데 지금까지도 좋은 타율로 팀을 끌어가고 계셔서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될 것 같아요.
영준 항상 생각하는 게, KT 위즈 고영표 선수의 체인지업을 실제로 경험해 보고 싶어요. 중계 화면으로 봐도 저게 실제로 가능한 움직임인가 싶을 정도로 낙차가 크던데, 타석에서 한번 겪어 보면 어떨까 싶어서요.
2003년생이 지배하고 있는 KBO리그잖아요. 친구들의 활약을 보면서 원하는 선수상(像)도 생겼을 것 같은데 어때요?
다훈 얼굴이요?
영준 아니, 얼굴은 아니지… 다훈이가 증량하더니 외모에 한창 관심이 많습니다. (장난) 아무튼 학창 시절 내내 옆에서 뛰었던 친구들이 이렇게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걸 보면 동기부여가 돼요. 그중에서는 팀의 중심 타자들도 많고,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는 친구도 있잖아요.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 중 2003년생이 유독 많은 듯해요. 그래도 저는 친구 누군가를 보고 꿈을 키운다는 것보단, 간절한 플레이를 하는 손아섭 선수처럼 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커요.
다훈 03년생 친구들이 잘하고 있으니까 저도 프로에 입단해서 타자인 친구들과 상대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그렇게 부상 없이 꾸준히 잘하고 싶어요.

야구선수로서의 강점을 서로 어필해 보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다훈 영준이를 한 단어로 말하자면 ‘허슬’입니다. 늘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요. 기술적인 면으로 봐도 힘과 주력이 좋은 선수예요. 야구에 대한 태도도 훌륭하고요.
영준 다훈이의 가장 큰 강점은 계속해서 공부하는 선수라는 거예요. 상대 타자의 유형마다 본인이 직접 볼 배합을 하거든요. 포수가 리드하는 대로 던질 때도 있지만, 중요한 상황에서는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하면서 결과도 내요. 볼 배합이라는 게 생각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원하는 코스에 공이 들어가면서 변화구의 각도 예리해야 타자들이 속는 거잖아요. 근데 다훈이는 그런 공을 갖고 있으니까, 전략이 통하는 것 같고요. 위기 상황을 즐길 줄 아는 선수예요.
지난 대학 시즌을 지나면서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영준 꼭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올해 유독 코치님들이 고생하셨어요. 야수 파트에서는 박지규 코치님이 정말 열심히 지도해 주셨거든요. 사실 선수는 결과로 보여 드려야 하는데 가르쳐 주신 만큼 만들어내지 못해서 죄송했어요. 그래도 코치님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다훈 저도 수술할 때부터 힘들었는데, 투수 파트 윤성길 코치님이 도와주셔서 지금까지 운동할 수 있었어요.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가 코치님 말씀을 잘 안 들을 때도 있겠지만, 도움을 주시는 만큼 보답하고 싶습니다.
올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지 각오가 궁금해요.
영준 학생으로서는 마지막 시즌이 될 텐데, 더 잘하기 위해 애쓴다고 결과를 크게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후회 없이 더 과감하게 플레이하려고요. 또 주장으로서 팀에 헌신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로 활약하고 싶습니다.
다훈 저희 학번 야구부가 8명으로 입학했는데, 4명이 그만두고 4명만 남아 있거든요. 그런 부분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남은 넷이 똘똘 뭉쳐서 남은 두 대회를 우승으로 만들어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요. 저희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한마디 남기고 인터뷰 마칠게요!
영준 아빠가 16년 동안 선수로 생활하시는 동안 엄마가 뒷바라지하시느라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어요. 이제 좀 쉬려나 싶을 때 제가 야구를 시작해서 또다시 희생하는 삶을 사셨거든요. 그런 점에서 항상 배려해 주심에 감사하고, 아빠는 밥 잘 챙겨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자리를 맡게 되셨는데, 저희 앞에서 표현은 잘 안 하셔도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있을 테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으실까 싶어요. 살 빠지지 않게 식사 잘 챙기시고요. 항상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어요.
다훈 저도 부모님이 10년 넘게 뒷바라지해 주셨는데, 야구를 시켜 주신 것 자체에 정말 감사해요. 잠시 반대하신 적도 있지만, 그래도 이때까지 지원해 주셨으니까 보답하고 싶습니다. 엄마, 아빠 사랑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73호 (9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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