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부가 가려운 진짜 이유

발라도 발라도 가려운 피부. 건조 때문이 아닌 과잉과 결핍이 보내는 신호였다.

아무리 바빠도 스킨케어 제품 너덧 가지를 꼼꼼히 챙겨 바르는 건 기본. 심지어 겨울을 맞이하며 화장대 재정비도 마쳤다. 그런데도 피부의 가려운 느낌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데다 자고 일어난 피부에 나도 모르게 긁힌 자국이 나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잠결에 가려움이 해소되지 않아 피부를 벅벅 긁어버린 거다. 피부과를 찾을 여유는 없어 가려움을 방치한 지 2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월경 시작 후 두통과 어지럼증이 생겨 철분제를 챙겨 먹었는데, 신기하게도 가려움이 줄어든 것. 이후 가려움의 원인을 찾기 위해 피부과를 방문한 뒤에야 기분 탓이 아님을 깨달았다. 피부 가려움은 우리 몸이 보내는 과잉과 결핍 시그널 중 하나였다. “겨울철 피부 건조증으로 인해 가려움이 생겼다면 1주일 정도 보습제를 잘 바르는 것만으로도 호전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자신의 피부 증상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스스로 진단한 뒤 해결책을 찾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내원자를 만날 때예요. 피부가 단순히 건조해서 가려운 게 아니라면 바로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치료 적기를 놓치지 않습니다.” 퓨어피부과 이수현 원장의 설명이다.

피부가 가려워 긁거나 문지르면 촉각과 신경 수용체를 자극하게 된다. 처음에는 일부분만 가렵다가 그 부위가 점차 전신으로 퍼지기도 한다. 심할 때는 진물이나 갈라짐, 붉은 홍반 및 작열감 등을 동반하는 만성 피부염으로까지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 미파문피부과 문득곤 원장의 설명. 가려움으로부터 내 피부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더 큰 문제로 번지게 하지 않기 위해 지금 발생한 가려움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MINUS SIGNAL

CASE 1 피부장벽 손상 시그널

피부 각질층에 있는 피부장벽이 손상되면 복구 반응이 일어나고, 면역 물질이 분비되어 피부가 민감해진다. 장벽이 손상되면 천연보습인자도 감소하는데, 초기에는 건조함과 동시에 각질이 일어나거나 비늘처럼 피부가 거칠고 갈라지는 정도지만 점차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발현된다. 이는 붉어짐과 혈관 확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홍반이나 발진, 열감 등이 동반되면 장벽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CASE 2 림프 순환 정체 시그널

림프 순환이 정체되면 혈액이 건조하고 찐득해지면서 세포에 필요한 영양소나 산소, 수분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한다. 또 노폐물과 독소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쌓이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가려움을 유발한다. 처음엔 특정 부위에서 시작되지만 가려움과 증상이 전신으로 번질 때가 많다. 림프 순환에 이상이 생기면 부기, 뻐근함, 압박감, 팽만감 및 감각 이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CASE 3 영양소 결핍 시그널

철분 신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가려움을 느끼게 하는 신경 구성 성분 중 하나다. 철분이 부족할 때는 작은 자극에도 신경이 예민하게 반응한다.

비타민 D 피부 세포 성장과 분화를 촉진하고 면역 기능을 조절한다. 면역 기능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염증을 조절하는 역할도 해 결핍 시 피부에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 A 피부 상피 세포 생성과 발달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할 때는 피부가 쉽게 건조하고 거칠어지면서 가려움과 트러블이 나타날 수 있다.

PLUS SIGNAL

CASE 1 장내 미생물 불균형 시그널

장내 미생물은 신경전달물질 생산에 관여하고 면역력을 관장한다. 장 속 유해균이 과도하게 증식해 유익균보다 많아지면 면역 불균형이 발생하고, 체내에 독소가 쌓인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장누수증후군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장 점막 융모 세포 사이가 느슨해지면서 유해 물질이 장벽으로 유입되어 체내 혈관계로 독소 물질을 공급해 지루성피부염 같은 염증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CASE 2 호르몬 불균형 시그널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 코르티솔 분비량이 증가한다. 이는 신경계 손상을 유발하고 사이토카인 농도가 높아지며 신체가 과잉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피부 염증으로 이어진다.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된 코르티솔은 장 운동 속도를 변화시켜 장내 미생물 불균형도 촉진한다.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증가에도 영향을 받는다. 에스트로겐은 콜라겐 및 피지 조절에 영향을 주는데, 배란기나 임신 중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지면 피부 트러블과 함께 가려움이 발생한다. 에스트로겐은 지방 축적을 촉진해 체중 증가로 인해 비만 세포를 자극함으로써 가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CASE 3 과다 혈당 시그널

혈액 속 당수치가 정상보다 높아지면 혈류가 감소해 밝은 갈색 비늘 같은 반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콜라겐 구조에도 영향을 주어 건조함을 악화시킨다. 체내 당이 과도해지면 피부 속 콜라겐이나 단백질과 결합하는 피부 당화를 가속해 피부가 뻣뻣하고 약해지면서 탄력을 잃는다. 또 혈당이 증가하면 면역 반응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박테리아 등이 쉽게 번식하는 환경이 조성돼 다양한 피부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

DOCTOR’S ADVICE

“피부 가려움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건조한 계절인 겨울철에는 세포 내 수분 증발과 함께 장벽 손상으로 인해 가려움증이나 홍조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개선하는 홈케어를 꼼꼼하게 잘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장벽 손상 회복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 구성 성분 펩타이드를 비롯해 수분을 끌어당기고 빠르게 전달하는 히알루론산, 또는 항염과 항산화 작용을 동시에 하는 나이아신아마이드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면 건조함으로 인한 가려움은 충분히 방어할 수 있습니다.” by 문득곤(미파문피부과)

“피부장벽이 무너져서 피부가 예민해졌을 때는 어떤 제품을 사용해도 따갑고 가려울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스킨케어의 가짓수를 여러 가지 사용하기보다는 보습제 위주로 단순화하고, 과도한 홈케어나 스킨케어, 레이저 시술 등은 잠시 멈추는 것을 권합니다.”by 이수현(퓨어피부과)

1 프라다 어그멘티드 스킨–더 세럼
피부 본연의 힘을 강화해 환경 변화에 맞춰 피부 수분 레벨을 유지한다. 30ml 55만원.

2 달바 화이트 트러플 모이스처라이징 세럼 로션
비타민 C를 함유한 밀키한 포뮬러가 피부 깊은 곳까지 빠르게 흡수되어 피부 기초체력을 탄탄하게 가꿔준다. 100ml 5만4000원.

3 폴라 B.A 그랑럭스 O
B.A 라인 중 핵심 성분 16종을 최고 농도로 배합한 극강의 크림. 보습 크림으로도, 마스크로도 활용할 수 있다. 50g 138만원.

4 샹테카이 24K 골드 크림 인텐스
보습과 탄력, 톤까지. 피부가 전체적으로 이상적인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50ml 77만원.

5 수잔 카프만 페이스 오일
필수지방산이 풍부한 빌베리씨 오일과 피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셀러리씨 추출물로 피부를 보호한다. 30ml 14만9000원.

6 프리메라 마일드 앤 퍼펙트 클렌징 오일 투 폼
손상된 피부장벽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시드 펩타이드를 담았다. 모공을 막지 않아 오일 트러블을 유발하지 않는다. 200ml 2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