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5% 급락할 때 홀로 독주”… 전 세계 불황에도 K-조선만 8% 성장한 ‘비결’

HD현대중공업 / 출처 : HD현대중공업

전 세계 조선업이 경기 불확실성으로 발주 절벽을 맞았지만, 한국 조선업계만 홀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25년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이 전년 대비 27% 감소하고 최대 경쟁국 중국이 35% 급락한 가운데, 한국은 오히려 수주 실적이 8% 증가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러한 역주행 성장은 단순한 물량 경쟁이 아닌, LNG 운반선과 초대형 유조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들의 영업이익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여기에 방산 수출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조선업의 수익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

LNG선 65.6% 점유율, 기술력이 만든 격차

LNG 운반선 / 출처 : 한화오션

한국 조선업의 차별화 전략 핵심은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선종 집중이다. 2025년 1~11월 누적 기준 한국의 LNG선 글로벌 점유율은 65.6%에 달한다. 중국이 32.0%, 일본이 0%인 것과 대조적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급증하면서, 액화천연가스·암모니아 추진선 같은 고난도 선종이 시장 중심으로 이동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코랄 노스, 델핀 1·2호기, 웨스턴 LNG 등 총 4기 수주가 예상된다.

해양 플랜트 수주 잔고만 110억 달러(약 15조원)에 달한다. 중국이 벌크선·탱커 등 저부가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하는 동안, 한국은 기술 장벽이 높은 영역에서 독보적 지위를 굳힌 것이다.

방산 수출 6.5% 시대, 60조 캐나다 시장 조준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 / 출처 : 한화오션

새로운 성장 동력은 방산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글로벌 안보 불안으로 각국의 국방비 지출이 늘면서 한국의 무기 수출 점유율은 과거 2.2%에서 6.5%로 급증했다.

한국 조선사들은 단순 선박 건조를 넘어 무기 체계를 결합한 패키지 수출 능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약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다. 업계는 “미국의 압박 상황에서 캐나다가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 한국”이라고 분석한다.

폴란드는 이미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를 도입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 시장에서는 천궁-II 등 고부가 유도무기 및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방산 매출은 상선과 달리 “10년 중 3년 호황, 7년 불황”이라는 조선업 특유의 순환 구조를 완화할 안정적 수익원으로 평가받는다.

주가 조정은 저가 매수 기회?… 장기 지속성엔 신중론

HD현대중공업 / 출처 : HD현대중공업

최근 일부 조선사의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증권가는 “시장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았을 뿐 펀더멘탈은 견고하다”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현재 조정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LNG선 등 고부가 선종은 수익성은 높지만 시장 비중 자체가 제한적이고, 벌크선·탱커 등 대형 물량 시장에서는 중국의 우위가 여전하다.

미국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 같은 해외 진출 기회도 현지 제도와 조달 구조 변화 등 외부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한국 조선업은 기술력 기반의 차별화로 불황 속 성장을 이뤘지만, 이를 장기 성장 궤도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와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