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 쿠에바스가 가을 마법을 걸었다…'쿠에바스 6이닝 9K' kt, 4위 두산 잡고 역대 최초 업셋 도전

신원철 기자 2024. 10. 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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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선발을 맡은 윌리엄 쿠에바스.정규시즌 막판 고전하는 경기가 많았지만 가을 야구가 시작되자 '빅게임 피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곽혜미 기자
▲ kt 강백호가 2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1회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kt는 두산 선발 곽빈을 상대로 1회에만 4점을 몰아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5위 팀이)한번은 (올라)가야 하는데. 우리가 마법사 팀이라 항상 최초 기록을 가지니까." kt 이강철 감독의 기대가 우선 절반은 이뤄졌다. 정규시즌 5위 kt가 4위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잡았다. 지금까지 10차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5위가 4위를 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kt 위즈는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지난 9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가 4위를 상대로 2승을 거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kt는 그 전례 없는 일에 도전하고 있다. 1차전 승리라는 첫 단추는 계획대로 끼워졌다.

kt는 1회 4타자 연속 안타 포함 5안타 1볼넷으로 4점을 뽑으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는 6이닝 동안 103구를 던지면서 4피안타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빅게임 피처' 면모를 자랑했다. 3이닝 4점 리드는 kt 불펜이 지키기 충분한 점수 차였다. kt는 김민(⅓이닝)과 손동현(1⅔이닝), 박영현(1이닝)으로 경기를 끝냈다.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5위팀 승리

2016년 1차전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에 4-2

2021년 1차전 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에 7-4

2024년 1차전 kt 위즈, 두산 베어스에 4-0

▲ 이강철 감독 ⓒ곽혜미 기자

#kt 위즈 선발 라인업

김민혁(좌익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장성우(포수)-강백호(지명타자)-오재일(1루수)-오윤석(2루수)-황재균(3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이강철 감독은 5위 결정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트린 로하스의 반등을 반기면서 "쳐야 할 선수들이 올라오고 있어서 기대했다. 로하스가 마지막에 안 좋았는데, 최근 키움전부터 올라왔다. 장성우가 안 좋을 때 로하스가 해줬다. 오늘은 둘 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 선발 라인업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제러드 영(좌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기연(포수)-조수행(우익수), 곽빈

양의지는 아직도 선발 출전하기 어렵다.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는 아직 스타팅으로 나갈 상태는 아니다. 몸 상태가 70~80%면 나갈텐데 아직 그 정도는 되지 않는다. 좋아지고 있는 상태다. 조금 더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 장성우 ⓒ곽혜미 기자
▲ 오재일 ⓒ곽혜미 기자

kt는 시작부터 두산을 거세게 몰아쳤다. 1번타자 김민혁이 볼넷으로 걸어 나가고, 다음 타자 로하스가 좌전안타를 날리면서 무사 1, 2루 기회가 왔다. 중심 타순 앞에 기회가 찾아온 가운데 kt는 '작은 야구'를 생각하지 않았다. 장성우가 선제 적시타를 터트렸다. 여기에 두산이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실책을 저지르면서 무사 2, 3루 기회가 이어졌다.

강백호와 오재일도 연속 안타 행진에 가세했다. 두 선수의 연속 적시타가 나오면서 kt가 3-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kt는 계속된 무사 1, 2루에서 오윤석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내 확실한 추가점을 노렸다. 황재균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배정대가 2사 후 적시타를 때렸다. 2루에서 출발한 오재일이 홈에서 잡혔지만 kt는 1회를 4-0이라는 큰 점수 차로 마칠 수 있었다.

▲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kt 선발 쿠에바스는 1회말 수비에서 정수빈과 김재호에게 연달아 안타를 내주며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kt 수비가 쿠에바스를 든든히 지켜줬다. 오재일이 결정적인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제러드의 라인드라이브를 몸을 날려 처리하고, 김재환의 강한 땅볼을 감각적으로 잡아내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쿠에바스는 실점 없이 1회를 마무리했다.

쿠에바스의 공은 2회에 더욱 살아났다. 강승호와 허경민, 김기연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는 내야 실책과 도루 허용으로 1사 2루에 몰렸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2사 후 제러드를 삼진으로 막고 마침표를 찍었다. 4회에는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기세를 올렸다.

쿠에바스는 5회까지 삼자범퇴로 막고 승리 요건을 갖췄다. 3회 선두타자 조수행을 실책으로 내보낸 뒤로 9타자를 내리 범타 처리했다.

4-0 리드가 이어지던 6회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연속 범타 행진이 막을 내렸다. 1사 후에는 제러드에게도 안타를 내줘 1, 3루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쿠에바스는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김재환과 양석환 두 홈런타자를 삼진으로 잠재웠다. 103구 9탈삼진 역투가 이렇게 마무리됐다.

쿠에바스는 시속 150㎞까지 나온 빠른 공, 날카롭게 꺾이는 커터를 주로 활용해 두산 타선을 상대했다. 커터가 45구로 가장 많았고 포심 패스트볼 28구, 슬라이더 26구, 체인지업 3구, 커브 1구를 던졌다.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7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2.41이다.

9회 등판한 박영현은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빗맞은 좌전안타, 2사 후에는 허경민에게 좌익수 쪽 2루타를 허용했다. 그래도 실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 곽빈 ⓒ곽혜미 기자
▲ 발라조빅 ⓒ곽혜미 기자

두산은 선발 곽빈이 1이닝 만에 4점을 주고 내려가면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곽빈은 1회에만 안타 5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4실점했다.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첫 타자 심우준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1이닝 36구는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발투수 최소 이닝, 최소 투구 수 불명예 신기록이다.

두산 타선은 일찍 찾아온 만회점 기회를 계속 놓쳤다. 1회 무사 1, 2루가 무득점으로 끝났다. 3회에는 조수행이 실책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9회 김재환과 허경민의 안타로 마지막 희망을 살리는 듯했으나 이번에도 결과는 무득점이었다. 쇄골 통증으로 타석에 설 수 없는 양의지 대신 신인 여동건이 대타로 나왔으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곽빈에 이어 등판한 두 번째 투수 조던 발라조빅의 4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는 팀의 완패에 빛이 바랬다.

▲ KT 응원 KT 팬 ⓒ곽혜미 기자
▲ 뉴진스 민지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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