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관광마라톤 풀코스 후기

안녕하세요. 종종 달리기하는 아조씨입니다.

제주국제관광마라톤 다녀오고 나서 시간 여유가 있어서 후기 글을 남겨봅니다.

[ 참가 이유 ]

2월 말쯤에 상반기 쯤에 풀을 한 번정도는 뛰고 싶어서 대회 일정을 뒤적뒤적 해 보았습니다.

주말도 일 관계상 시간 조율이 힘들고 거리 문제도 있어서 대회는 나가기 어렵더라고요.

그러던 와중에 5월 말에 하는 제주국제관광마라톤 대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시간도 어떻게든 되고, 후기 사진을 찾아보니 해안 도로를 끼고 달리는 코스가 너무 마음에 들고,

비행기도 오랜만에 타보고 싶고, 그외 etc... 등등 해서 2월말에 신청 및 숙소 / 비행기를 예매하게 됩니다.

제주도는 첫 여행이라 기록 목적이 아닌 트립런 개념으로 생각하면서 준비하고,

어느덧 날짜가 되어 두근두근하는 마음을 담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 준비 ]

세번째 풀코스라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덜한 상태긴 하지만, 여전히 장거리는 부담입니다.

평소 6~10km 의 조깅 / 30~35km 장거리를 1달에 1~2번 정도 / 대회 전 10km 및 하프 대회를 나가면서 준비를 했고,

( 대회는 어떻게 보면 자동 스피드 훈련이 되는 느낌도 있어요, 빡 러...ㄴ... )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16d91d62ea0bf0498f0fe55d4b0b0ed4f85857eb6318d02b4573ad1b9f580b02dbc4b

기존의 풀코스에서 불편했던 점들을 개선하면서 달리려고 가지고 있는 장비 등을 일부 점검해 보았습니다.

7fe88073b78007b46bbed2ac05d92b2999101d066512699a36471422b5b4071f43

■ 신발 - 아디다스 보스턴 13 (285mm)

※ 실측 양발 모두 271 / 너비 95, 92

※ 써코니 엔돌핀 스피드 4 (280)(285), 메스엣 / 엔프4 / 네오젠 (285), 아디오스8 / 젤카야노30 (280)

3월 중순쯤에 아식스 공홈에서 메타스피드 엣지를 운 좋게 구입해서 제주 풀코스는 이걸로 나가볼까 했습니다.

레이싱용 신발이긴 한데 민트색의 그 청량함이 제주 해변과 잘 어울릴꺼 같아서 였지요.

하지만 하프 대회에서 신어보니 신발에 반발력에 다리가 먼저 힘들어 하는 거 같았고, 신을 때마다 부상이 따라오는 느낌..

결정적으로 대회 1주전 최종 신발 테스트에서 기존에 오른쪽 무릎 바깥 아래쪽 인대가 위화감이 있어서,

20km 달린 보스턴 13 을 들고 가기로 합니다.

보스턴 13 을 신고 달리면 발을 잘 감싸고 달리면서 승차감 좋은 주행이 가능한 느낌.

엔돌핀 스피드4를 2족 합해 1,000km 정도 타서 그런지 쿠션도 익숙한 느낌이고, 약간 무겁지만 안정적인 엔스4 같습니다.

( 그래서 가민에 보스턴13 별명을 항공모함으로 )

■ 러닝벨트 - 스포벨 S → M

이전 장거리에서 S를 차니 30km 이상부터는 압박에 따른 복통에 고생해서, 사이즈를 바꾸고 테스트 완료.

■ 더위 대비 - 손수건, 쿨스카프

모자에 매달려고 손수건 / 목에 두를 쿨스카프를 가지고 갔는데 아침에 날씨를 보고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썬크림 도배.

■ 뉴트리션/아침식사 - 포켓치즈 3, 에너지젤 2 / 누룽지, 이온음료

※ 보급 : 15, 30, 37.5km - 포켓치즈, 32.5km - 에너지젤, 각 급수대 - 급수 (많이 먹지 않기, 손/몸 닦기)   

평소에 여러가지 시험해 보고 있는데, 포켓치즈가 넘기기도 나쁘지 않고 짭쪼롬해서 염분 보충에 나쁘지 않은 거 같아 3개 지참.

테스트해보니 달리던 도중 비닐이 잘 안 벗겨지는 경우가 있어서, 사전에 비닐을 약간 벌려두고 주머니에 넣어서 먹었습니다.  

에너지 젤은 달리면서 먹으면 개인적으로 잘 흘려서.. (결국 당일날도 바지에 조금 흘렸다) 그래도 없으면 아쉬워서 챙겼습니다.

이전 풀코스때 당일 아침 카스테라 먹고 달리는 도중 고생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아침에 즉석 누룽지를 가지고 와서 이온 음료랑 같이 먹었습니다. 결과는 괜찮았던 거 같아요.

[ 대회 당일 ]

숙소에서 3~4km 떨어진 곳이라 걸어갈 수도 있지만, 힘을 빼고 싶지는 않아서 버스를 기다렸다가 탔습니다.

버스 대기 전광판을 보니 만차 표시라 순간 당황했지만, 도착하니 사람이 내려서 무사히 탑승.

만원 버스 안에 탄 사람들을 보니 핑크 모자에 러닝화 등 복장으로 마음속의 동질감이 느껴졌네요.

환복 후 화장실을 보고 스트레칭 후 풀/하프 대기선쪽으로.

뻥 뚫린 하늘을 배경으로 바다와 거대한 날개, 그리고 무수한 사람들이 제주에 왔구나 하는 느낌.

8시 땡 하고 출발했는데 시작하고 나서 주변 풍경이 너무 좋았습니다.

해안가를 배경으로 달리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 순간이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

파도, 바위, 하늘, 바람, 바닷내음 모든 것이 그저 예쁘고 좋구나.. 네요.

중간에 사진도 찍고 영상도 담고 하면서 꼬불꼬불길을 달렸습니다.

2.5km 마다 있는 급수대에 시작부터 사탕, 에너지바, 물이 있는 거 보고 좀 놀랐네요.

10km 주자들을 배려하겠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자원봉사자 분들도 후반부까지 으샤으샤 해 주어서 좋았어요.

아무튼 25km 까지 외국인 분들 하이파이브도 받고 맞서 오시는 울트라 주자분들에게 따봉도 드리고 오도도도 달리고 있었는데

25km 부터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페이스만 떨어지고 달리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부상은 없어야한다!!' 는 달리기 전 마음가짐이 있어서

'다리야 몸아, 남은 거리만 다치지 말고 어떻게든 잘 버텨주렴..' 하고 기원하고 조심스럽게 달렸네요.

그래서 30km 부터는 급수대만 나오면 느긋히 서서 마실 거 마시고 먹을 거 먹고하는 안전모드로 전환.

35km 쯤의 급수대는 그냥 쉬었다가 갔습니다. (파이팅해주시는 자봉분들께 왠지 미안..)

이후 급수대만 보면서 너덜너덜 갔던 거 같아요. 2.5km 급수대라 다행이야...

마지막 1.5km 정도 남겨두고 에고에고 하면서 걸어서 가긴 했는데, 사람들이 응원해주니 차마 걸어서는 못 들어 가겠더라고요.

응원 부스터는 역시 힘이 나는 거 같아요. 응원 듣고 힘내서 뿌에~ 하고 열심히 뛰어서 결승점 통과. 

메달 받고, 얼음물로 머리 감고 전북죽 먹고 얼른 짐 챙겨서 옷 갈아입고 주변 관광.

대회장 주변의 김녕리는 바닷가가 많아 눈을 호강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7fe88073b787072cb75f5d50e3826a37eb18f61df8ef208794e4b46e3d7f63
7fe88073b787072cb75f5d50e3836a371308ef8f0f01a3fb72eb902733e773

김녕 - 숙소에 짐 내려두고 - 함덕쪽으로 갔다가 복귀 후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귀가.

( 차가 없어서 버스로 이동해야 되서 멀리는 못 갔습니다. 그래도 주변환경만 봐도 즐거웠어요 )

버스 타고 제주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정류장에 안내원 분이 계셔서 공항까지 가는 버스 잘 타고 왔습니다. 

[ 끝. 그리고 다른 시작 ]

이렇게 또 하나의 대회를 마무리지어 보네요.

다녀온 다음날부터 오늘까지 따로 러닝하지 않고 푹 쉬는 중에 끄적끄적여 보았습니다.

( 달릴 수는 있는데 회복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서.. 무릎님 뒤꿈치님 무사히 회복되어 주세요 굽신굽신 )

러닝의 거리감은 경험해 보면 힘들긴 하지만, 그 거리감을 극복하는 과정이나 달릴 때 느끼는 해방감이랄까..

제게 있어서는 그런 걸 더 길게 느끼고 싶어서 달리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5km, 10km, 하프, 풀코스.. 까지 달리게 되었고, 여기까지 무사히 달리게 되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젠가는 울트라도 뛰어 보고 싶... 긴 한데, 일 관계상 시간도 그렇고 일단은 엄두가 나질 않네요 허허...

( 풀코스 때 뵌 울트라 주자분들 존경스럽습니다 )

상반기 대회 끝. 즐거웠습니다!!

7fe88073b78707957bb1c5b002ee3638d40b70e76a7b72ddddd57c6ca26d6aa6

[ 추가 ]

1. 보스턴 13 을 산 이유는 레드불 후원 Wings for Life 에서 받은 아디다스 러너 서울 초록색 기념티 깔맞춤으로 샀습니다 -ㅅ-;

 ( 어버이날로 떼둔 여유 비용이 남아 있어서 매장에서 정가로... 시간대비 후회없는 선택이었슴다~ )

2. 달리다가 응원을 종종 받았는데 동남아 외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분에게 파이팅 받은게 인상 깊었습니다. 신기방기.

3. 뛰기 전에는  '끝나고 제주 온 김에 주변 올레길 돌고 와야지'

   뛰고 난후에  '올레길은 무슨 주변 해수욕장만 잠깐 보고 숙소에서 쉬자' ;ㅅ;

   관광하고 오라는 어머님 아니었으면 숙소와서 침대와 합체했을 꺼예요. 멀리는 못 갔지만 함덕쪽에서 일몰까지 봐서 좋았습니다.

4. 장 때문에 음식을 많이 못 먹었어요.. 다음에는 해산물 먹으러 올 겁니다.

7fe8ef76b0806d9944badca029d731316701dace6689b0e4d30df2d9a9a8723412
7fe8ef76b0806d9944badca029d73131671d9ed471aeaeded430ecaba9ae7636db26
7de8827fdad037b57ab0d8e445ee2938545fa744994c746f2ca006962f56d30a1b1f2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