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에 홀리는 이명로의 눈, 이명로의 캐릭터 [돋보기:인터뷰]

강지호 2026. 4. 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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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짧은 순간으로는 부족한, 지나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자꾸만 시선을 붙잡는 배우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시간 <돋보기:인터뷰>.

스치는 순간 눈길을 붙잡는다. '초록 머리 해커' 앨런으로 글로벌 시청자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이명로는 '사냥개들2'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완성했다. 또 다른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선 그를 만났다.

이명로는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에코글로벌그룹 사옥에서 TV리포트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작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넷플릭스 '사냥개들2'는 확장된 스케일과 한층 묵직해진 액션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명로가 연기한 앨런은 불법 복싱 리그 IKFC의 시스템을 총괄하는 인물로, 주먹 대신 두뇌로 싸우는 '지능형 빌런'이다.

인터뷰에 앞서 긴장되는 마음이라며 웃어 보인 이명로는 "이전 시리즈가 워낙 흥행했다 보니 기대는 있었지만, 이렇게 글로벌하게 반응이 올 줄 몰랐어서 벅찬 마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작품 공개 이후 앨런은 독특한 캐릭터성과 유창한 영어 연기로 국내를 넘어 해외 팬들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명로는 "개인 계정을 통해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전부 답변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아 아쉽다"며 조심스럽게 인기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명로는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2'에서 백동하 역으로 분해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바. 이번 작품에서 이를 선보이지 못한 아쉬움은 없었는지 물었다.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라서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다"며 입을 연 이명로는 "촬영을 지켜보며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안도 뒤에는 배움이 따랐다. 이명로는 "촬영할 때 '저게 액션이구나,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 생각을 계속했다. '약한영웅' 때도 최선을 다했지만 '사냥개들2'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준비 없이 액션을 소화하는 건 어렵겠다고 느껴 복싱을 시작했다. 같이 일을 할 때 제작진에게 더 안정감을 주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도 필요성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몸을 쓰는 액션은 없었지만 앨런 만의 '컴퓨터 액션'은 존재했다. 극 중 강태영(박예니)의 컴퓨터를 역추적하는 장면은 앨런의 캐릭터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장면이 됐다. 이명로는 "나의 유일한 액션 장면"이라며 "고증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보시는 분들이 재밌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상대를 가지고 노는 듯한 집요한 모습을 표현하려고 눈과 같은 디테일도 더 강하게 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 대체할 수 없는 캐릭터성, '초록 머리 해커' 앨런이 되기까지

초록 머리와 피어싱, 어딘가 나사가 풀린 듯한 해커의 모습과 유창한 영어로 협상을 이끄는 지능적인 면모까지. 비정상성과 정상성 사이를 오가는 앨런은 강한 개성 속에서도 분명한 존재감을 남긴다.

앨런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기까지, 이명로는 김주환 감독을 필두로 한 제작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개성 강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사냥개들2'에서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밸런스'였다.

캐릭터 구축 과정에서 김 감독의 조언은 이명로가 자신만의 앨런을 찾아가는 방향성이 됐다. 이명로는 "극 중 빌런들의 개성이 강한데 감독님께서 '너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을 계속 찾아내야지 안 그러면 그들에게 묻히거나 충돌하게 된다'고 말해주셨다. 덕분에 균형에 대한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다양한 색을 지닌 캐릭터들 사이에서 자신의 결을 찾는 과정이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머리색에 대한 설명도 더해졌다. "빌런 집단의 헤어스타일을 보면 일종의 자기 표현 방식이라는 게 보인다. 여기서 좀 차별화를 두고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 염색 혹은 탈색 머리였다. 감독님의 조언이 컸는데, 무엇보다 내가 표현하는 앨런만의 색이 확실히 있길 원하셨다"고 덧붙였다.

색이 정해진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이명로는 외형과 습관 역시 캐릭터에 맞춰 변화시켰다. 그는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하던 운동을 오히려 중단했다"며 "어깨가 말리고 목이 앞으로 나오는 일종의 '게이밍 바디'가 앨런과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항상 먹던 집밥 대신 패스트푸드를 먹었고, 앨런처럼 걷고, 앉고, 시선을 조율하며 캐릭터를 내재화했다.

호평받은 영어 연기 역시 준비의 결과였다. 이명로는 "자연스럽게 언어에 녹아들기 위해 자막 없이 영상을 보면서 익숙해지려 했다"며 "작품 이후로도 회화 수업을 받으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언젠가 해외 진출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능청스레 답했다.

이명로의 말을 들으며 떠오른 것은 연기 방식 중 하나인 메소드 연기였다. 앨런을 비롯해 그간 불안정한 내면을 지닌 인물을 주로 연기해 온 만큼, 이러한 방식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물었다.

"메소드 연기를 하고 있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그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고, 그것이 메소드 방식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한 이명로는 "오히려 나와 캐릭터를 구분 짓기보다 상황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명확히 구분할 만큼의 경험은 부족하지만, 현장에서는 그 순간에 몰입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 서정과 불안의 한 끗 차이, 이명로가 가진 배우의 눈

이명로의 눈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각도에 따라 감정의 결이 달라지는 눈은 그의 강점이자 특징이다.

그는 "오른쪽 눈은 감정의 결이 서정적인 편이다. 대신 왼쪽 눈은 좀 더 불안하고 감정을 확연히 보여준다. 내가 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이런 디테일을 이용해 장면을 만들기도 한다"며 "평소에 눈을 쓰는 방식을 많이 연습한다. 쌍꺼풀을 만드는 방식부터, 삼백안, 작은 근육까지 농도를 조절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부분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게 느낀다"고 전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처럼, 섬세한 연기는 결국 눈빛으로 이어진다. 이명로는 이를 위해 캐릭터의 '동기'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물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 눈빛이 달라진다고 느낀다"며 "동기를 확신하고 연기할 때 그 감정이 눈에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관객도 이를 무리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빌런계의 샛별'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앞으로 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악역이든 선한 이든 모두 좋다"며 "조금 더 서사가 있는 인물을 통해 내 연기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간의 작품에 대한 솔직한 소회도 더해졌다. 이명로는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지만 하나 단정할 수 있는 건 늘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라며 "돌아봤을 때 기술적으로나 연기적으로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나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로는 "이전까지 내 연기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작품 전체를 보는 시야가 조금은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사냥개들2'는 그에게 또 하나의 벽을 깨는 도약대가 됐다.

앞으로 이명로는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는 매 작품마다 자신의 이름보다 캐릭터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작품을 할 때 이전 작의 캐릭터가 새 캐릭터를 침범하지 않도록 매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끝으로 이명로는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한국 드라마 중에 이렇게 실감 나는 액션을 보여주는 작품이 있을까 싶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악역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던 선배들이 악역으로 큰 변신을 하셨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수준 높은 액션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사냥개들2'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우 이명로가 그려낸 앨런은 지금 넷플릭스 '사냥개들2'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돋보기 TMI.

낚시가 취미인 이명로가 최근 잡은 물고기는 1m 30cm 삼치

강지호 기자 / 사진= 오민아 기자, 넷플릭스 '사냥개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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