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후 첫 공모채 '투심 시험대'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T 타워 전경과 CI /사진=SK텔레콤, 그래픽=이채연 기자

SK텔레콤(SKT)이 올해 초 대규모 유심 해킹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역대 최대 규모인 13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됐지만, 여전히 최고 신용등급인 'AAA(안정적)'를 유지하고 있어 발행 자체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유심 해킹으로 인한 정보유출 사고의 여파로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고 이에 따라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수요에 변화가 감지될지 주목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T는 이날 2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트랜치(만기 구조)는 3년물 700억원, 5년물 1000억원, 10년물 300억원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 총액은 4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조달자금의 목적은 채무상환이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SKT 공모채에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했다. 공모 희망 금리는 민간채권평가사 4사가 제공하는 개별민평 금리 대비 ±30bp(1bp=0.01%p)다. 발행 예정일은 이달 11일이며, 대표주관은 SK증권과 KB증권이 맡았다.

이번 공모채 발행은 4월에 발생한 대규모 유심 해킹사태 이후 처음이라 관심이 모인다. 해킹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27일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역대 최대 규모인 1348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리며 국내 이동통신시장 1위의 신뢰도에도 타격을 받았다.

이 사고는 가입자들의 유심정보와 단말기 고유식별번호, 인증키 등이 저장된 정보·인증 관리 시스템 서버가 해킹되면서 발생했다. 이에 SKT는 유심 무상교체에 나섰으며, 5월5일부터 6월24일까지 대리점을 통한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을 전면 중단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7월4일 SKT는 약정기간 내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2025년 4월19일~7월14일에 해지한 가입자 대상, 단말기 할부금은 제외)를 포함한 가입자 피해보상 방안 및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혁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SKT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비교 /자료=금감원, 그래픽=이채연 기자

신평사들은 이번 사고에 따른 단기 영업실적 저하를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40.4% 줄어든 3383억원,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7% 감소한 832억원이었다.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신평에 따르면 유심 정보 유출사태 이후 무선가입자 수는 4~6월 75만명 감소했고, 6월 말 점유율은 3월 말보다 1.4%p 떨어진 39%를 기록했다. 유무선결합상품 해지가 증가하며 초고속인터넷·IPTV 점유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8월에는 전체 무선 가입자를 대상으로 50% 요금감면까지 실시하면서 하반기 실적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신평은 "유심 정보 유출사고의 여파에 따라 단기적으로 가입자 감소 및 영업실적 저하가 예상된다"며 "특히 3분기에는 전체 무선 가입자를 대상으로 8월 요금을 50% 감면하면서 무선부문 매출이 40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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