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게임? 이제 '메이저'라 불러다오

최은상 기자 2022. 11. 25. 16: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저풀부터 수익성까지 게임 시장 주류로 입지 굳힌 서브컬처 게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특정 마니아층만 즐긴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서브컬처 장르 게임이 올해 들어 주류로 성장했다. 폭넓은 유저풀뿐만 아니라 수익성까지 챙기며 메이저 장르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서브컬처'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이진천 디씨에스 대표이사가 쓴 '21세기 신문화의 리더 오타쿠'에서는 "음악, 문학, 미술 ,영화 등 사회적으로 지배적인 문화와 달리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과 같은 흥미 위주의 오락성 짙은 고유문화"라고 표현했다. 그중에서도 서브컬처 게임은 애니메이션 풍 그래픽과 미소녀 등의 캐릭터를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서브컬처는 일본뿐만 아니라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백인, 이른바 '와패니즈'를 중심으로 활발히 소비됐다. 반면, 국내에서는 일부 마니아들이 이용하는 비주류 게임으로 취급받았다. 소위 '오타쿠 게임'이라는 인식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못했다.

시장의 흐름은 변하기 마련이다. 2014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와 '세븐나이츠1'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2017년 '소녀전선'이 상륙하며 서브컬처 이미지가 급변했다. 소녀전선은 '인싸도 하는 오타쿠 게임'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미지도 많이 개선됐다. 2017년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 인식이 강한 미소녀 소재 게임이 어떻게 흥행했는가"라는 논문이 나왔다. 일본색이 짙은 게임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기사도 심심치않게 나왔다. 당시 사회가 서브컬처 게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해가 지날수록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 자료 출처 : devtodev 

시간은 흘러 2022년 서브컬처 게임은 더 이상 서브가 아닌 '메이저 게임'이 됐다. 게임 시장, 그중에서도 모바일 게임은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다. 그리고 거대한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는 게임이 바로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한 수집형 RPG다. 

한국콘텐츠학회 논문지 '한국형 수집 RPG 장르 형성 연구'에서는 성공 이유에 대해 "모바일 디바이스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다수의 캐릭터 제공과 그 수집 과정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며 "성공의 근간에는 캐릭터 수집을 위한 설득적인 동기 부여에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상반기 글로벌 매출 3조2840억 원을 달성한 호요버스의 히트작 '원신'이 대표적 사례다. 경쟁 요소 하나 없이 전 세계 유저들의 지갑이 열렸다. 깊이감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유저들의 몰입을 유도하며 '캐릭터 수집을 위한 동기 부여'에 성공했다. 다른 흥행작들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와 서사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25일 기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를 보더라도 상위 20개 앱 중 8개가 서브컬처 기반의 수집형 RPG 장르다. 흔히 '리니지라이크'로 불리는 경쟁 MMORPG를 제외하면 상위권은 서브컬처 게임이 주도한다. 레벨인피니트 '니케', 호요버스 '원신',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넷마블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이 그 주인공이다. 

25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위 매출 톱 20

서브컬처 게임 개발진 역시 시장의 온도 변화를 느끼고 있다. 카운터사이드 개발을 이끈 스튜디오비사이드 박상연 PD는 "서브컬처라는 개념은 대세를 따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를 자유롭게 즐기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며 "최근 들어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박 PD는 "매출 비중이 높아져도 그 특성은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원신처럼 트리플 A급 거대 자본이 투입된 대형 서브컬처 게임 출시가 잇따를 것이다. 퀄리티 기준점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루 아카이브를 총괄하는 김용하 넥슨게임즈 PD 의견도 비슷했다. 김 PD는 "다양한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가 시장에 소개됐다. 서브컬처 게임도 보다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IP로서 얼마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포켓몬이나 마블을 더 이상 서브컬처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고유 영역을 다지며 꾸준히 플레이어분들과의 접점을 늘려 가는 것도 중요하다. 블루 아카이브도 하나의 IP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anews9413@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