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찾은 내야 해답은 ‘봄의 안타왕’···천성호, 이제 유격수로 뛴다

김은진 기자 2024. 11. 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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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천성호. 연합뉴스



천성호(27·KT)는 올해 타율 0.295를 쳤다. 75경기에 나가 255타석에 섰다. 2020년 입단 이후 1군에서 뛴 3시즌을 통틀어 가장 많이 자신의 타석을 가져볼 수 있었다.

시즌 초반 크게 활약했다. 4월까지 33경기에서 142타수 50안타를 쳐 타율 0.352를 기록했고 15타점에 30득점을 올렸다. 4월을 마칠 때 천성호는 안타 1위에 김도영(KIA)을 앞서 득점도 1위였다.

은퇴를 앞둔 박경수가 4월초 일찍이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천성호는 주전 2루수로 뛰었다. 그러나 1군 경력이 길지 않다보니 수비에서 실수가 잦았다. 수비 부담은 타격으로도 이어졌다. 점점 하락세를 탄 천성호는 선배 오윤석에게 2루를 내줬다.

6월 중반 이후 2군에 간 천성호는 잠시 외야수로도 변신했지만 적응하지 못했다. 경력이 길지 않은 선수들이 1군에서 자리를 만들기 위해 수비 포지션을 바꿔보는 경우는 흔하다. 시즌을 마친 KT는 타격 능력을 올해 보여준 천성호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천성호는 일본 와카야마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 배정대, 문상철, 장성우 등 주전 및 베테랑까지 참여했던 마무리캠프에서 천성호는 유격수로 훈련했다. 내년 유격수 이동을 준비한다.

KT 천성호가 2루에서 수비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는 이번 자유계약선수(FA) 대이동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팀이다. 선발 투수 엄상백과 내야수 심우준이 모두 한화로 갔다. 그 중 심우준이 남긴 흔적은 꽤 크다. KT는 급히 FA 3루수 허경민을 영입했지만 FA를 통한 추가 전력 보강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야 조정을 과제로 안았다. 허경민이 등장하면서 기존 3루수 황재균이 1루로 가 문상철과 주전을 다퉈야 하게 됐다. 2루는 올해 자리를 잡은 오윤석이 맡고 유격수로는 김상수가 있다. 김상수도 30대 중반의 베테랑이다. 당장 떠오르는 유격수 백업도 없다. 미래까지 준비해야 한다면, KT는 올해 타격 잠재력을 보여준 내야수 천성호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유격수 이동을 결정했다. 천성호는 내년 유격수 김상수의 백업을 맡을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선발 출전할 수도 있다.

천성호는 마무리훈련 기간 코칭스태프와 면담을 했고 바로 유격수로 훈련을 해냈다. 마무리캠프를 치르면서 천성호의 수비를 유심히 지켜본 이강철 감독은 그를 캠프 MVP로 직접 뽑았다. “공격과 수비에서 성장한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유격수 변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천성호는 KT에 많지 않은 좌타 기대주다.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수비 능력도 보여줘야 한다. 2루수와 유격수의 수비 범위나 방향이 달라 적응하는 데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일단 마무리훈련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이제 또 스프링캠프까지 천성호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수비 훈련에 보다 시간을 쏟을 계획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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