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골프 장비에 대한 제한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4)

가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서서히 다가오는 겨울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듭니다. 골퍼들에게 가을은 특별한 계절입니다. 쾌적한 날씨는 골프 치기에 너무 좋지만, 곧 다가올 긴 겨울을 앞두고 있어 매 라운드가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1970년 중반부터 1992년까지의 골프 장비 규제 역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시기는 골프볼의 표준화와 클럽 디자인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된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1976년 - 비거리 기준 강화

1976년은 골프볼의 비거리 제한에 있어 아주 중요한 해였습니다. 1974년까지도 미국 볼과 영국 볼을 통합하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이는 합의점을 이루지 못했고, 미국의 표준 골프볼이 '디 오픈'에서 사용되는 결정이 내려지게 됩니다.

이후, 골프볼이 특정 테스트 조건에서 어느 정도 이상으로 날아가서는 안된다는 테스트의 중요성이 대두됩니다. 볼을 통일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성능에 대해서는 좀 더 명확한 제한을 하겠다는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 테스트의 목적은 '골프볼의 비거리 증가를 목표로 하는 미래의 기술 개발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요약될 수 있고, 구체적인 기준 역시 제공됩니다.

USGA가 승인한 장비로 USGA의 실외 테스트 시설에서 비거리 테스트를 진행하며, 날아간 거리와 굴러간 거리를 합쳐 평균 280야드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참고로, 이 규정은 향후에 317야드라는 기준치로 변경됩니다.

골프에 있어 비거리는 늘 문제 아닌 문제가 되어 왔습니다. 더 멀리 치려는 골퍼의 욕구와 더 멀리 치게 해서는 안된다는 USGA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것이죠 <출처: 게티이미지>

1980년 - 골프볼 구형의 대칭성에 대한 규정이 생기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겪는 하나의 난치병이 있습니다. 슬라이스 혹은 훅과 같이 좌우로 크게 휘는 샷을 하는 것이죠. 대부분 아웃 오브 바운스가 되거나, 거리를 크게 손해 보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죠.

이러한 골프볼의 비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딤플(Dimple)'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딤플의 역할, 즉 공기 역학적 분석이 발달하게 되면서, 골프볼의 딤플 설계 자체를 바꿔 슬라이스나 훅이 덜 발생하도록 만들어준다고 주장하는 골프볼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폴라라'와 같은 볼이 대표적인데요. 이 골프볼의 경우 특정 방향으로 볼을 올려 두고 샷을 하면 슬라이스 등을 방지하는데 효과가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골프볼을 내 맘대로 방향을 정하고 칠 수 있는 샷이 티샷과 퍼트 밖에 없기는 하지만, 티 샷에서의 정확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길 원하는 골퍼들에게는 분명 매력적인 개발 컨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골프볼 테스트 프로토콜 - 두 가지 방향으로 볼을 놓고 테스트하게 되며, 거리 편차가 많을 경우 비공인 볼이 됩니다. <출처: USGA 홈페이지>

USGA와 R&A는 이러한 골프볼이 실제 사용되는 것에 반대를 했고, 결국 골프볼이 어느 방향으로 놓고 치더라도 큰 거리 편차가 없어야 한다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 규정은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정 방향으로 두고 쳤을 때 4야드 이상의 격차가 나는 골프볼은 공인 골프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됩니다.

1984년/1987년 -그루브 규정 강화

지금까지의 규정을 살펴보면, 결국 '비거리' 제한을 하겠다는 의중이 아주 강해 보입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당연히 골프 용품 브랜드 들은 비거리가 아니라, 용품의 다른 퍼포먼스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스핀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주로 아이언과 웨지에서 그린에 공을 세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루브 규정에 대한 변경이 이루어지게 되는데요. 1984년에는 주조 방식의 아이언 제작에 있어, V자 그루브만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삭제됩니다. 그리고 1987년에는 그루브 에지가 둥글어야 한다는 조항과 함께, 그루브의 폭 등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 제한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나중에 설명드리겠지만, 그루브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제한이 2007년 발표가 되었으며, 2010년을 기준으로 이전 그루브 규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의 사용 역시 금지되게 됩니다.

이 시기의 규제 변화를 살펴보면, 골프 장비 산업과 경기 자체가 단순한 비거리 증가를 넘어 다양한 퍼포먼스 요소로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거리에 대한 USGA와 R&A의 '예민함'은 지속적인 규제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다음 주에는 90년대 이후의 골프 장비 규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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