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주식시장으로 자금 몰려…20년 뒤엔 부동산 넘어설 것"

조아라 2026. 5. 1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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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기조발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AI·반도체 등 유망산업 기술특례
'저PBR' 낙인 찍고 부실기업 퇴출
24시간 거래, 글로벌 유동성 흡수
"기대 수익률 한층 끌어올릴 것"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KIW 2026’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주주가치 제고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그는 “‘생산적 금융’을 통해 국내 증시의 기대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며 “가계 자산이 부동산이 아니라 주식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혁 기자


“우리 가계의 자산 구성은 20년 뒤 금융이 부동산 비중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법 개정 등 정부의 지속적인 밸류업 정책 시행으로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사와 삼성증권이 공동 주최한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6’에서 “과거엔 여유 자금이 생기면 주택을 구매하곤 했지만 최근에는 금융시장에 몰리고 있다”며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부동산보다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자금”이라고 밝혔다.

 ◇“첨단산업 기술특례…수익률 높일 것”

올해 코스피지수는 80% 넘게 급등했다. 지난해 기록한 상승률(75.6%)을 반년도 안 돼 넘어섰다. 정 이사장은 ‘생산적 금융’을 통해 기대수익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방산, 조선 등 유망 산업에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맞춤형으로 도입할 것”이라며 “유망 기업이 수익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부실기업 퇴출과 중복 상장 문제,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 등도 핵심 추진 사항으로 꼽았다. 정 이사장은 “미국의 중복 상장 비율은 0.4%에 불과하고 일본이 4%, 한국이 약 18%로 추정된다”며 “메타에는 수백 개 계열사가 있지만 상장한 회사는 메타 하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문에 사서 소문에 파는 것은 건전한 시장 행태가 아니며 이런 소문을 내는 기업은 조기 퇴출시킬 것”이라며 “시가총액 미달 기업과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기업, 자본잠식 기업 등 좀비기업은 걸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진우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 부서장은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85.6%)보다 밸류업지수 상승률(105%)이 더 높다”며 “제도 도입 후 약 2년 만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5배에서 2.11배로 상승했다”고 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도 공개했다. 조 부서장은 “하반기부터 업종별로 하위 20% 기업에는 거래 화면에서 ‘저(低)PBR’ 태그를 붙일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줌으로써 이들 기업이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24시간 거래 추진…상품 다양화 노력”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올 하반기 24시간 거래를 앞두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 홍콩증권거래소 등도 늘어나는 해외 투자 수요에 대응해 거래 시간 연장 등을 논의 중이다. 정 이사장은 최근 글로벌 유동성 확보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디지털 자산이 자본시장에 본격적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을 변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핀테크 플랫폼인 로빈후드에서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주식형 토큰을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시대”라며 “굳이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시장에서는 결제 주기가 2영업일(T+2·미국은 T+1) 필요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은 24시간 제약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두 가지 변화를 생각하면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하고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 프리·애프터마켓 도입을 시작으로 내년 말을 목표로 24시간 거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T+2 결제 주기를 하루로 단축(T+1)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투자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정 이사장은 “최소한 아시아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춰야 한다”며 “단순한 규모보다도 글로벌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효율적인 거래소를 만들어야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고 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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